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2010년 07월30일
한반도선진화재단&한국경제 공동기획
교육희망은 현장에 있다
⑤ 수준별수업·교과교실제
부산 명호高 수준별수업, 최하위권 반에 교사 2명 투입해 밀착 수업
부산 명호고 학생들이 과학수준별 수업에서 실험ㆍ실습한 내용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명호고는 학생들 수준에 따라 6단계로 구성된 수준별 학습 시스템을 운영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사진 제공=부산 명호고등학교>
`학생들 성적은 올리고, 사교육비는 낮추고.`
부산의 신설 고등학교인 명호고등학교(교장 박찬규)가 꼼꼼한 수준별 학습으로 부산의 명문 고등학교로 떠오르고 있다. 이 학교는 수준별로 여섯 단계로 나눠 수업을 달리하고, 최하위권 두 반에는 교사 2명이 함께 수업을 하는 등 철저한 수준별 학습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명호고 수준별 학습 시스템은 4개 학급을 학생들 수준에 따라 여섯 단계로 나누는데 특히 최하위권 학생들을 위한 배려가 눈에 띈다. 20명 안팎으로 구성된 최하위권 반에는 교사 2명이 함께 지도하는 협력수업(co-teaching) 방식을 도입했다.
교사가 교단에서 강의하는 일반적인 수업 방식과 달리 교사는 5분 정도만 기본 개념을 설명하고, 나머지 시간은 개개 학생들에게 교사가 직접 붙어서 개인 과외처럼 가르친다.
학습 부진 학생들을 우수 학생들과 짝을 지어주는 `동료학생 학습 멘토링제`도 이 같은 취지로 이뤄지고 있다. 모르는 것이 있을 때 학생들이 교사보다는 아무래도 가까운 친구들에게 물어보는 것을 편하게 느끼는 경향을 반영한 것이다.
방과 후 교육 프로그램인 보층학습도 명호고에서는 수준별 맞춤형으로 운영하고 있다.
정규반과 별도로 8단계 수준반을 편성해 매일 8~9교시에 상ㆍ중ㆍ하 수준으로 구분해 수업 과목을 달리하면서 뒤처지는 학생 없이 모두 이해할 수 있도록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명호고는 또 학생 중심의 소수 특강을 운영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 특강은 학생들 스스로 공부할 과목과 교재, 교사를 정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야간자율학습 시간에 10명이 한 반을 스스로 편성해 영어와 수학은 물론 물리와 음악 등 14개 강좌를 무학년제로 운영한다.
아울러 학생들의 학업성취도 향상을 위해 학교가 자체적으로 학습지를 제작하고 있다. 자체 제작 학습지 제목은 `학이시습지`. `학이시습지 불역열호(學而時習之 不亦說乎), 배우고 그것을 때때로 익히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라는 뜻의 논어 첫 구절에서 따왔다. 단순히 수업을 듣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기주도 학습을 통해 스스로 익히게끔 선생님들이 밤을 새워가며 만든 학습지다. 매주 영어와 수학 15쪽 분량의 학습지 2권이 학생들에게 배포된다. 학습지는 그 주에 배운 교과 단원과 관련한 예습 자료, 쓰기 자료, 복습 자료, 심화 문제로 구성돼 있다.
학생들이 자율학습 시간과 가정에서 유휴 시간을 활용해 학습지를 풀면 교사들이 이를 회수해 개인별 첨삭지도와 조언을 해준다. 학생들의 학습지 활용도는 수행평가 태도영역(5%)에 반영된다.
박찬규 교장은 "처음에는 제출하기에 급급해 답만 베껴 내던 학생들이 선생님들의 첨삭지도를 받고 나서 틀린 답까지 하나하나 밑줄을 그어가며 최선을 다해 문제를 풀고 있다"며 "자율적으로 공부하는 태도로 바뀐 게 의미가 크다"고 덧붙였다.
