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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선·조선 공동기획/서울 컨센서스] (4) 인적투자 효율화, 세계 지식생태계 활용
 
2010-03-02 10:04:36

 

[서울 컨센서스 10大 전략]

[4] 인적투자 효율화, 세계 지식생태계 활용

박정수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


대학, 연구비 대폭 확보… '지식창조 허브' 돼야
세계 일류대, 年 2조원 연구비 각국 두뇌 몰려와 경쟁력 향상
한국도 교수진 등 인프라 늘려 '지식 생산기지' 역량 키워야


21세기 지식기반 사회에서는 새로운 지식과 기술의 창출 능력이 국가와 산업의 경쟁력을 결정한다. 요즘 산업현장을 보면 그 의미를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지식창조기업의 대표주자인 미국 애플사(社)는 매킨토시(Macintosh), 아이팟(iPod), 아이폰(iPhone) 등 세 가지 제품만으로 지난해 매출액이 42조원이다. 애플의 시가총액은 212조원으로, 매출액 면에서 애플의 세 배 가까이 큰 삼성전자의 시가총액보다 약 90조원 더 크다.

현재 세계에서 지식창조 능력이 가장 뛰어난 나라는 미국이다. 2009년 물리·화학·의학 등 기초분야의 노벨상 수상자 9명 중 8명이 미국 국적이다.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은 세계 최고의 대학·연구소들과 그곳으로 몰려드는 우수 인재 덕분이다.

반면 한국은 대학진학률 면에선 세계 최고지만 세계 100위권에 드는 대학은 손에 꼽을 정도로 얼마 되지 않는다. 고급 두뇌들을 끌어모아야 할 절박한 상황에서 한국의 우수한 학생들이 오히려 선진국의 대학으로 떠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국이 지식창조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무엇보다 대학이 지식생산기지로서의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우선 대학을 인적투자의 효율성이란 측면에서 바라봐야 한다. 대학 졸업을 앞둔 학생의 역량이 입학시점과 비교할 때 얼마나 나아졌는가라는 관점에서 대학의 역량을 평가해야 한다는 뜻이다.

대학은 학생을 제대로 교육시켜 유용한 인재로 키워야 하는 것은 물론, 미래의 최첨단 산업을 선도할 인재를 배출하는 높은 교육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세계 각지의 우수인재가 몰려드는 지식생산의 허브가 될 수 있다.

그러기 위해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있다. 우선 세계 수준의 연구비 확보다. 세계은행의 자밀 살미(Salmi) 연구원에 따르면, 미국의 하버드, 스탠퍼드, MIT와 영국의 옥스퍼드, 케임브리지 등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학교는 대부분 연간 2조원 이상의 연구비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일류 교수와 인재를 유치해 최첨단 연구성과를 창출하려면 선진국의 연구중심 교육기관 수준에 버금가는 연구비는 필수적이다.

또 대학교가 연구기능을 강화·활성화하려면 학부인력을 대폭 축소하고 대신 일반대학원과 전문대학원의 학생수를 과감하게 확대하는 대전환이 필요하다.

작지만 경쟁력 있는 학부교육 중심대학도 육성해야 한다. 미국의 하비머드(Harvey Mudd College), 버크넬(Bucknell University), 윌리엄스(Williams College) 대학 등이 참고할 만한 사례다. 이 대학 출신들은 일류대학원에 진학하거나 타 대학 졸업생의 1.5배 이상의 연봉을 받으면서 사회에 진출하는 등 최고의 교육성과를 인정받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교수도 중요하다. 동료들이 평가했을 때 세계 최고 5% 안에 든다는 평가를 받는 교수들이 전체 교수의 20%는 돼야 한다. 그래야 '최상의 연구 성과 창출→연구자금 및 우수학생의 확보→대학의 명성 제고→최고 교수 추가 확보와 인프라 구축 여건 마련→최고의 연구 성과 창출'이라는 선순환 고리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다양한 교육수요를 고려해 다양한 교육목표, 미래형 교양 및 전공구조와 대학교육의 질(質) 관리를 혁신하는 것도 필요하다. 대학이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려는 노력도 중요하지만 선발한 학생들을 잘 양성하여 그들의 지식과 능력을 향상시키는 일은 훨씬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대학들이 시장경제 메커니즘 속에서 제대로 움직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인적자원 개발 시장에 독자적으로 참여해 자신의 노력과 성취에 따라 평가받고 퇴출당할 수 있어야 한다. 그 전제조건으로 필요한 것이 더 적극적인 대학 자율화이다. 대학이 각자의 핵심역량을 바탕으로 '오직 하나뿐(only one)'인 특성화된 교육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학과, 정원, 입학생 선발 방식 등을 자율화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다양한 유형의 대학들이 각기 다른 리그에서 경쟁할 수 있게 된다.

