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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중국 신에너지차의 '출혈 경쟁'…한국은 준비됐나
 
2026-10-30 15:33:17

◆ 중국 신에너지 차의 '출혈 경쟁'...한국은 준비됐나

 

 

한국 자동차의 진짜 위기…과연 준비됐나

 

중국자동차제조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중국의 자동차 총판매량 2327만 대 중 신에너지차(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카·연료전지차) 판매량은 1247만 대로 53.8%를 차지했습니다. 신에너지차가 중국에서는 대중화 시대에 진입했음이 분명해졌습니다.

 

중국 신에너지차 판매와 수출은 급증했지만 이익률은 3.8%에 그쳤습니다. 이 같이 판매량이 늘었지만, 이익은 줄어드는 현상은 지방정부의 생산 확대 경쟁과 기업들의 시장점유율 확보 전쟁이 만들어낸 구조적 공급과잉 때문입니다.

 

중국의 자동차 덤핑 수출은 국경을 넘어 세계 자동차 시장의 질서를 뒤흔들고 있습니다. 세계 최고의 자동차 생산국 독일이 대규모 구조조정에 들어간 것도 중국 시장이 전기차(EV) 중심으로 재편됨에 따라 중국 내 패권을 상실하고 중국산 저가 자동차가 유럽 시장으로 몰려왔기 때문입니다.

 

중국 지방정부는 고용과 세수 때문에 공장 폐쇄를 꺼리고, 기업들은 시장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감산을 주저합니다. 결국 해외시장이 과잉생산을 흡수할 현실적인 출구가 되고 있습니다. 이는 한국 자동차 산업에도 심각한 경고로 비칩니다.

 

중국, 새로운 발전 단계에 진입했다

 

주목해야 할 점은 중국 신에너지 차 산업이 새로운 발전 단계로 진입했다는 사실입니다. 과거에는 보조금과 정책 지원에 의존했다면 이제는 배터리부터 완성차까지 이어지는 산업 생태계와 규모의 경제, 기술혁신이 경쟁력의 원천이 되고 있습니다.

 

양쯔강 삼각주를 중심으로 형성된 자동차산업 클러스터는 배터리, 차량용 반도체, 전자제어장치, 차체 제조와 긴밀하게 연결돼 있습니다. 이러한 수직계열화와 공급망 집적은 중국기업들의 원가 절감과 신차 개발 속도를 뒷받침하는 핵심 경쟁력입니다.

 

중국 자동차의 해외 진출 전략도 근본적으로 달라지고 있습니다. 과거의 '중국에서 생산해 해외에 판매하는 방식'에서 '해외에서 생산해 현지 시장을 장악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이 고율 관세와 규제 장벽을 높이자 중국 기업은 완성차 수출에 그치지 않고 배터리, 부품, 충전 인프라, 판매망과 사후관리 서비스까지 패키지로 묶어 현지에 진출하고 있습니다.

 

기술 경쟁의 중심 이동…경쟁자는 중국 최강자

 

더 경계해야 할 변화는 기술 경쟁의 중심 이동입니다. 중국 자동차의 경쟁력은 더 이상 저렴한 배터리와 가격에만 있지 않습니다. 세계를 연결하는 '글로벌 현지 생산망'과 차량용 반도체,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자율주행·연결성을 결합한 '지능형 자동차' 기술로 경쟁의 축을 옮기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자본력과 기술력이 부족한 중소업체는 도태되고, 비야디(BYD) 등 규모와 공급망을 장악한 5개 안팎의 대형사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중국 완성차 업계가 치르고 있는 가혹한 적자생존과 산업 재편 현장을 끈질기게 추적해야 합니다.

 

한국이 진정 경계해야 할 상대는 중국의 부실 자동차 기업이 아니라, 피비린내 나는 치킨게임과 구조조정을 견뎌낸 최후의 승자입니다. 막강한 자본력과 기술 장벽을 갖춘 중국 자동차 최강자가 글로벌 신에너지차 산업의 게임 규칙을 새로 쓰는 변화를 인정해야 합니다.

 

이러한 변화는 현대차와 기아 그리고 부품공급업체에 치명적인 위협입니다. 유럽과 동남아시아, 중남미는 한국과 중국 자동차의 주요 시장이자 핵심 공략 지역입니다. 중국 기업들이 현지 생산과 판매망까지 확보하면 한국 자동차는 가격뿐 아니라 신차 개발 속도, 소프트웨어 경쟁력, 공급망 효율성에서도 치열한 경쟁을 피할 수 없습니다.

 

한국의 대응은 중국의 저가 경쟁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기술과 산업구조의 우위를 확보하는 데 있어야 합니다. 자율주행, 차량용 반도체, 차세대 배터리, 소프트웨어기술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시장별 수요에 맞춘 신에너지차 전략을 정교하게 세워야 합니다.

 

미국의 대중국 자동차 규제는 한국에 일시적인 방어막이 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 시장의 문이 좁아질수록 중국 자동차는 제3국 시장으로 향하고, 그곳에서 한국 자동차와 더욱 치열하게 맞붙는 구조로 변했습니다.

 

중국이 거침없는 도태와 재편을 거쳐 거대 모빌리티 포식자로 진화하는 지금, 한국 자동차산업은 스스로 만든 구조적 경직성의 덫에 갇혔습니다. 세계 최고 수준의 고임금 구조에 걸맞은 생산성 확보는 미흡하고, 피지컬 AI 도입마저 노조의 기득권 보호 논리에 갈등 우려가 제기됩니다. 주 52시간제의 경직된 적용은 신기술 개발과 급변하는 시장 수요에 대응할 골든타임마저 잠식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많지 않습니다.

 

한국은 노동(labor)과 규제(regulation)의 전면적 개혁 없이는 지능형 모빌리티 시대의 주도권은커녕 생존조차 장담할 수 없습니다. 외부의 경쟁자보다 더 두려운 것은 내부의 변화 거부입니다. 우리가 내부의 장벽을 허물지 못하면 미래도 없습니다. 이것이 우리 안의 절박한 구조개혁이 시급한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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