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으로 쏠리지 않았다. 말 그대로 '중용의 가치'였다. 서구의 가치인 '자유주의 이념'과 동양의 가치인 '공동체 정신'의 전면적 결합을 꾀했다.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의 기초와 평등분배 연대의 조화를 주장했다. 박세일 서울대 명예교수 겸 한반도선진화재단 상임고문의 '공동체 자유주의' 얘기다. 한국의 보수는 질서에 안주하는 '기득권 보수', 변화와 개혁을 거부하는 '퇴행적 보수', 자기희생을 거부하는 '이기적 보수'라고 잘라 말했다. 철학적 보수가 없다는 얘기다. 진보진영을 향해서는 이념적 진보는 많지만, '정책적 진보'가 없다고 주장했다. 정치적 국면마다 극한 보·혁 갈등으로 치닫는 한국 사회의 해결책으로 △헌법가치 공감 확산 △역사 바로세우기를 꼽았다. 박 명예교수와의 인터뷰는 지난 3일 서울 퇴계로 한반도선진화재단에서 본지 박원식 부국장 겸 정치부장과의 대담 형식으로 1시간30분간 진행됐다. 박 명예교수의 인터뷰는 1·2편으로 나눠 싣는다.
-본격적인 현안 질문에 들어가기 전 고(故)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서거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 민주화 운동의 큰 별 거산(巨山)이 영면했다. 문민정부 당시 '세계화 담론'을 만든 핵심 브레인으로, 거산을 떠나보내는 심정이 남달랐을 것 같다.
"YS 서거 때 미국에 있었다. 급하게 일정을 조절해 귀국했다.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참 많은 생각이 들더라. YS 서거 이후 문민정부에 대한 재평가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정치지도자나 국가지도자에 대한 공정한, 그리고 균형 있는 평가는 반드시 필요하다. 만일 객관적인 평가를 하지 않는다면, 미래에 훌륭한 지도자가 나오기 힘들다. 그런 의미에서 YS에 대한 재평가작업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YS의 가장 큰 업적이 뭐냐, '잘못된 제도와 낡은 관행의 근본적 청산', '새로운 시대의 문을 연 미래비전 제시', '대탕평책', '철저한 의회주의' 등 네 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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