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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민노총과 전교조는 진보진영의 계륵
 
2009-03-27 17:56:04

 

 

"민노총과 전교조는 진보진영의 계륵"


선진화재단-좋은정책포럼 ´한국의 보수를 말한다´ 심포지엄
"한국 진보, 경직된 이념에 민족·독재에 사로잡힌 후진국 수준"


2009-03-26 23:23:30

 

 

“한국의 진보와 보수를 보면 겉으로는 격렬히 대립하고 원수처럼 싸우는 것처럼 보이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족보도 헷갈리고 철학적 근거도 희박해요. 진보, 보수가 아니라 좌파, 우파로 나뉘어 풍부한 철학과 지적인 토대를 갖고 논의하는 그런 나라에서 살고 싶습니다.”

진보좌파와 보수우파가 만났다.

만날 때면 전생의 원수인 양 날을 세우던 양측이 ‘진보좌파의 위기와 회생’를 놓고 모처럼 진지하게 함께 고민했다.

중도우파 싱크탱크인 한반도선진화재단(이사장 박세일)과 중도좌파 싱크탱크인 좋은정책포럼(이사장 변형윤)은 26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한국의 진보를 말한다’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정치인과 학자, 일반 시민 등 200여명이 참석하고, 질의응답도 활발하는 등 심포지엄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지난해 11월 개최한 ‘한국의 보수를 말한다’ 심포지엄에 이은 것으로, 한국의 이념논쟁을 둘러싼 발전적 논의와 상생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1차 심포지엄이 보수발(發) 혁명의 완성을 위한 자성에 방점을 찍었다면, 2차 심포지엄은 기로에 선 진보좌파의 해법을 고민함으로써 감정 대립으로 치닫고 있는 보수우파와 진보좌파의 공존의 방향에 무게를 두었다.

한국의 진보좌파를 규정하는 총론부터 성장과 세계화, 북한 문제 등 진보좌파가 소극적으로 대응했던 각론까지 총망라됐다.

발제에 나선 학자들은 건전한 진보좌파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미래를 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대적 변화에 따라 변해야 할 진보의 문제들에 한국의 진보 그룹은 따라가지 못한 채 경직된 대결구도에 매몰돼 있으며, 이에 따라 일반인들과의 거리가 더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기계적 획일주의가 아니라 다양성과 개성의 시대에 걸맞는 진보만의 가치를 만들어 내야 한다” “반대와 비판 뿐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은 매서웠다.

특히 진보좌파측 학자들의 목소리를 날카로웠다. “진보는 생명력을 다했다” “감상문이 아니라 보통 사람들에게 와 닿는 언어의 정치를 해야 한다”며 현실적인 문제들에 집중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한국 진보, 민족과 독재에 사로잡힌 후진국 수준” 신랄한 평가

민주노동당 정책위의장을 지낸 사회민주주의연대 주대환 대표는 “지금까지 한국 사회에서 ‘진보’라고 불리어온 그 무엇이 이제 그 생명력을 다하고 소멸하고 있다고 본다”고 비판했다.

주 대표는 “민족민주운동으로서의 진보의 미래는 없다”며 “NL(민족해방)세력은 시대착오적 사고방식으로 진보세력 전체의 이미지에 먹칠을 하고 진보를 이른바 ‘친북 좌파’로 몰 수 있는 근거를 주었던 당사자들이다. PD(민중민주주의) 또한 종북주의 노선과 제대로 된 투쟁을 벌이지 않았고, 심지어 일심회 사건 당시에는 침묵으로 일관했다”고 일갈했다.

그는 “국민은 이미 민족 자립과 민주화가 달성됐다고 느끼기 때문에 민족해방과 민주화를 외치는 후진국형 진보로는 호소력이 없다”며 “그러나 여전히 한국의 진보는 ‘후진국’에 머물러 있다. 먹고사는 문제에 무관심하거나 무능하다고 비판받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고 문제삼았다.

주 대표는 특히 민주노총과 전교조를 ‘진보진영의 계륵’ ‘천덕꾸러기’ 등으로 표현하며 신랄히 비판했다. 그는 “노동운동이 조합원의 눈앞의 이익에만 몰두해 국민적 지지를 잃었다. 과연 미조직 노동자를 포함한 모든 노동자를 위하고, 국민을 위하는 노동운동을 했느냐”고 반문한 뒤 “이제 밥 먹여 주는 민주주의를 해야만 국민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주 대표는 또 “족보도 헷갈리고, 철학도 없기 때문에 진보주의자와 보수주의자가 하루아침에 태도를 바꿀 수도 있는 거 아니냐”며 “한국의 진보는 후진국 수준이면서도 ‘포스트 모더니즘’과 ‘개인주의’라는 세계적 조류를 따라가려 하다보니 뒤죽박죽이 됐다”고 진보의 정체성이 모호해지고 있음을 지적했다.

