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이니까 벌써 7년 전 일이다. 그때 몇몇 분과 함께 중국 서남부 윈난성을 다녀올 기회가 있었다. 일행 중 한 분이 박세일 서울대 교수였다. 그는 토론을 즐겼다. 이곳저곳 돌아다니다 숙소에 오면 꽤 지쳤다. 박 교수는 그런 나를 앉혀놓고 밤늦도록 나라 이야기, 통일 이야기를 했다. 그 열정이 대단했다. 난 꾸벅꾸벅 졸다 눈치껏 자리를 빠져나갔던 것 같다.
몇 년 뒤 대학 강연회에서 박 교수를 다시 만났다. 역시 통일이 주제였다. 그는 2013년 '선진통일전략'이라는 책을 냈다. 이 책엔 '박세일의 통일강국론'이라는 부제가 붙었다. 한반도선진화재단을 세운 그에게 통일은 필생의 꿈이었다.
그러다 지난달 그의 부음을 들었다. 아프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이렇게 빨리 올 줄은 몰랐다. 연세대 신촌 세브란스병원을 찾는 발걸음은 무거웠다. 지난 2005년 그는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 정책위의장 시절 세종시 이전 문제로 당시 박근혜 대표와 갈등을 빚다 의원직을 버렸다. 그 뒤 이명박정부에서 총리감으로 몇 번 물망에 오르긴 했으나 경륜을 펴진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