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일 한반도 선진화재단 이사장이 24일 “정당에 정당원이 없고, 국민 기반이 없다”며 한나라당에 쓴소리를 던졌다.
박 이사장은 이날 한나라당 내 의원모임인 국민통합포럼 토론회에서 “국민 기반이 없는 정당은 국가 운영을 할 수가 없다. 그런 식으로 하지 않으면 해결하지 못할 만큼 시대적 과제가 너무 어렵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국민의 기반을 가지지 않고 정책 기능을 강화하지 않으면 포퓰리즘으로 흐르게 된다”며 “원외대표를 만들고 당원교육을 강화해 진성당원에 의한 정당이 돼야 한다”고 했다.
박 이사장은 또 “당이 소수 지도자에 의해 사유화되는 것이 문제가 되고 있다”며 “화백회의처럼 만장일치에 바탕한 공치제도를 많이 만들어 서로 책임을 지게끔 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그는 “당이 정책 기능과 선거 기능이 있는데 우리 사회는 선거 기능은 강한데 정책 기능이 크게 떨어진다”며 “선진화 시대에서는 모든 것을 정치 투쟁화하고 정쟁화하는 시대를 접고 정책 토론을 하는 정당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쟁점들을 해결하는 국가 능력이 계속 하락하고 있다”며 노동법을 예로 들어 “노동법은 13년 전에 합의됐다가 외환위기로 연기됐던 것인데 이를 다시 정쟁화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이병석 의원은 “한나라당이 국민의 지지를 가까이 듣지 못하고 있다는 아쉬움이 있다”며 “한나라당이 국민의 바람에 맞게 방향을 잡는 유연성과 정책 능력을 키우는 생산성, 정부와 소수당과의 조정능력을 키우는 프로세스 관리 능력을 키우도록 바꾸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시, 4대강 예산 등 각종 현안들로 여야 대립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에서 이같이 당의 정체성을 점검하고 정체성을 찾자는 토론회가 연이어 개최돼 눈길을 끈다. 국민통합포럼이 박 이사장을 초청해 ‘한나라당의 변화와 개혁’이라는 토론회를 개최한 데 이어, 남경필, 권영세, 정두언 의원 등 소장 의원 7인이 모여 만든 7인 모임은 25일 ‘중도실용노선은 가능한가’라는 주제로 송호근 서울대 교수를 초청해 강연회를 개최한다. 24일 국민통합포럼 토론회에서는 30여명의 의원이 참석해 다른 주제에 비해 높은 참석율을 보이기도 했다. 이는 한나라당이 10년만에 정권을 ‘탈환’해 집권 2년차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여당 내부에서 나온 반성의 목소리라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된다.
이상화 기자/sh9989@heraldm.com
♤ 이 글은 2009년 11월 24일 [해럴드 경제] 정치면에 실린 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