주 대표는 진보는 치열한 자기반성을 통해 사회경제적 문제 해결을 중심에 두고 ‘도덕적 우월감이 없는 좌파’ ‘대한민국을 긍정하는 뉴레프트’로 거듭나야 한다고 제언했다. “양극화가 심각해지고 노동자 간 임금격차가 벌어지는 상황에서 복지국가의 이상은 필요하고, 또 이를 정치화할 사회민주주의 세력이 필요하다”면서 “북한 인권 문제에도 진보적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그는 “자유민주주의를 추구하는 보수주의자가 사상의 자유를 억압하는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하지 않는 것은 이상한 일이다. 보수도 변해야 한다”고 보수의 변화를 촉구했다.

동아대 홍성민 교수는 “1987년 이전의 진보세력은 국가권력의 민주화를 목표로 했고 그 후 10여년간은 시민운동이 한국의 진보를 주도했다면, 2000년대 들어 정치의 추동력은 개인에서 나오고 있다”며 “전통적인 계급의 개념으로 진보의 주체를 포착하기 어려워졌다”고 진단했다.

“지난 국회의원 선거나 교육감 선거를 보면, 아파트 부녀회, 대형교회 신도들, 강남 사람들, 취업준비생 등 단순히 계급으로만 묶을 수 없는 집단들이 선거 결과를 좌우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동일한 경제적 기반 아래서도 서로 다른 정치적 지향성을 나타내고 있어, 계급, 이념, 정당 등으로 개인의 정체성을 구분짓기 어렵다”는 게 홍 교수의 분석이다.

홍 교수는 “그럼에도 진보세력은 ’민주 아니면 독재‘의 이분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이는 사회운동에서 이념적 강직성으로 나타난다“면서 ”보통사람들의 정서와 취향을 읽어내고 이를 정치 변혁의 역량으로 끌어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교수는 “진보세력은 옳은 정책만이 있을 뿐 좋은 정책이 존재한다는 사실조차 인정하지 않았다”며 “일전에 전교조에 ‘사립은 자율화하되 국공립은 누구나 배울 수 있는’ 연대주의적 교육복지제도를 제안한 적이 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 ‘누구’보다 ‘어떤’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계급과 이념, 옳고 그름에 호소하는 ‘이성의 정치’와 정체성과 취향, 좋고 싫음에 주목하는 ‘감성의 정치’를 융합시켜야 한다”며 보통 사람들의 정서에 파고들 것을 재차 강조했다.

고려대 김윤태 교수는 “진보진영은 여전히 비판과 반대의 목소리만 높일 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2008년 대선 패배 이후 정당과 시민사회의 진보진영은 왜 진보의 위기가 왔는지, 어떻게 대안을 마련해야 하는지 아무런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며 “진보진영이 권위주의에 맞서서 저항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민주화 이후에 무엇을 할지 구체적인 계획이나 비전을 가지지 못했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 교수는 “촛불을 들고 거리에 모이는 것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뿐더러, 국가가 통제하는 획일적인 평등주의도 통하지 않는다. 개인의 능력을 강화하면서 사회적 협력 방안을 추구할 수 있는 새로운 거버넌스(통치체제)를 모색하는 동시에 정치사회의 현실적 대안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다양한 진보세력이 하나로 결합하는 ‘정치연합’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서울대 장덕진 교수는 “한국의 진보는 연령이 젊고, 소득 수준과 교육 수준이 높은 사람들인 반면 보수는 고연령, 저소득, 저학력 계층이 대부분”이라고 전제한 후 “저소득, 저학력 계층이라면 복지를 강조하는 정책을 추구하는 진보 정치세력을 지지해야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기득권 세력을 옹호하는 정책을 옹호하는 보수집단을 지지하는 불일치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장 교수는 “탈물질주의가 확산되면서 좌우를 막론하고 이런 불일치가 확산되고 있다”면서 “진보세력이 정치적으로 사분오열된 한국에서는 정치집단과 유권자 사이의 불일치가 크다”고 밝혔다.

성균관대 김일영 교수는 진보세력이 과거에서 벗어나 미래를 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진보가 범했던 중요한 실수가 주된 전투의 전장을 과거에서 찾았다는 것”이라며 “성장과 분배라는 방법이 다를 뿐, 기본적으로 보수와 진보는 ‘선진’을 추구하고 있지 않느냐. 보수가 전문성을 지닌 ‘프로콘’으로 변신을 꾀할 때 진보도 이에 대응하는 새로운 모델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사람들의 욕망에는 ‘밥’과 같은 물질적인 것으로 포획할 수 없는 가치들이 있다. 욕망을 도외시해 온 진보이니 만큼, 사회민주주의가 과연 녹색이나 탈근대적인 다양한 가치들을 충족시킬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진지한 성찰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변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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