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
한나라당이 세종시 문제로 내분을 겪는 가운데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은 24일 여당을 향해 "(지금은) 당내 권력투쟁을 할 시기가 아니다"라고 쓴소리를 했다. 박 이사장은 한나라당 친이(親李) 주류의 최대 모임인 국민통합포럼이 주최한 토론회에 강연자로 참석, "한나라당은 환골탈태해 선진화와 통일을 추진할 역사적 주체를 만들어야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박 이사장은 박근혜 전 대표의 제의로 17대 국회에 입성, 정책위 의장까지 지냈다가 2005년 3월 한나라당이 동의한 가운데 세종시법이 국회를 통과하자 이에 반발해 의원직을 사퇴했었다.
이처럼 그는 대표적인 세종시 반대론자지만, '새로운 역사주체를 만들기 위한 정치 및 정당개혁'이란 주제의 이날 강연에서는 세종시 문제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았다.
박 이사장은 대신 "한나라당이 실패하면 보수세력의 실패로 끝나지 않고 영구분단과 선진국 진입 실패라는 엄청난 역사적 과오를 저지르게 된다"며 '단결'을 주문했다.
박 이사장은 2대 국가목표로 선진화와 민족통일을 제시한 뒤 "포퓰리즘이 승하면 법과 원칙, 개인의 자유가 무너지고 선동가가 포퓰리즘을 들고 나올 때 자유민주주의는 흔들리게 된다"고 강조했다. 통일 문제에 대해선 "1980년대 이후 남한의 정치 지도자들은 통일문제를 내부 권력투쟁과 정파 투쟁에 이용했다"고 지적했다.
박 이사장은 이어 "권력이 청와대에서 국회, 시민사회로 가고 있는데 중요 정책이 국회로 오면 정쟁화되고 시민사회는 지난 10년간 정치화된 채 전문성과 독자성을 갖지 못해 이제 망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소수 지도자에 의해 정치가 사유화되고 있고 후보자와 주변의 사적(私的) 그룹이 대선을 치르면서 정치가 사적인 프로젝트가 됐다"며 "대통령이 어느 교회에 다니느냐가 (정치의) 문제가 되어선 안 된다"고 했다.
최재혁 기자 jhchoi@chosun.com
♤ 이 글은 2009년 11월 24일 [조선일보] 정치면에 실린 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