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2010/4/9
美中日러 전문가 인터뷰
조선일보와 한반도선진화재단이 7~8일 서울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주최한 '한반도 통일 전략과 동북아 공동번영의 비전' 국제콘퍼런스에 참석한 각국 전문가들은 통일이 새로운 동북아시대를 열기 위한 필요조건이라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 본지는 미·중·일·러의 대표 전문가 4명을 인터뷰했다.
◆랄프 코사 소장
랄프 코사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태평양 포럼 소장은 "북한 비핵화 문제는 미국이 앞장설 수도 있지만 한반도 통일을 비롯한 장기적인 과제는 전적으로 한국이 주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반도 평화체제를 논의할 때 어떤 경우에도 한국이 배제되는 상황이 조성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는 "북한은 핵무기를 협상용으로 개발한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생존에 필수적이라고 생각해서 만들었는데 이런 생각이 잘못됐다는 것을 깨닫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2009년 한·미가 합의한 '미래비전'에 한·미 동맹을 구체적으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했다.
◆왕자이방 부원장
왕자이방(王在邦) 중국 현대국제관계연구원 부원장은 "천안함 폭침(爆枕)이 북한 소행이란 점이 입증되면 한국이 북한의 사과를 요구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여전히 한국과 북한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고 했다.
그는 "(김정일의 후계자) 김정은은 아직 젊기 때문에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여지가 많다"며 "(김정은이) 중국을 개혁·개방으로 이끈 덩샤오핑처럼 변화할 가능성도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그는 "경제는 모든 이의 생활에 관련된 것이고 (북한이) 경제개혁을 하면 개방이 뒤따라 올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북한은 이해하기 어려운 국가인데 그저 붕괴할 가능성을 점치면서 흡수통일을 준비하는 것이 시간 낭비가 아니면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페도로프스키 센터장
◆알렉산드르 페도로프스키 IMEMO (국제경제 및 국제관계연구소) 아태 센터장은 "최근 중동에 민주화 바람이 분 것은 정치상황과 경제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가장 큰 원인"이라며 "북한이 교훈을 찾지 못하면 붕괴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결국 북한 정권에게 가장 위험한 것은 한국, 미국 등 외부로부터의 압력이 아니다. 비효율적인 시스템, 북한 주민들의 불만 등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살아남을지 붕괴될지가 결정된다"고 했다. 그는 "한반도의 통일은 동북아 주변국들에게도 도움이 된다"면서 "러시아에서 추진하는 항구 현대화와 남북종단철도(TSR), 시베리아횡단철도(TKR)는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 경제 발전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다나카 이사장
다나카 나오키(田中直毅) 일본 국제공공정책연구센터 이사장은 "한·미·일 등 국제사회가 북한에 핵 포기를 설득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북한이 자연스레 시장을 개방하도록 유도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북한이 시장을 개방하는 것은 일본뿐 아니라 동아시아 전체의 번영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며 "동아시아에 새 투자처와 일자리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최:조선일보·한반도선진화재단
이하원 기자 may2@chosun.com
김봉기 기자 knight@chosun.com
원문 링크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1/04/09/2011040900198.htm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