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4-05 08:55:35
한선재단 ‘금요정책세미나’ 우마이 마사유키 시즈오카대 교수
“일본인들 경제 부흥에 최고 관심…한류 열풍은 여전”
“일본인들 경제 부흥에 최고 관심…한류 열풍은 여전”
김소정 기자 bright@dailian.co.kr | 2013.03.29 17: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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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반도선진화재단이 29일 연 ‘일본인의 한국에 대한 의식이 변하고 있다’란 주제의 금요정책세미나에서 우마이 마사유키 시즈오카대학교 교수(사회학교육, 전 경희대 교육학과 객원 연구원)는 “일본에서 자신의 실수로 취임 1년만에 총리직을 사임했던 아베 정권을 재창출시킨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이명박 대통령과 한국 국민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선재단 제공 |
독도와 위안부 문제 등으로 최근까지 한국과 일본이 팽팽하게 대립했지만 정작 일본 국민들의 최고 관심은 경제회복에 있고, 상대적으로 역사 문제엔 관심이 없다고 한다.
한반도선진화재단이 29일 연 ‘일본인의 한국에 대한 의식이 변하고 있다’란 주제의 금요정책세미나에서 우마이 마사유키 시즈오카대학교 교수(사회학교육, 전 경희대 교육학과 객원 연구원)는 “일본에서 자신의 실수로 취임 1년만에 총리직을 사임했던 아베 정권을 재창출시킨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이명박 대통령과 한국 국민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말 총선 과정에서 아베 신조 총리가 우경화의 바람을 일으키며 정권을 되찾은 배경에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천황의 사과를 요구한 발언이 있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우마이 교수는 “지난 선거 때 일본 사회는 급속하게 우경화로 빠져드는 것처럼 보였지만 지금 일본의 아베 총리나 자민당은 결코 한국을 적으로 만들면 안 된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아베 총리는 취임하자마자 국민 앞에 ‘선거 과정에서 보여왔던 한국에 대한 비판적 견지는 이제 국익에 도움이 안된다’고 당당하게 밝히고 즉각 태도 변화를 보였으며, 자민당 간사장 역시 ‘한국과 일본이 대립해서 가장 기뻐할 나라가 어디인지 생각하라’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그는 이어 “이제 여론은 일본의 경제 부흥에 한국이 플러스인가 아닌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서 “G2로 부상한 중국에 경계심이 큰 데 비해 한국에 대해선 문화적 동경심이 강하다”고 말했다.
이런 분석은 일본에서 가장 이념에 쏠림이 없는 일본경제신문의 보도 내용을 기준으로 한 것으로 그는 “우익 성향이 강한 산케이신문이나 가장 좌측에 있는 아사히신문 등에 비해 외국인들이 가장 참고할 신문이 일본경제신문”이라며 “이 신문의 보도 기조를 보면 아베 총리의 취임 직후 한국에 대한 비판은 중단됐고, 센카쿠 열도를 제외하고 모든 관심은 오로지 경제 문제에 맞춰져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우아미 교수는 현재 일본 내에서 식지 않은 한류 열풍을 소개했다. “일본의 대표 방송 모두 낮시간에 한국 드라마를 방영하는 것은 물론 일본의 성인 남성 가운데 소녀시대를 싫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지금 일본에선 ‘고대 한국의 역사와 영웅’, ‘조선왕궁 왕비들의 운명’, ‘조선왕조 역사와 인물’ 등 조선의 역사를 소개한 단행본이 샐러리맨과 주부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면서 이미 수만부가 팔려나간 상황”이라고 그는 말했다. 즉 일본인들 사이에서 한국의 노래와 드라마는 물론 역사와 최근 애니메이션까지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는 것이다.
우마이 교수는 “눈에 띄는 일본 가수가 없는 상황에서 소녀시대가 방송을 석권하고, 삼성을 중심으로 하는 한국 회사가 일본 전기 메이커를 모두 굴복시켰다”면서 “지금 일본인들은 문화와 경제 두가지 면에서 한국을 체험하면서 라이벌로 성장했음을 실감하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다만 그는 “역사 문제에선 한국에서도 세대간 인식의 차이가 있는 것처럼 일본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한다. 특히 “일본 대학생들은 과거 일본 정부에 전쟁의 책임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고, 고등학교·중학교 역사교과서에도 이에 대해 웬만큼 기술돼 있지만 대부분의 일본 청년들은 과거 정부의 잘못을 개인적의 책임으로 여기지 않는다”고 했다.
이는 “전쟁 이후 일본의 학교에서 국가와 개인을 분리시키는 교육을 지속적으로 해왔기 때문으로 과거 역사에 대해 한국이 아무리 ‘책임지고 사과하라’고 주장해도 다수의 일본인들은 이를 정부의 문제로 여기고 한걸음 뒤로 물러서있는 형편”이라고 설명하는 그는 “선거 이후 일본은 중국과 본격적으로 경쟁하기 위해 경제 부활을 최대 과제로 삼고 한국에 대한 자신들의 감정을 최대한 낮추고 있다”는 의미심장한 말도 남겼다.
이날 박세일 한선재단 이사장은 “한국과 일본에 동북아 문제라는 공통된 과제가 있다”면서 “이제 일본은 역사 논쟁에서 벗어나 한반도 통일이 궁극적으로 일본의 미래에도 이익이 된다는 점을 깨닫고 중국과 미국 설득하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 그런 과정에서 한·일 문제도 풀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데일리안 = 김소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