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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직장인 30% “모욕-부당한 지시 등 경험”… 절반 이상은 신고도 못해
 
2024-04-18 13:05:44

상급자인 실장이 툭하면 ’, ‘라며 하대합니다. ‘반말하지 말아달라고 했더니 너도 반말해라고 하더군요. 이런 상황도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되나요.”한 공무원이 올 2“e메일이나 회의록 등에서 괴롭힘 증거가 많고 실장이 인신공격을 한 녹취도 갖고 있다며 사단법인 직장갑질119에 제보한 내용이다. 제보에 따르면 이 공무원은 업무 관련 의사결정을 할 때도 번번이 배제됐다고 한다.

 

직장 내 괴롭힘을 금지하는 개정 근로기준법이 2019716일부터 시행됐지만 직장인 가운데는 여전히 직장 내 괴롭힘으로 고통받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고용노동부에 접수된 직장 내 괴롭힘 신고(128)는 처음 1만 건을 넘었다. 전문가들은 법 시행 5년째를 맞아 구체적인 괴롭힘 판단 기준을 마련하는 등 개정 법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직장갑질119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21423일 만 19세 이상 1000명에게 직장 내 괴롭힘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30.5%가 지난 1년 내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이들이 경험한 괴롭힘 유형은 모욕·명예훼손(17.5%), 부당 지시(17.3%), 업무 외 강요(16.5%), 폭언·폭행(15.5%), 따돌림·차별(13.1%) 순이었다. 괴롭힘을 당했다는 응답자의 46.6%는 괴롭힘 수준이 심각하다고 밝혔다. 특히 비정규직이나 30인 미만 영세 사업장 직장인들이 괴롭힘이 심각하다고 답했다.

 

직장갑질119에 신고한 한 제보자는 “(상급자가) 퇴근 시간 10분 또는 30분 전 새 업무를 지시한다정시에 퇴근해야 한다고 말하면 난리가 난다. ‘시키는 대로 하기 싫으면 그만두겠다는 의사로 받아들이겠다며 압박했다고 말했다. 다른 제보자는 회사 대표가 문을 두드릴 때 노크 소리가 크다고 소리를 질렀고 회의실 책상을 두 손으로 크게 내리치기고 했다고 말했다.

 

계약직인 한 제보자는 “(상급자가) 정규직 전환 안 해도 되냐며 자신이 회사에 한마디만 말하면 바로 탈락이라고 협박했다불이익을 받을까 두려워 참았는데 이제 다른 회사로 옮기더라도 이런 불이익을 신고해서 죗값을 받게 하고 싶다고 했다.

 

앞선 설문조사에서 심각한 괴롭힘에 시달려 극단적 선택까지 고민했다는 응답자는 15.6%에 달했다.

 

괴롭힘 기준 구체화 등 필요

 

괴롭힘을 당한 이들 상당수는 신고보다 참는 쪽을 택했다. 괴롭힘을 당했다는 응답자의 57.7%참거나 모르는 척했다고 밝혔다. ‘괴롭힘 때문에 회사를 그만뒀다는 답변도 19.3%나 됐다.

 

신고하지 않은 응답자의 절반가량(47.1%)대응해도 상황이 나아질 것 같지 않아서라고 답했다. ‘향후 인사 등에서 불이익을 당할 것 같아 신고하지 않았다는 응답도 31.8%를 차지했다. 괴롭힘을 신고한 응답자의 58.0%는 신고 이후 회사가 객관적인 조사와 피해자 보호 등을 준수했는지에 대해 묻자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또 신고한 응답자의 40%신고 때문에 불리한 처우를 경험했다고 했다.

 

직장갑질119에 신고한 한 제보자는 지금도 괴롭힘이 심한데 신고한 게 알려지면 보복을 당할 수도 있다. 너무 무섭고 걱정돼 퇴사까지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이승길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제도 운영 실태를 바탕으로 괴롭힘에 대한 판단 기준을 구체화하는 등 보완이 필요하다준사법기관인 노동위원회에서 조정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절차를 새로 마련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법 적용을 받지 않는 5인 미만 사업장까지 법 적용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직장갑질119 대표인 윤지영 변호사는 열악한 일터의 약자일수록 법의 효과를 체감하기 어렵다법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조사의 실효성을 높이는 등의 개선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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