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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北 3차 핵실험 후폭풍/북핵 딜레마에 빠진 한국]<1>핵 불균형 현주소
 
2013-02-14 09:19:32


[北 3차 핵실험 후폭풍/북핵 딜레마에 빠진 한국]<1>핵 불균형 현주소

핵주권 스스로 내려놓은 한국, 北 ‘절대무기’의 인질 전락


북한의 3차 핵실험이 몰고 온 한반도의 핵 위기는 1차(2006년), 2차(2009년) 핵실험 때와는 전혀 다른 차원이다. 북한의 핵무장이 코앞의 현실로 성큼 다가온 것이다. 한국의 안보는 끝없이 고조되는 북한의 핵위협과 국제사회의 엄격한 비핵화 규범 사이에서 길을 잃고 있다. 사상 초유의 안보 딜레마에 휩싸여 옴짝달싹 못하는 샌드위치 신세가 돼버렸다.

정치권 일각에선 비핵화 정책에 종지부를 찍고, 핵개발을 하거나 대북 선제타격을 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지만 현실적 한계와 제약이 적지 않다. 그렇다고 북한의 ‘핵 공갈’에 국가의 운명을 맡길 수도 없다.


○ 현실로 다가온 북한의 핵공격 위협

북한은 3차 핵실험 이후 핵탄두의 소형화 경량화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정보당국은 ‘과장’이라고 평가했지만 핵보유국들의 핵무기 개발과정을 볼 때 개연성이 있다. 몇 년 내 핵탑재 미사일이 한국을 조준하는 상황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얘기다.

10∼20kt(킬로톤·1kt은 TNT 1000t에 해당하는 폭발력)급 핵미사일은 발사 3∼5분이면 서울 상공에 도달해 폭발한다. 단 1기로 적게는 수십만, 많게는 100만 명이 넘는 인명 피해가 발생하고 서울은 완전히 초토화된다. 개전 초기나 궁지에 몰린 북한이 여러 기의 핵미사일을 서울과 수도권에 투하할 경우 그 피해는 가늠조차 하기 힘들다.

군 당국은 북한이 서북 도서나 수도권에 대해 기습도발을 감행하면서 핵미사일로 서울을 조준해 아군의 반격을 저지할 가능성을 가장 우려한다. 북한이 미국 본토를 겨냥한 핵탑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배치할 경우 유사시 미국의 대한(對韓) 안보 공약도 크게 위축될 수 있다. 미국이 뉴욕이나 워싱턴에 대한 핵공격 우려로 한국 안보에 적극 개입하기 힘든 상황이 초래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군 관계자는 “이대로라면 북한의 ‘핵 인질’로 전락한 한국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안보 불능사태’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 남북 핵개발의 극단적 불균형

이런 사태가 초래된 주된 원인은 비핵화 정책이라고 지적하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다. 북한이 끈질기게 핵 개발에 몰두하는 동안 한국은 ‘비핵화’에 발목이 잡혀 잠재적인 핵개발 능력 등 핵 주권을 스스로 포기해야 했다. 실제로 1992년 평화적 목적의 우라늄 농축과 핵재처리까지 포기한 비핵화 선언은 북한에 한국이 절대 핵개발을 할 수 없다는 보증을 해준 셈이 됐다.

비핵화 약속을 준수한 한국은 안보 측면에선 결과적으로 ‘바보’가 돼버렸다. 북한의 핵 무장력 강화는 사실상 방치돼 남북 간의 극단적인 핵 불균형을 초래했기 때문이다. 한반도 비핵화 선언 직후부터 북한은 모든 방법과 수단을 동원해 치밀하고 신속하게 핵개발을 진행해왔다. 1993년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전후해 플루토늄을 추출한 데 이어 2000년대 들어 비밀리에 고농축우라늄까지 확보했다. 6자회담은 핵개발에 필요한 시간을 벌기 위한 기만과 지연 수단에 불과했다. 국제사회는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것으로 보고 ‘레드라인(금지선)’을 거듭 양보했지만 북한은 3차례의 핵실험을 거쳐 핵무장국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

반면 한국은 핵확산금지 레짐(체제)의 철저한 감시 속에 어떤 종류의 핵개발도 할 수 없었다. 일부 과학자가 2000년 극소량의 우라늄 농축실험을 한 사실을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신고하지 않은 것이 4년 뒤인 2004년에 IAEA에 적발돼 이른바 ‘남핵(南核) 파동’을 겪기도 했다. 정부 당국자는 “한국 핵 주권의 초라한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 대표적 사건”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반도 주변국은 이미 핵 강대국이거나 언제든지 핵보유국에 오를 수 있는 여건을 갖췄다. 1960년대 후반 핵보유국이 된 중국은 240여 기의 핵탄두를 갖고 있다. 일본도 사실상 ‘준(準)핵보유국’으로 봐야 한다. 지난해 일본 정부가 발표한 플루토늄 보유량은 30t에 달한다. 수천 기의 핵폭탄을 만들 수 있는 양이다.


○ 북핵 대응에 ‘눈’만 있고 ‘주먹’이 없다


북한의 핵위협이 날로 고조되지만 우리 군의 대응수준은 빈약하다. 이지스구축함과 장거리레이더 등 북한의 핵미사일을 탐지할 수 있는 ‘눈’만 갖췄을 뿐 이를 요격할 PAC-3, SM-3 미사일 등 ‘주먹’이 없다. 군은 2015년까지 PAC-3 미사일을 도입하기로 했지만 예산 문제와 미국 미사일방어(MD) 체제 참여 논란으로 원활히 이뤄질지 장담할 수 없다. 권명국 전 방공포병사령관(예비역 공군 소장)은 13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주최 세미나에서 “합참에 미사일방어 담당 장교가 1명도 없고, 국방부엔 방공포병 대령 1명뿐”이라며 “이처럼 대응수단이 없어 북한의 위협이 먹혀들어 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 큰 문제는 북한 핵위협에 대한 무방비 상황이 2015년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이후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군 당국은 북한 전역의 차량탑재 탄도미사일을 30분 내 탐지해 파괴할 수 있는 ‘킬체인(Kill Chain)’을 당초 계획한 2015년보다 앞당겨 구축하기로 했다. 하지만 기술적 검토 과정에서 늦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벌써 나온다. 또 탐지와 식별은 미국의 정보자산에 의존하고, 결심과 타격은 한국군이 맡는 이중적 운용체계로는 북한 핵미사일의 위협에 완벽히 대처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현재로선 탄도미사일의 사거리를 최대한 늘리고, 미사일방어 체제를 조속히 구축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이정은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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