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여, 다양한 세력 모아 한국형 뉴딜연합 만들라”
진보-보수 합동 심포지엄
정책포럼-선진화재단 주최
‘감성의 정치’ 실현 등 제안
“감성의 연대가 필요하다.”(홍성민 동아대 교수), “밥 먹여주는 좌파로 거듭나라.”(주대환 사민주의연대 대표), “친북이 아닌 애북(愛北)·지북(知北)이 필요하다.”(김근식 경남대 교수)
진보세력의 회생을 위한 다양한 처방전이 제시됐다. 26일 중도좌파 두뇌집단(싱크탱크)인 좋은정책포럼(이사장 변형윤)과 뉴라이트 그룹 한반도선진화재단(이사장 박세일)이 공동주최한 심포지엄에서 참석자들은 진보적 정치 주체를 형성하기 위한 다양한 ‘연대 전략’을 제안했다. 성장과 세계화, 북한 문제 등 진보의 ‘약한 고리’에 대한 성찰도 이어졌다.
‘한국의 진보, 그들은 누구인가’를 주제로 발표한 홍성민 교수는 진보세력을 향해 “보통 사람들의 정서를 집중적으로 파고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아파트 부녀회, 전업주부, 노인, 취업준비생처럼 학문적으로 범주화하기 어려운 집단들이 한국의 현실정치에서 막강한 결집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홍 교수는 “감성과 취향 등 사람들의 ‘마음’을 읽고 이것을 정치변혁의 역량으로 전환시켜야 한다”며 “이를 위해 계급과 이념, 옳고 그름에 호소하는 ‘이성의 정치’에, 정체성과 취향, 좋고 싫음에 주목하는 ‘감성의 정치’를 융합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정완 성공회대 교수는 최근 진보진영에서 두드러진 북유럽 사회민주주의 모델에 대한 선호 현상의 배경과 한계를 조명했다. 그는 “북유럽 모델은 진보진영이 전통적으로 강조해온 평등과 연대의 가치에 부합하는데다, 최근의 경제 실적도 양호한 편이어서 특별한 관심을 끄는 것 같다”며 “문제는 이 모델과 관련한 논의가 지나치게 모델 확립 이후의 작동 방식과 성과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라고 꼬집었다. 요컨대 한국이 어떤 경로를 통해 이런 모델과 유사한 방향으로 진화해갈 수 있는지에 대한 탐색이 없다는 것이다.
김윤태 교수는 다양한 진보세력이 하나로 결합하는 ‘정치연합’의 형성을 제안했다. 사소한 이념적 차이를 떠나 다양한 진보세력이 하나로 결합하는, 미국 루스벨트 정부의 ‘뉴딜연합’과 같은 연대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과거 전통과의 과감한 단절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었다. 주대환 대표는 “먹고사는 문제를 중심 과제로 삼고, 민족민주운동으로 상징되는 ‘후진국형 진보’에서 벗어나 선진국형 사회민주주의 노선을 채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자들은 보수·진보를 막론하고 애정어린 비판을 쏟아냈다. 보수 쪽 토론자인 김일영 성균관대 교수는 주대환 대표의 ‘밥 먹여주는 진보’ 개념의 편협성을 지적했다. 그는 “사람들의 욕망에는 ‘밥’으로 포괄할 수 없는 탈물질적 영역들이 얼마든지 존재한다”며 “녹색이나 탈근대적인 다양한 가치들을 적극적으로 끌어안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장덕진 서울대 교수는 “진보세력이 진보정당과 진보 유권자 사이에 가로놓인 ‘정치의식의 거리’를 심각하게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고, 강명세 세종연구원 연구위원은 “진보정당의 착근을 가로막는 지역주의 문제와 적극적으로 대결하려는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발표자와 토론자 사이에 가벼운 설전이 오가기도 했다. “우리 안에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는데, 자꾸 통일을 이야기하는 것이 무슨 도움이 될지 회의적”이라는 이병천 강원대 교수의 지적에 이근식 교수가 “통일 지상론 못지않게 통일 유보론 역시 문제”라며 적극 반박하고 나선 것. 세계화를 주제로 진행된 토론에서는 말레이시아가 1997년 외환위기를 피해갈 수 있었던 비결을 두고 “해외직접투자 유치에 공을 들였기 때문”이라는 안세영 서강대 교수와 “정부의 자본통제 덕분”이라는 유종일 한국개발연구원 교수의 주장이 맞섰다.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이날 행사에는 정치인과 연구자, 일반 시민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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