그러기 위해 대학평가제도와 교수채용, 업적평가 제도를 대학 유형 리그별로 차별화하는 방안도 생각해볼 만하다. 이를 위해선 국가 차원의 전문성과 신뢰성을 갖춘 고등교육 평가체제를 갖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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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컨센서스 10大 전략]

"우물 밖 보라" 국경 사라진 캠퍼스 전쟁

(유석재 기자 : karma@chosun.com)


美스탠퍼드 대학원생 33%가 유학생…
英옥스퍼드 교수 38%가 타국 출신…
홍콩 교수 승진심사 때 외부 전문가 참여


요즘 세계 일류 경쟁력을 갖춘 선진국 대학에선 '국경'이 사라지고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 대학원생 중 33%는 94개국에서 유학 온 학생들이다.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 중 38%는 '영국인'이 아닌 다른 나라 출신이다. 미국 MIT는 공개강좌 프로그램인 OCW(Open Course Ware)를 온라인상에 개설해 세계 어디에서든 수강할 수 있게 했다.

유럽도 1990년대 후반부터 국경을 넘어선 '교육통합'에 나섰다. 1999년 유럽 29개국 교육부 장관들이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모여 추진하기로 한 '볼로냐 프로세스'가 대표적이다. 유럽 어느 대학을 졸업해도 다른 나라에서 인정받을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주요 내용은 국가 간 학위인증 체제 구축, 학위과정의 학·석·박사 3단계 일원화, 학생·교수·연구자 확산 등이다.

1987년 도입된 '에라스무스 프로그램'도 유럽 대학의 국제화에 큰 역할을 했다. 이 프로그램은 유럽 학생들이 유럽 내 다른 나라에서 학업을 할 수 있도록 학생과 연구자의 이동을 지원하고 다른 국가의 학점을 인정받을 수 있는 폭을 늘렸다. 2004년엔 유럽 이외 지역 학생들이 유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에라스무스 문두스'가 시작됐다. 2004~2008년 에라스무스 문두스를 통해 140여개국의 학생들이 교류했고 6181명이 장학금을 받았다.

"우물 밖을 보라(Think outside the box)!"는 구호를 내걸고 영어 공용화(公用化)와 국제수준의 학사관리로 경쟁력을 강화해온 홍콩과기대(HKUST)는 교수 승진심사를 할 때 외부 전문가의 의견을 참고한다. 승진심사를 앞두고 해당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 6~7명에게 "이 사람을 당신네 대학에서 채용해도 만족하겠느냐"고 물어 답을 들은 뒤, 이를 근거로 학내 인사위원회가 무기명 투표로 승진을 결정한다. 교수 중 30~40%는 정년 보장을 받지 못한다. 그 결과 교수들 간에 치열한 연구 분위기가 조성돼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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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컨센서스 10大 전략]

"개도국서 1년에 1명씩은 장학생 뽑아 한국 초청을"

천세영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원장)

 

로마는 출신지역과 성분을 가리지 않고 유능한 인재에게 로마시민권을 주었다. 그리고 그중 가장 유능한 시민, 즉 1인자를 황제로 삼을 수 있었기에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제국이 될 수 있었다.

미국 대학들은 20세기 초 전쟁과 박해를 피해 온 세계 각지의 우수 인재들을 받아들여 원자폭탄을 만들고 우주과학을 개척하면서 수퍼파워가 되는 데 필요한 기반을 닦았다. 오늘날 미국 대학의 힘은 아인슈타인, 하이에크 등 위대한 학자들이 MIT와 하버드 등에서 연구하면서 남겨둔 업적 덕에 더욱 강해질 수 있었다. 풀브라이트 장학재단이 전 세계 젊은 인재들을 미국으로 초청해 대학 캠퍼스와 실험실에서 마음껏 재능을 꽃피울 수 있도록 한 것도 큰 도움이 됐다.

2007년 OECD 통계에 따르면 약 300만명의 대학생들이 자기 나라가 아닌 외국에서 공부하고 있으며, 그중 25%가 미국의 대학을 선택하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 유학생은 약 4만명 수준에 불과하고, 그중 95%는 아시아 유학생들이다. 그러나 이들이야말로 우리에게는 참으로 소중한 보배이자 인재이다. 그들은 '경제 기적의 나라 대한민국'을 배우고 싶어한다. 동시에 그들은 우리가 가지지 못한 다양성을 더해주는 역할도 한다. 무엇보다도 그들은 열악한 연구환경을 뒤로하고 유학을 떠나버린 한국 학생들의 자리를 채우고 실험실을 지키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미국과 로마가 했던 것처럼 이들을 보듬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장학제도가 미비할 뿐만 아니라 이들의 학업을 어렵게 하는 언어와 문화장벽을 낮춰주는 노력도 부족하다. 한국으로 유학 온 학생들이 어렵게 공부를 하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종국에는 실망감만 안고 돌아가는 학생들도 많다.

2009년부터 한국형 풀브라이트 사업이라고 할 수 있는 '글로벌 스칼러십 제도'가 도입되기는 했다. 그러나 아직은 시작에 불과하다. 전 세계 190여개 국가 중 OECD회원 30여개 선진국을 제외한 160개국을 대상으로 최소한 1년에 1명씩 장학생을 선발해 한국으로 초청해야 한다. 그들은 우리가 가난하던 시절 외국의 지원을 받아 현지로 가서 공부한 학생들이 했던 것과 마찬가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과거 우리 유학생들이 현지의 선진학문을 배우는 동시에 그들이 필요로 하는 다양성과 활력을 더해주었듯이, 한국을 찾는 개도국 출신 유학생들 역시 자신들의 나라와 한국을 동시에 살찌우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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