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의 잘못, 좌파 수정주의 대처못한 것"
한반도 선진화재단 주최 ‘보수를 말한다’ 연속 세미나
남시욱 “보수의 뿌리는 개화파…방어적 민주주의가 필수”
2008-10-24 14:51:32
“한국의 보수세력은 그동안 치열한 좌우투쟁의 과정에서 자유민주주의를 발전시키면서 자신도 동시에 지켜야 했다. 앞으로도 ‘진보’라는 이름아래 대한민국을 부정, 전복하려는 혁명적 좌파세력이 발호하는 한 한국의 보수세력은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려는 ‘방어적 민주주의’를 계속 취할 것이다.”
개화파에서 시작된 한국의 보수는 기본적으로 ‘안정된 개혁’을 추구하려는 속성을 지니고 있으며, 국가의 근대화와 실력 배양에 앞장서왔던 주류 세력으로서 역할을 해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남시욱 세종대 석좌교수는 24일 서울 중구 필동에 위치한 한반도선진화재단 대회의실에서 열린 ‘보수를 말한다’ 세미나에 참석, “조선말의 개화파가 근대화를 통해 국가발전을 모색했듯이 오늘날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한 과제인 국가의 선진화를 이룩하는데 보수세력은 앞장서야 할 것”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남 교수는 “오늘날 보수와 진보를 우파와 좌파의 동의어로 쓰는 경향이 있지만 이들은 뜻이 다른 개념들”이라며 특히 보수-진보는 시대와 사회적 상황 등에 따라 바뀌는 만큼, 우파와 좌파로 보다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보수와 진보는 대체로 발전과 변화에 대한 태도에서 구별되는데, 한 사회의 기존 가치와 규범, 즉 전통과 법과 제도의 근본적인 변혁을 주장하는 측은 ‘진보’이고 이에 반해 전통과 법과 제도의 안정을 유지?보존하면서 개혁과 개량을 해 나가자는 쪽은 ‘보수’”라며 “18세기 이전의 유럽에서는 절대군주제를 지지한 왕당파가 보수파였고 시민적 자유를 주장한 자유주의자들이 진보파였으나 1840년대에 마르크스가 사회주의사상을 전파하고 특히 1917년에 소련에 현실사회주의체제가 들어선 다음부터는 자유민주주의세력은 보수, 소련 공산당을 비롯한 각국의 사회주의세력은 진보세력으로 불리게 됐다. 결국 자유주의세력은 절대군주제도 아래서는 왕당파에 비해 진보였다가 사회주의세력이 등장하자 보수세력이 된 것인데 한국의 보수도 이같은 변천을 겪었다”고 밝혔다.
남 교수는 한국 보수가 자기 정체성을 찾으려면 보수의 ‘기원’을 아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보수는 19세기 말 조선의 개화파에 뿌리를 두고 있는데, 당시에는 쇄국정책에 반대하여 문명개화와 자유주의, 영국식 입헌군주제도를 주장했던 진보세력이었다. 이들은 친일파로 전락한 소수 외에는 독립투쟁에 나서고 민주주의와 공화제를 기본이념으로 하는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세웠다”면서 “특히 민족의 역량강화와 근대화를 강조하며 좌익사상을 배격했고, 1920년대 식민지 조선에 레닌의 민족해방론과 사회주의혁명사상에 공감하는 공산주의자들이 출현해 ‘진보적 민주주의자’들로 주창하게 되자 민족세력 또는 우파세력으로 불리던 이들은 보수세력을 자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보수가 흔히 생각하 듯 변화를 지양하고 개혁을 외면하는 세력이 아니며 ‘부국강병’과 ‘자유주의 사상’에 입각해 근대화와 실력 양성을 최우선했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보수세력의 특징이 건국과 산업화를 이끌어 냈고, 민주화에도 기여했다는 게 그의 주장.
남 교수는 ”한국에 민주주의의 기적을 이룩한 민주화세력은 넓은 의미에서는 1980년대 후반에 뚜렷이 성장한 총제적인 국민역량이지만 그 가운데서도 정통 보수야당의 역할은 재야세력이나 학생운동권 못지않게 컸다“며 ”6월항쟁의 추진주체는 김영삼 김대중이 이끈 민추협이라는 정통보수야당 세력과 이를 지원한 김수환 추기경 등 종교계와 각계의 지도자들, 즉 한국 보수세력이었다. 현재 ‘수구언론’이라고 매도당하고 있는 보수신문의 역할도 6월 항쟁을 적극 지원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남 교수는 “한국보수세력의 뿌리인 개화파의 근대화사상, 즉 자유주의사상과 부국강병사상 및 실력양성론, 그리고 사회유기체적 국가관과 사회진화론적 국제관은 근대화와 실력배양을 최고의 가치로 신봉함으로써 건국 후 경제건설의 동력이 된 것은 사실이지만 일부 개화파세력은 대한제국 말기와 일제시대에 국권수호와 민족주의적 가치를 경시하는 과오를 범했다”면서 “보수파들이 이승만 정권과 박정희정권 때 장기집권에 앞장선 것 역시 개화파 이래의 근대화와 실력배양 중시사상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남 교수는 이어 “장기간의 권위주의 정치로 인해 권력층의 특권의식과 부패를 가져왔고 이는 보수세력의 부정과 부패, 도덕적 타락으로 이어졌다”며 “이와 함께 1980년대에 탄생한 신군부정권이 권력의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함으로써 좌파세력, 특히 주사파들의 등장을 가능케 했다”고 꼬집었다.
