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가 이르면 2027년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전시작전통제권 환수가 미군의 한반도 이탈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강선영 국민의힘 의원과 한반도선진화재단 북핵대응연구회는 22일 오전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전작권 환수=현(現) 한미연합사 해체, 서두를 일인가?’라는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홍태화 미국 외교정책연구소(FPRI) 아시아 펠로는 “한국이 전작권을 서둘러 가져가고 전략적 유연성을 공식적으로 차단하면, 북한 억제·중국 견제 두 축 모두가 약해지면서 주한미군 감축·철수의 길목이 열릴 수 있다”고 했다. 홍 펠로는 “미국 관점에서 주한미군의 존재 이유는 북한 억제와 대중국 견제”라며 “한국이 전작권을 서둘러 가져오면 (주한미군의) 북한 억제라는 명분이 흐려지고, 한국 정부가 미국의 전략적 유연성마저 명시적으로 거부하면 주한미군의 대중국 견제 기능 또한 막힌다”고 했다. 미국이 중국 견제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한반도에서 발을 빼려는 상황에서 전작권 환수가 미국의 한반도 이탈 흐름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홍 펠로는 “(한미연합사를 통한) 통합된 연합 지휘는 미국을 그나마 한반도 묶어 두던 결속의 끈이었는데, 조급한 환수는 그 끈을 우리 손으로 끊어내는 일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전작권 환수를 둘러싼 오해와 오만’ 발제를 맡은 박휘락 한반도선진화재단 북핵대응연구회 회장은 “한국군 사령관-미군 부사령관 체제와 군사협의위원회를 통한 이원적 지휘·통제 설계가 충분히 성숙·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간표만 앞당기는 것은 위험한 실험”이라고 했다. 특히 박 회장은 “일부 정치권과 여론이 ‘자주국방’ 이미지에 매몰돼 복합 안보위험을 축소·왜곡하는 인지적 편향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장재규 영남대 군사학과 교수는 ‘전작권 환수의 동맹 정치 맥락과 연합방위의 과제’를 주제로 전작권 구조 변화가 주한미군 역할 조정과 한미동맹 재설계를 동반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짚었다. 장 교수는 “한미연합사 해체 혹은 변형은 단순 조직 개편이 아니라, 주한미군 역할·임무, C4I(지휘·통제·통신·컴퓨터·정보) 체계, 위기 시 데프콘 전환과 공동위임지휘권 운용 등 동맹의 ‘정치적 계약’을 다시 쓰는 과정”이라며 “충분한 전략 대화와 국내 정치적 합의 없이 속도전을 벌일 경우 동맹 신뢰와 위기관리 메커니즘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날 토론회를 주최한 강선영 의원은 모두발언에서 “전작권 논의는 정부·군·동맹 파트너뿐 아니라 국회와 국민이 충분한 정보를 공유해 토론하고 숙고해야 할 사안”이라며 “북·중·러가 군사 현대화에 박차를 가하고 김정은이 러시아 전쟁 파병·푸틴과 전승절 행사 참석·시진핑과 정상회담 등으로 공격적인 대외 전략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어느 측면에서도 전작권 환수 조건이 호전됐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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