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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조선] 한나라당 위기? 시대정신에 맞는 비전과 정책 부재 탓
 
2012-01-09 17:13:14

“한나라당 위기? 시대정신에 맞는 비전과 정책 부재 탓”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의 진단

 

지난 12월 9일 오전 9시30분 서울시 중구 필동 충무빌딩 407호. 박세일 이사장을 만나기 위해 한반도선진화재단(이하 한선재단)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탤런트 송승환씨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송씨는 40~50대로 보이는 10여명의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었다. 사무실을 잘못 찾아왔나 싶어서 다시 입구 현판을 확인해 보니 한선재단이 틀림없었다. ‘난타’ 제작자로 대중에게 익숙한 송씨가 이른 아침부터 한선재단을 찾은 이유가 궁금했다. 이상백 사무처장은 이에 대해 “매주 금요일 오전 7시30분부터 김밥(조찬) 세미나를 열고 있다. 이번주 주제가 문화산업인데 초빙강사로 송승환씨를 모시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이사장이 2006년 8월 설립한 한선재단은 지난 5년간 통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각 분야별 정책을 만들기 위해 매주 각종 세미나와 토론회를 개최해 왔다. 이를 통해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정책들을 하나씩 확립해 왔다는 게 이 처장의 말이다. 한선재단은 현재 박 이사장이 추진하고 있는 합리적 진보와 개혁적 보수의 통합을 기치로 내건 이른바 대(大) 중도신당의 산실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송승환씨가 세미나 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고 떠난 뒤 박 이사장과 마주 앉았다. 박 이사장은 “내가 이런 거 좀 안 하고 살아야 하는데, 늘 바쁘네”라며 말문을 열었다. 서울대 교수 출신인 그는 17대 국회에서 한나라당 비례대표 의원과 정책위 의장을 지냈다. 정책위 의장이던 2005년, 박근혜 대표가 이끌던 한나라당이 여당인 열린우리당이 밀어붙인 행정도시법에 합의해주자 “수도 이전”이라고 박근혜 대표와 여야 모두를 비판하며 의원직을 중도 사퇴했다.
   
   박 이사장을 찾아간 이유는 위기에 처한 한나라당의 진로에 대한 의견을 듣기 위해서였다. 당초 박 이사장은 “남의 집(한나라당) 얘기라서 내가 말할 사안은 아닌 것 같다”면서 주저하다가 “‘친정’의 위기를 진단해 달라”는 거듭된 인터뷰 요청을 결국 받아들였다. 박 이사장은 한나라당의 위기에 대해 “시대정신에 맞는 새로운 비전과 정책을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우리 사회의 한 축인 한나라당은 선진화와 통일 등 미래 과제에 대해 고민하지 않고 그저 시간의 흐름에 몸을 맡겨 왔다”고 비판했다. 그는 “과거 나름대로의 확신이 있었던 산업화 세력과 비전이 있었던 민주화 세력이라는 역사적 양대 세력이 이제 해체되는 시기에 왔는데도 정작 한나라당은 이걸 모르고 있다”며 “우리 재단이 통일과 선진화에 대한 세미나와 토론회를 갖는 건 새로운 역사 주체에게 바통을 제대로 넘겨주기 위한 나름의 의지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 한나라당에서 탈당설이 나오고 있다. “탈당 가능성이 점쳐지는 사람들은 나와도 가깝게 지내는 후배들이다. 앞으로 좀 만나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 홍준표 대표가 쇄신안을 내고 사퇴했다. “깊이 생각하고 멀리 내다봐야 한다. 당장 여론에 쫓기고 국민 신뢰가 떨어지니까 조급함이 컸을 것이다. 하지만 신속하고 빠른 행동보다 어떤 정신적 가치를 세우고 방향을 잡을 것이냐가 더 중요하다. 한국 정치는 가치의 정치가 아니라 이익의 정치였다. 권력을 잡으면 나눠 갖는 식이었다. 이제 국민은 이런 정치에 지쳤다. 실망한 표심은 시민운동 세력 쪽으로 갔다. 대한민국의 과제가 무엇인지, 무엇을 위한 정치를 할 것인지, 누구를 내세울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방향을 재설정해야 할 것이다.”
   
