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경제 지향과 함께 자유민주주의 평가를 기치로 내건 한국의 신보수(뉴라이트) 운동이 출범 2년을 맞았다. 보수진영의 새로운 정책 대안을 만들었다는 평가가 있지만 특정 정당 대선후보 줄서기가 횡행하는 등 구태를 벗지 못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전국회원 17만명을 보유, 뉴라이트 운동 최대 조직으로 성장한 뉴라이트전국연합(상임의장 김진홍)은 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홀에서 창립 2주년 행사를 개최했다.

◆“수구보수 벗었다” = 뉴라이트는 지난 2004년 11월 자유주의연대 신지호 대표가 “기존 우파는 기득권 유지에 전전긍긍하는 기회주의적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대안세력을 자처하고 나섰다. 이후 2005년 11월 김진홍 목사, 제성호 중앙대 교수 등이 뉴라이트전국연합을 창설했다. 선진화국민회의,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 대한민국선진화개혁추진회의 등 신보수 시민운동 단체들이 잇따라 만들어지며 시장경제를 지향하고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내세운 정책을 연이어 개발, 보수주의는 수구세력이자 부패했다는 이미지를 벗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뉴라이트 계열 시민단체들은 ‘대한민국 선진화 정책대안의 모색’, ‘선진화 5대 개혁과제’, ‘차기 정부 10대 정책제안’등을 내놓기도 했다.

신 대표는 “지난 2~3년간 뉴라이트 운동을 통해 보수세력의 명예를 회복하고 소위 진보세력의 실체를 공개적으로 드러냈다는 데 의미를 둔다”고 평가했다.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서울대 국제대학원교수)도 “선진화 운동을 포함한 신보수 운동이 국민들에게 보수적 가치가 중요하다는 것을 당당하게 얘기했다는 점을 손꼽을 만하다”고 말했다.

◆“줄서기 구태 못 벗었다” = 그러나 뉴라이트 운동이 정권 교체라는 단기 목표에 집중하면서 시민운동이 아니라 정치운동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비판도 만만찮다. 실제로 뉴라이트전국연합은 한나라당 대선후보 선출 과정에서 이명박 후보와 박근혜 후보 지지자 간에 몸싸움과 고소·고발사태가 이어지는 내홍을 겪은 바 있으며 뉴라이트 싱크탱크로 불리던 안병직 뉴라이트재단 이사장이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장으로 옮겨 ‘뉴라이트는 한나라당 2중대’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박병옥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총장은 “뉴라이트는 더 이상 시민운동 단체가 아니라 정치운동 단체다”고 선을 그었다. 박원석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뉴라이트는 아직도 냉전적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해 한 사회를 선도하는 그룹이 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며 “미국의 네오콘은 수십년을 준비하고 실력을 닦아 나름의 가치를 만들었는데 지금의 뉴라이트는 너무 정치화됐다”고 지적했다.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서울대 국제대학원교수)도 “신보수는 우파의 자기혁신 운동이어야 하는데 진보좌파 공격하다가 정치 운동에 너무 가까이 갔다”고 비판했다.

손재권·한동철기자gjack@munhwa.com

기사 게재 일자 2007-1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