이런 노력 덕에 명호고는 최근 교육과학기술부 조사에서 사교육 참여율 감소 폭이 41.4%로 전국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또 `사교육 없는 학교`로 지정된 부산 지역 34개교 중에서도 최고치를 기록했다. 1인당 사교육비도 47.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 원 포인트 컨설팅…수준반 편성, 최상ㆍ상ㆍ중ㆍ하 4단계면 충분
김승보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소장은 "신설 학교라는 특성상 정부의 재정 지원이 많았다. 교과부 지원이 끊기고 예산이 넉넉하지 못한 상황에서도 이런 수업 시스템을 지속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최하위권 반은 교사 2명이 협력수업을 하고 있는데, 학부모들이 직접 참여해서 선생님과 함께 수업을 하면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강기수 동아대 교육학과 교수는 "명호고는 공립학교라 교사들이 정기적으로 인사이동을 하게 된다"며 "인사이동에도 불구하고 수준별 수업 시스템이 제대로 운영될 수 있도록 부적응 교사를 참여시키는 방안이 제시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금봉 부산시 교육의원은 "명호고 수준반은 최상ㆍ상ㆍ중Ⅰ~Ⅲㆍ하 등 6단계로 중간그룹을 너무 세분화해 학생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교사도 힘든 것 같다"며 "교사ㆍ학생 모두 만족하고 노력한 만큼 성과를 낼 수 있도록 3단계로 나눈 중간그룹을 하나로 묶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부산 = 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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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목에 맞춰 준비된 교실이 수업완성도 높여
2010년 07월30일
서울 동대문중학교(교장 윤석원)는 지난해 교과교실제를 전면 도입한 이후 `학생, 학부모들이 가장 가고 싶은 중학교`로 바뀌었다. 한국교육개발원이 5~7월에 학생, 학부모, 교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중학교 만족도 조사 결과에서 동대문중은 3.65점(5점 만점)을 받아 우수 학교로 뽑혔다. 이때 전체 만족도 평균은 3.33점이었다. 이 학교 교사의 자리는 교무실이 아닌 교실에 있다. 교사가 수업 시간에 맞춰 교실을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학생이 해당 과목의 교사가 있는 교실로 찾아간다.
교실은 각 과목에 맞는 분위기로 꾸며져 있다. 영어 교실은 다양한 상황에서 회화 연습을 할 수 있도록 특정 상황을 연출하는 벽들이 미닫이문처럼 설치돼 있다. 가령 길을 찾는 상황에서는 학교 인근 약도가 그려진 벽을 꺼내는 식이다.
교과교실제 이후 이 학교는 45분 수업 시간을 온전히 수업에 쓸 수 있게 됐다. 종전에는 교사가 특별한 기자재나 소프트웨어 등을 준비해 오면 수업 시작 후 교실에서 세팅하는 데만 많은 시간이 걸렸다. 그러나 교과교실제에서는 교사가 각 교과 교실에 상주하면서 쉬는 시간 동안 진도에 맞는 기자재를 미리 준비해 놓을 수 있다. 윤석원 교장은 "과목별로 필요한 기자재가 미리 준비돼 있어 수업 완성도가 그만큼 더 높다"고 말했다.
교과교실제는 또 교사와 학생 간 스킨십을 높이는 계기도 됐다. 학생은 공부하다 모르는 것이 있으면 해당 교과 교실로 찾아가 질문할 수 있다.
진희자 연구부장은 "각 교과 교실 선생님 주변에 학생들이 모여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교과교실제가 정착되려면 무엇보다 교사의 이해와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교사들이 쉬는 시간에 수업 준비를 해야 하고 학생들과 상담까지 하다 보면 제대로 쉴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쉬는 시간에 놀지 못하고 이동해야 하는 불편을 호소하기도 했다. 진 부장은 "처음에 학생들이 불편해했던 것이 사실이지만 지금은 적응해서 오히려 학교 생활이 활기차게 변했다"며 "학교에 와서 계속 자는 학생이 없어진 것도 하나의 수확"이라고 말했다.
김승보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소장은 학생들이 쉬는 시간마다 교과 교실을 찾아 돌아다녀야 하기 때문에 분위기가 산만해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 문제는 같은 과목을 두 시간 이상 연속 수업하는 블록타임제 적용으로 일부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교과교실제로 인해 학생들이 교사들로부터 제대로 보살핌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윤 교장은 "조례와 종례는 담임교사가 있는 교실에서 이뤄진다"며 "조례 시간에 담임교사가 다른 학생들을 독서시키는 가운데 일부 학생들과 상담한다"고 말했다. 또 학생에게 1개의 동아리에 꼭 참여하게 한 뒤 동아리 담당 교사가 소속 학생을 관리하는 동아리 담임제도 병행해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용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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