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영우 "감당못할 대가줘 北 핵무기 환상 깨야"
"중국, 북한 정권 블랙홀 될 수 있어"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천영우 대통령 외교안보수석은 30일 "핵무기에서 구원을 찾을 수 있다는 생각을 북한이 버리도록 만들어야 한다"면서 "환상을 깰 수 있도록 하는 최상의 방법은 더이상 북한이 감당하지 못할 수준으로 국제사회에 저항한 대가의 수준을 높이는 것"이라고 밝혔다.
천 수석은 이날 한반도선진화재단ㆍ미국 헤리티지재단 등의 주최로 열린 세미나에 참석,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외교적 접근법에 한번 더 기회를 줘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북한이 생존과 핵무기 둘 중 하나를 선택토록 해야 한다. 다른 옵션이 허용되어서는 안된다"면서 "북한을 정말 아프게할 모든 조치들을 취해보면서 동시에 거부할 수 없는 비핵화 혜택을 보여줘 북한의 진정한 의도를 시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 지도부는 핵무기를 그들의 신권정치 성배로 여긴다"면서 "모든 조치를 취해서 북한이 제재조치에 고통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란에 가하는 조치처럼 부담이 되는 조치를 취한다면 북한은 우리 경고에 귀를 기울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조금씩 작은 제재를 더하는 것은 더 나쁜 행위를 저지르고도 빠져나갈 수 있다는 것을 가르쳐줄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은 핵 야망과 경제개발을 동시에 추진할 수 없다"면서 "북한 정권이 핵 야욕에 집착하는 한 외부 원조를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의 협상력 강화를 위한 방어ㆍ공격역량 강화,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통일정책 추진,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기 위한 총력 경주 필요성도 제기했다.
구체적으로 "리더십을 변화하려고 하는 것보다 아주 풀뿌리 수준에서부터 변화에 대한 압력을 쌓아가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고 효율적"이라고 제언했다.
천 수석은 북한의 미래와 관련, "신권정치의 최고 성직자랄 수 있는 김정은이 어느 정도까지 신자들(주민)의 마음과 이성을 붙잡을 수 있느냐도 변수"라면서 "북한 외부에 대한 진실은 주민들의 (정권에 대한) 믿음을 파괴할 수 있는 위험한 바이러스"라고 밝혔다.
또 북한 내부의 소득격차, 북중간 소득격차를 거론하면서 "북한 주민들은 자신의 곤궁과 지도부를 불신하게 될 것이고, 북한 정부가 이를 설명하지 못한다면 북한 주민은 지도부를 불신하게 되고 주민은 고통을 받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북한이라는 빈곤의 섬이 (중국이라는) 번영의 바다 속에서 생존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라면서 "중국은 북한 정권에 대한 블랙홀이 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이밖에 북한의 정상국가화 전망과 관련, "북한을 정상국가로 이끄는 것은 지나치게 야심찬 목표로 통일보다도 더 어렵다"면서 "단계적이고 현실적인 목표는 북한을 덜 위험한 국가가 되도록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북한 상황과 관련, "쇠약해져 가는 국가통제 체제, 지속적인 경제 실패, 확대되는 시장 등의 변화들을 볼 수 있다"면서 "북한의 젊은 지도자도 근본적으로 북한이 뭐가 잘못돼 있는지는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현 정권의 업적은 다음 정부가 북한을 대응하는데 훨씬 더 쉬워지도록 한 것"이라면서 "북한은 (한국 새 정부의) 작은 친절한 말에도 훨씬 더 많은 반응을 보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세미나는 ▲북한 정상국가화를 위한 한국과 주변4강의 수단 ▲북한 급변사태 관리 ▲한반도 평화 안정 등을 주제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