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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1] '공무원 집 팔면 집값 잡힐까'…경제학자 5인에 물어봤더니
 
2020-07-13 11:27:00

2주택 이상 고위공무원 속속 주택 처분…부동산 두고 관가 술렁
학계 "잘했다" "소용있나" 의견 엇갈려…부동산 정책 실효성 높여야


정부가 부동산 가격을 잡기 위해 종합부동산세, 양도소득세 강화라는 초강력 부동산 정책을 발표한 가운데 관가가 '주택 처분'으로 인해 술렁이고 있다. 고위공무원의 다주택 처분을 지시한 정세균 국무총리의 '불호령'이 떨어진 이후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김용범 기재부 차관에 이어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1주택자'가 되기 위해 줄줄이 주택 매각에 나서면서다.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추진하기 위해 고위공무원 먼저 솔선수범하는 자세를 보인다는 취지로 해석되지만, 이러한 조치의 효과를 두고선 학계 의견이 엇갈린다. 먼저 고위공무원들의 대대적인 주택 처분으로 시장의 집값 상승 기대를 낮출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값을 잡기엔 역부족이라는 전망도 있다.

◇"공무원들이 정작 집 많으면 누가 정책 믿겠나…부동산 잘 팔았다"

13일 <뉴스1>은 강성진 고려대·권영준 한국뉴욕주립대·김소영 서울대·성태윤 연세대·하준경 한양대 교수(가나다순)에게 고위공직자들의 주택 처분과 정부의 부동산 정책 효과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이에 하준경 한양대 교수는 '게임이론'의 측면에서 고위공직자들의 주택 처분을 설명했다.

하 교수는 "중앙은행 총재도 보수적이고 인플레이션에 부정적인 성향의 인물이 임명되는 경향이 있는데, 시장의 기대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며 "부동산 정책을 결정하는 공직자들 가운에서도 다주택자가 많다면, 시장은 공무원들 본인에게 이롭게 하기 위해 부동산 부양책을 쓸 거라고 예상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는 정책 당국자들이 다주택자에게 유리하지 않는 정책을 추진한다고 하더라도 시장에선 '공무원들이 스스로 손해를 보면서 집값을 떨어뜨리진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된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부동산이 안전 자산으로 취급 받으면서 수요가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실제 청와대와 정부 부처 고위공무원 3명 가운데 1명은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에 주택을 보유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지난 2018년 2월 청와대와 행정부처 1급 공무원 등 939명에 대한 재산을 분석한 결과 전체의 33%인 210명이 강남 3구에 주택을 갖고있다고 밝혔다.

특히 부동산 관련 정책집행기관인 기재부는 54%로 강남 3구 주택 비율이 가장 높았고 한국은행 50%, 국토부 34% 등의 순이었다. 사정 기능이 있는 기관 중에는 국세청이 80%, 공정위 75%, 금융위 69%, 대검 60% 순이었다.

하 교수는 "게임이론으로 볼 때 공무원들이 집을 팔면 좀 더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입장에서 정책을 추진해 '유인적합성'을 높일 수 있다"며 "고위공무원들이 집을 판다면 시장에 더 이상 부동산으로는 돈을 못 번다는 강한 메시지가 전달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영 서울대 교수는 "공무원들이 주택 여러 채를 소유한 상황에서 강도 높은 부동산 정책을 시행하기엔 어려움이 따른다고 본다"며 "특히나 부동산 정책에 직접 관여하는 공무원들은 주택을 처분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공무원들의 직무 관련 주식보유가 제한되는 사례를 예로 들었다. 이와 관련해 재산등록 의무가 있는 4급 이상 공무원이 직무와 관련한 주식을 새롭게 취득하지 못하도록 막는 공직자윤리법 시행령 개정안은 지난 5월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김 교수는 "주식거래를 막는 조항에서 볼 수 있듯 부동산 역시 정책 당국자들이 부동산을 통해 사익을 취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영준 한국뉴욕주립대 교수도 "정부의 말과 행동이 다르다는 국민적 불신이 팽배한 상황에서 공무원들이 주택을 처분한다면 정책의 신뢰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권 교수는 "다만 자율주의 시장경제 속에서 아무리 공무원이라고 하더라도 개인의 사유재산에 대해 이래라저래라 할 수는 없다"며 "고위공직자들이 솔선수범해 주택을 처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시장 영향은 '글쎄'…공무원 몇 명 집 판다고 변화 있을까