   - 한나라당이 쇄신의 방향을 잘못 잡았다는 의미인가. “변화와 개혁을 하겠다면 그 방향성이 정해져야 한다. 왜 한나라당이 존재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한다면 쇄신이 가당키나 한 얘기냐. 해체냐 아니냐의 문제는 그 다음 문제다. 새로운 대한민국을 이끌 비전과 가치가 안 보인다. 적어도 그 방향성은 있어야 하는데….”
   
   박 이사장은 한반도 주변 정세가 어려움에 직면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치세력이 국제관계의 변화를 예상하고 대비책을 만들어야 하나 정치권에서 논의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자신이 정치권의 각성을 촉구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한다. “2009년 이후 중국이 대외 강경팽창 노선을 걷고 있다. 내부적 문제도 많아 중국 지도자들로서는 팽창의 유혹을 받고 있다. 미국도 전략의 중심지를 유럽에서 아시아로 바꾸고 있다. 미·중 간 패권경쟁이 가시화될 수 있는 상황이다. 러시아와 일본도 한반도 주변으로 시각을 돌리고 있다. 내가 볼 때 100년 전의 상황으로 돌아가는 느낌이다. 지금 필요한 건 바로 국민 통합이다. 통일의 비전을 제시하고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해야 할 때다. 우리가 분단된 채 섬으로 남아 있을 경우 패권경쟁이 격화될 때 우리 역할은 굉장히 축소될 것이다. 집권여당의 각성이 필요하다.”
   
   박 이사장은 “지금처럼 지역주의에 안주하거나 이념 논쟁에 치중할 경우 남북통일은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여의도 정치’의 한계도 지적했다. “모든 정치가 여의도에 국한되는 방식의 정치구조에서 탈피해야 한다. 정치가 여의도를 벗어나 국민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거기서 미래의 가치를 국민과 공유해야 한다. 여의도에서 기득권을 지키려는 정당은 존재하기 어려운 시대다.”
   
   박 이사장은 양당 구도의 폐해를 극복하지 못한 책임도 현 정치세력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양당 구도는 근본적으로 분열을 조장한다. 지역을 볼모로 한 양당 구도, 이념으로 다시 나눠 먹는 정치공학적 구도는 나라 전체로 보면 굉장한 마이너스”라고 지적했다.
   
   박 이사장은 그 결과 한나라당은 물론이고 민주당조차 “(수명이) 다해 가고 있다”고도 말했다. 10·26 재보선처럼 시대 흐름과 요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여야 모두 현재의 리더십으로는 정당을 지속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박 이사장의 주장이다. 그래서 박 이사장은 “기존 정당과 다른 전혀 새로운 정치세력과 틀이 등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나라당을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계속 역할을 해야 한다고 믿는다면, 백지 상태로 놓고 새로운 내용을 담을 것을 권하고 싶다. 사람이 바뀐다고 될 일이 아니다. 사회적으로 명망이 있고 비교적 깨끗해 보이는 사람을 데려와 새판을 짜는 식으로는 더 이상 국민에게 감동을 줄 수 없다.”
   
   박 이사장은 한나라당 쇄신파가 국민에게 감동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했다. 그는 “한나라당의 개혁을 주장하는 쇄신파의 모습에서는 권력투쟁적인 이면도 비친다”며 “내가 경험한 바로는 한나라당 내부에는 개혁의 동력을 찾을 수 없다. 기득권을 버리지 못하고 시대 요구를 거부하는 세력은 정치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은 한나라당의 후보를 대통령으로 뽑아줬고 한나라당을 다수당으로 만들어줬다. 좋은 정책을 계승하고 잘못된 것은 고치는 소신이 필요했다. 그러나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풀지 못했다. 내부 싸움만 했다. 이제 와서 비판하는 것 자체가 의미 없지만 국정을 이끌었던 사람들은 국민 앞에 석고대죄해야 한다.”
   
   박 이사장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대해서도 “지도자가 될 준비가 부족해 보인다”고 평가절하했다. “안철수 교수가 던져준 메시지는 기존 정당은 안 된다는 거다. 아직 안 교수가 현실적인 대안은 아니다. 대한민국을 어떻게 이끌지에 대한 비전과 철학을 얘기한 적이 없다. 지도자가 되겠다면 준비를 해야 한다. 국가 경영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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