남 교수는 보수세력의 이러한 과오들은 “좌파세력의 수정주의 물결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이로 인해 ‘역사전쟁’에서 패배하고 통일을 바라는 민족주의적 열기에 적극인 대응을 하지 못한 채 보수세력은 수세적 방어적이 되었다. 그러나 이제 균형 잡힌 시각에서 역사의 공과를 평가해야 한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한편, 헌법정신 준수, 경제성장과 민주주의 발전을 토대로 한 통일 등에 무게를 두고 정체성을 재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 교수는 특히 보수세력의 반공주의에 대해서도 “치열한 좌우투쟁의 과정에서 자유민주주의를 발전시키면서 자신도 동시에 지키기 위해서 필요했다”고 평가한 뒤 “‘진보’라는 이름아래 대한민국을 부정, 전복하려는 혁명적 좌파세력이 발호하는 한 한국의 보수세력에게는 지키려는 태세, 즉 ‘방어적 민주주의’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남 교수는 “자유민주주의를 기본 이념으로 삼는 한국의 보수세력은 진정한 의미의 민주주의와 자유주의를 지키고 가꾸어 가겠다는 투철한 의지를 가져야 한다”며 “보수주의는 상황에 대한 태도이지 정치적 신념은 아닌 만큼, 자신들의 명확한 이념상을 보여줘야 한다. 조선의 개화파처럼 국가발전을 위해 ‘선진화’에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남시욱 석좌교수는 동아일보에 입사, 동아일보 편집국장을 거쳐 문화일보 사장, 한국신문편집인협회장 등을 거친 언론인 출신으로 현재 광화문문화포험 회장을 맡고 있다.
[변윤재 기자]
번호 |
제목 |
날짜 |
---|---|---|
312 | [연합] 박재완 "범정부 사회통합위 설치 검토" | 08-12-15 |
311 | [중앙일보] 우리 정치 너무 싸운다 | 08-12-15 |
310 | [한겨레신문]정치때문에 민주주의 위기 봉착 | 08-12-15 |
309 | [경향신문]한국 민주주의 위기에 봉착, 경제위기 대응에 임기웅변적 | 08-12-15 |
308 | [문화일보] 한국, 종합적 국가전략 절실 | 08-12-15 |
307 | [조선일보] 사설 " 뉴라이트, 이제 생각과 행동을 바꿀 때다" | 08-12-15 |
306 | [조선일보]"정치화한 뉴라이트는 끝났다" | 08-12-15 |
305 | [오마이뉴스] 뉴라이트는 죽었다, 종언 선언해야" | 08-11-28 |
304 | [오마이뉴스] 박세일 교수 "정치권이 보수-진보 담론 왜곡" | 08-11-28 |
303 | [연합뉴스] 이념논쟁, 한국의 보수를 말한다 | 08-11-28 |
302 | [동아일보] ‘조용한 다수’ 안주한 보수… 변화의 시대 적극 나서야 | 08-11-26 |
301 | [한겨레21] '지금 보수는 미래세력이 못된다'-박세일 이사장 인터뷰 | 08-11-26 |
300 | [미주중앙일보] “한국사회, 민주°민본 결합해야” | 08-11-12 |
299 | [데일리NK] 오바마시대 한미관계 | 08-11-12 |
298 | [조선일보] 오바마 시대의 미(美)·북(北) | 08-11-12 |
297 | [뉴시스]"오바마체제 공부하자" 토론회 봇물 | 08-11-12 |
296 | [연합뉴스] `美대선이후' 한반도전망 세미나 줄이어 | 08-11-05 |
295 | [데일리안] 보수의 잘못, 좌파 수정주의 대처 못한것 | 08-10-27 |
294 | [문화일보] 남시욱 석좌 교수 ‘…보수의 발전과 과제’ 세미나 | 08-10-27 |
293 | [법률신문] '헌법개정' 심포지엄 개최 | 08-10-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