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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상상만으로 만든 신산업 규제…2년전 '타다 사태' 또 나온다"
 
2021-04-09 11:44:50

(인터뷰)곽노성 혁신과규제연구소 소장의 기승전‘규제’ 해결책…“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구조 절실"


“규제제도가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는 한 승승장구하던 사업도 언제 접을지 모른다. 혹여나 제2, 제3의 타다가 내가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곽노성 혁신과규제연구소장(사진)이 음성 기반 소셜미디어 클럽하우스에서 개설한 ‘스레톡’(Start-up REgulation TALK·스타트업 규제에 대한 진솔한 대화방)에서 나온 탄식이다. 정부가 최근 ‘전자상거래 개정안’과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 등 규제법률안을 잇따라 입법예고하자 스타트업·벤처업계가 “신산업 발전 저해법”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비판에 직면한 ‘전자상거래 개정안’은 개인 간 거래에서 분쟁이 생기면 중개업체(플랫폼)가 이용자의 이름·주소·전화번호를 제공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국내 온라인 중고거래 업계는 “개인정보 유출을 넘어 스토킹이나 사적 보복을 조장할 수 있다”고 평가한다.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일정 구역에 물류창고를 설치해 판매·배송사업을 하는 e커머스 플랫폼의 판매 품목을 제한한 것이다. 배달의민족과 같은 배달 플랫폼의 서비스가 동네 마트나 편의점 등 골목상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나왔다.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덜기 위한 조치라는 시각도 있지만, 기업을 옥죄는 과도한 규제라는 지적이 팽팽히 맞서는 상황이다.


곽 소장은 지난 5일 서울 성수동 패스트파이브에서 머니투데이와 만나 “현행 규제개선 논의는 근본적인 해법이 될 수 없다”며 “2년 전 ‘타다 사태’가 재발하지 않으려면 ‘근거기반 의사결정시스템’을 안착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곽 소장은 벤처기업협회 자문위원, 감사원 적극행정면책 및 사전컨설팅자문위원, 전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대통령 자문위원 등을 지낸 규제분야 전문가다.

곽 소장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선 허용, 후 규제’를 원칙으로 포괄적 네거티브 전환을 추진하지만 시장의 반발만 부를 뿐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그는 “우리나라의 규제개선이 어려운 이유는 확실한 게 없기 때문”이라며 “가령 법조문 해석에 따라 뒤집어지고 관련 이해관계자 중 누가 목소리가 더 센지, 의사결정 권한을 가진 장관이나 청와대가 무슨 생각을 하는가에 따라 결정되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지적했다. 특히 “아직 발생하지 않은 문제까지 미리 끄집어내는 게 문제”라며 “대부분 내용이 해당 공무원의 상상을 통해 만들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꼬집었다.

‘스레톡’ 참석자 중엔 입법예고 전까지 관련 법조문 전체를 제대로 봤다는 사람은 거의 없었고 규제를 포함한 의원입법에 한해 제출하는 ‘규제영향분석서’가 부실하게 작성된 경우가 허다하다는 지적도 따랐다. 반면 미국 유럽 일본 등에선 규제영향분석서가 국제전문학술지(SCI)급 연구보고서 수준으로 나온다. 곽 소장은 “어떤 근거로 규제가 생겼는지, 관련 산업체·소비자단체는 어떤 입장을 제기했는지, 그렇게 주장한 근거는 무엇이고 이에 대해 정부는 어떻게 판단했는지 등이 모두 기록돼 있으며 심지어 어떤 문헌을 참고했는지 관련파일도 첨부하는 데 우리는 그런 게 전혀 없다”고 했다.

곽 소장은 이처럼 실제 현장 데이터를 중심으로 한 ‘근거기반 의사결정시스템’을 조속히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규제가 필요한 이유를 실제 현장에서 발생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마련하고 이해당사자간 의견조율까지 전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프로세서 도입이 절실하다는 설명이다.

곽 소장은 “앞으로 디지털 전환이 각 사업영역에 적용되면서 기존사업자와 새로운 사업자간 경쟁·충돌이 더 첨예해질 것”이라며 “신기술의 흐름을 막지 않으면서 새로운 사업모델이 사회 전반에 수용되려면 신구의 첨예한 갈등, 충돌조절능력을 갖춘 합리적인 규제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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