그럼에도 고위공직자들의 부동산 처분이 실제로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은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김소영 교수는 "공무원 몇 명이 집을 판다고 해서 현재 상황이 크게 달라질 것 같진 않다"며 "어떻게 보면 집을 사고파는 것은 본인 마음이며 부동산 정책에 따라 본인 스스로 집을 팔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성진 고려대 교수도 "공무원들이 집을 팔정도까지 갔다는 것은 정책의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았다는 방증"이라며 "만약 집값이 내렸다면 팔지 말라고 해도 집을 처분해야하는 상황이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공무원들이 이번에 처분하는 주택이 몇 채나 되겠나"라며 "이들이 처분하는 주택이 몇천채가 된다면 몰라도, 이들 일부가 처분한다고 해서 일반 국민들이 따라서 집을 팔지는 않을 것 같으며 부동산 시장에 집을 팔아야 한다는 커다란 신호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정책과 직접적으로 연관이 없는 고위공무원들까지 주택을 처분하는 것은 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홍 부총리가 주택을 처분하면서 18개 부처 40명의 장차관 중 다주택자는 12명(장관 7명, 차관 6명)이 됐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3주택을 보유하고 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문성혁 해양수산부,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은 2주택자다. 차관중에서는 박백범 교육부 차관이 3주택, 고기영 법무부 차관, 정병선 과기부 차관, 윤종인 행안부 차관 등은 2주택을 보유하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정부가 강력한 부동산 정책을 추진했는데도 집값이 잡히지 않는다는 것은 정책 자체의 문제 때문"이라며 "공직자들에게 집을 팔라며 개인에게 책임을 지우는 것은 적절치 않으며, 그것도 부동산 정책과 관련 없는 공무원들이 책임질 일은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아울러 "정책의 실패가 현재 상황을 만든 것"이라며 "이는 공무원들이 주택을 팔아서 해결될 일이 아니며 정책 실패를 먼저 인정하고 정책 궤도를 수정해야 한다"고 쓴 소리를 냈다.

◇초부유층 놔두고 중산층만 '비명'…세입자 압박 결과 이어질 수도

고위직 공무원들의 주택 처분보다는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는데 주력해야 한다는 비판도 쏟아졌다.

권 교수는 "정부가 정작 빌딩 보유세에 대해선 다루지 않고 있다"며 "아파트를 보유한 중산층만 힘들어지고 정작 빌딩을 보유한 초부유층은 정책의 대상에서 비껴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신혼부부나 무주택 서민들에게 주택을 공급할 여력이 많은데도 이러한 조치는 전혀 나오지 않고 있다"며 "이 때문에 서민들만 집을 못사고 있다"고 했다.

성 교수는 정부의 이번 양도소득세 강화를 두고 "양도세가 인상되면 집주인들이 전월세를 올려 받는 식으로 임차인에게 전가시키려 할 것"이라며 "결국 주택을 갖지 못한 세입자를 압박하는 의도치 않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강 교수는 "정부가 종합부동산세, 양도소득세를 올린다고 해도 부동산 가격 하락보다는 전세 인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며 "주택 수요가 있는 상태에서 잘못하면 이번 정책의 후유증이 클 수 있다"고 했다.

하 교수는 "다주택자들이 집을 팔지, 아니면 버티기를 할지에 대한 의사결정을 앞두고 경제는 물론 정치적 상황을 다차원적으로 감안할 것으로 보인다"며 "코로나19 사태의 진전 상황은 물론 다음 정권이 교체될지 여부 역시 이들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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