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선 전 관료가 전하는 독일 시스템의 철학과 구조
한국 사회의 구조적 위기와 신뢰 부재를 진단하며, 독일 모델을 깊이 있게 분석한 <독일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가 지난해 말 출간됐다. 저자 양동선은 30여 년간 재정경제부와 금융위원회에서 고위 공무원으로 일한 뒤, 독일 프랑크푸르트 총영사관 재경관으로 근무하며 현장에서 독일 시스템을 직접 경험한 인물이다. 현재 그는 한반도선진화재단 독일연구포럼 대표로 활동 중이다.
이 책은 단순한 제도 모방이 아닌, 독일 사회 시스템의 철학과 구조, 문화적 기반까지 되짚으며 한국 사회에 어떤 교훈을 줄 수 있는지를 탐색한다. 총 3부로 구성된 책은 정치·경제를 아우르는 ‘하드 파워’, 시민 신뢰와 윤리를 중심으로 한 ‘소프트 파워’, 그리고 독일 모델의 적용과 한계를 다루며 독자에게 현실적 통찰을 제공한다.
책의 핵심은 “선택적 수용”이다. 저자는 독일식 제도의 표면적 수입이 아닌, 신뢰와 자율이라는 사회적 기반을 먼저 갖춘 뒤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공무원은 시민보다 먼저 퇴근하지 않는다’는 독일 공직 사회의 일화, 이원화된 직업훈련 체계, 시민참여를 기반으로 한 에너지 전환(Energiewende) 정책 등 실질적 사례들이 책 전반에 걸쳐 제시된다.
저자는 독일식 분권과 연정 정치,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 생태계, 자율에 기반한 과학기술 정책 등을 한국의 현실과 비교하며 분석했다. 이러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제도만이 아닌 예측 가능성, 시민 윤리, 책임문화가 동시에 구축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독일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는 단순한 독일 소개서가 아니다. 이 책은 “우리는 과연 신뢰 기반의 제도와 지속 가능한 시스템을 만들 준비가 되어 있는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며, 한국 사회의 다음 단계를 성찰하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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