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 군사 도발을 뜻하는 '크리스마스 선물'
김여정 "곤혹 치를지는 미국 행동에 달려있어"
대화재개 조건으로 '적대시 철회' 요구하고 나서
대규모 연합훈련시 도발 가능성…"SLBM 완성한 듯"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미국에 적대시 정책 철회를 요구하며 '크리스마스 선물'을 언급했다. 크리스마스 선물은 지난해 연말 북한이 대미 군사 도발을 암시하며 활용했던 표현이다.
김 부부장은 10일 발표한 담화에서 "미국은 대선 전야에 아직 받지 못한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게 될까 걱정하고 있을 것"이라며 "나는 미국이 그런 골치 아픈 일에 맞다들려 곤혹을 치르게 되겠는가 아니겠는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자기들이 처신하기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부부장은 "나는 '비핵화조치 대 제재해제'라는 지난 기간 조미(북미)협상의 기본주제가 이제는 '적대시철회 대 조미협상재개'의 틀로 고쳐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미국에 위협을 가할 생각이 전혀 없으며 이에 대해서는 (김정은) 위원장 동지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분명한 입장을 밝히신 적이 있다. 그저 우리를 다치지만 말고 건드리지 않으면 모든 것이 편하게 흘러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 부부장이 군사 도발 여부가 '미국 행동'에 달렸다고 밝히며 대화 재개의 조건으로 '적대시 철회'를 제시함에 따라, 오는 8월말로 예정된 하반기 한미연합훈련이 북미관계의 주요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이 그간 연합훈련을 미국의 대표적 적대 정책으로 꼽아온 만큼, 대규모 연합훈련이 시행될 경우 이를 빌미 삼아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평가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10월 미국과의 스톡홀름 실무협상 결렬 이후 '생존권과 발전권의 위협요소'로 △연합훈련 △미국 독자 제재 △첨단무기 반입 등을 꼽으며 중단을 요구한 바 있다.
현시점에서 연합훈련은 실시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한미 양국은 관련 논의를 꾸준히 이어왔지만 훈련 시기와 방식을 두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은 지난 8일 긴급회동까지 가졌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현재 한국 정부는 연합훈련을 예정대로 8월에 시행하되 대규모 합동훈련은 배제하는 방안을 미국 측에 제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미국은 코로나19 여파로 미국 본토 병력을 동원하기 어려워진 만큼, 훈련을 10월로 연기하되 대규모 합동훈련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北, 도발 준비 마무리 한 듯"
핵 보유국 인정 받으려 한다는 지적도
전문가들은 김 부부장이 협상 여지를 남겨두면서도 크리스마스 선물 가능성을 언급한 건 군사도발 준비가 마무리됐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 본토 위협으로 간주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대신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공개 또는 발사해 도발 수위를 조절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는 통화에서 "김 부부장 담화는 협박이자 자신감의 발로"라며 "크리스마스 선물을 언급한 건 SLBM 완성에 가까워졌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김 부부장이 대화재개 조건으로 내세운 '적대시 철회' 요구가 핵 보유국 기정사실화를 노린 꼼수라는 지적도 나왔다.
전성훈 전 통일연구원장은 통화에서 "대화 재개 조건으로 적대시 철회를 요구했다는 건, 핵 포기에 대한 언급 자체를 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우리(북한)를 인도나 파키스탄처럼 대우해달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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