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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0월] 2020예산안: 공정하고 철저한 심의가 되기를 바란다
 
2019-10-01 14:12:37
첨부 : issue_focus_oct.pdf  

김원식 한반도선진화재단 조화사회연구회장


심각한 경제상황을 반영한 초대형 수퍼예산으로서 513조원의 2020예산안 및 2019~2023 국가재정운용계획이 국회에 제출되고 본격적으로 국회심의가 시작된다. 조국사태에 따라 지연된 시간만큼 심의기간이 줄어서 졸속 예산이 우려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각한 불경기에 거두어진 국민들의 혈세로 지출되는 것임을 유념해서 국회의원 모두가 2020년도 예산심사에 최선을 다해주기를 기대한다.

 

대통령 중심제의 국가경영에서 견제와 균형이 비교적 용이한 부문이 예산이다. 비록 국회가 심의권만 가지고 있지만 예산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켜주지 않으면 원칙적으로 정부는 법적으로 한 푼도 사용할 수 없다. 이는 국민들의 혈세를 꼼꼼히 따지고 한 푼의 누수없이 효율적으로 운용하도록 하는 것이 국회의 존재 이유이기 때문이다.

 


1. 세수환경 악화와 꼼꼼한 예산심의

 

2020년 당면할 우리나라의 경제환경은 미중무역분쟁, 과거청산을 둘러싼 한일 역사 갈등에서 비롯된 외교?통상분쟁, ‘R’로 상징되는 세계적 불경기 등이다.

 

수출주도국가에서 대외경제의 위축은 생산활동의 위축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미 100%에 이르던 대외의존도는 80%대로 하락했다. 내년에는 더 하락할 것으로 예측된다. 미중무역은 중국에 대한 중간재 수출국인 우리나라로서는 경제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한일 외교?통상분쟁은 일본에 대한 기술의존도와 부품의존도를 다변화하고 자체 생산한다고 하지만 중?단기적으로는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가장 인접한 국가가 갖고 있는 유리한 점을 포기하는 것은 엄청난 경쟁력의 상실을 의미한다. 우리 경제가 가지고 있는 세계경제의 공급체인(supply chain)을 재조정하고 안정화하는 데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더욱이 우리 경제는 지금까지의 글로벌 호경기에도 경기동조화를 하지 못했기 때문에 당장 부딪친 불황의 공포에 대응하는데 더욱 한계가 있다.

OECD는 최근 우리나라 올해 경제성장률을 2.4%에서 2.1%로 낮추었다. 국내의 LG경제연구소도 1%대의 성장률을 예상하고 있다. 치열한 글로벌경쟁시스템 하에서는 경제활성화와 함께 지속가능성이 중요한데 현재의 정부정책은 재정확대에만 집중함으로써 침체된 경제현실을 극복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우리는 남유럽 PIGS국가들 및 최근 베네수엘라와 아르헨티나의 재정파탄을 직시해야 한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하여 재정, 금융 그리고 기업 활동을 둘러싼 규제완화의 총체적 조합이 시급하다.



2. 국채 발행을 유발하는 가파른 예산 증가


문재인 정부는 불경기 대처 명분으로 3개년 연속 확장적 재정정책을 펼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예산을 편성한 21018년에는 7.1%, 20199.5%, 2020년도 9.3%나 증가한 확장지출예산으로 정부의 돈풀기는 지속되고 있다.

 

예산증가는 국민들의 조세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성장률대비 예산증가율은 올해 4.52배로서 금융위기였던 2009년의 13.25배를 제외하고는 가장 높다. 이는 국민들의 재정고통지수라고 볼 수 있다. 경제성장률을 초과하는 재정지출 증가율은 결국 국민들이 소비를 더 쥐어짜야하기 때문이다.

 

2020년 예산안은 9.3%의 정부지출 증가에 비하여 정부수입은 1.2% 증가에 그쳐 부족한 돈은 국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올해 338천억원의 적자국채를 발행한데 이어 내년에 602천억원을 발행할 예정이다. 국가채무 관리는 매우 중요하다. 이는 우리 경제의 대외신뢰도를 결정하는 주요 지표이기 때문이다.

 

국가채무는 국가수준의 정상적인 조달능력보다는 독자적 경제주체로서 정부가 어느 정도의 부담이 가능한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 2020년 국가채무 계획은 예산안 513조원 대비 805조원으로 예산안보다 57%나 많다. 예산안과 함께 발표된 중기재정수지에 따르면 국가채무는 올해 37.1%에서 내년에는 39.8%2.7%포인트 증가하고, 2023년에는 46.4%까지 상승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정부는 향후 5년간 약 10%포인트 증가하는 수퍼예산이 다년간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과 이후 중기예산의 문제는 의무지출의 증가와 함께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고령화, 저출산, 그리고 청년고용의 활성화 등을 위하여 더 많은 복지지출이 요구되는 데 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이에 따른 실효성이 입증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복지비는 평균증가율보다 훨씬 높게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020년 예산안에서 보건?복지?노동예산은 12.8%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이는 총 지출예산 증가율 9.3%보다 훨씬 높은 증가율이다. 이 가운데 일자리 예산은 21.3%나 된다. 이러한 일자리 예산 증가는 실업률 개선에 큰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더욱이 복지부문의 지출은 이미 중독 상태이기 때문에 객관적 성과를 창출하려면 더 많은 재정지출이 요구되는 악순환에 빠져 있다. 이제는 금단현상을 감수하고라도 복지시스템 개혁에 나서야 한다.

 


3. 포퓰리즘 복지 지출, 예타 면제 등 예산낭비 요인 제거


지난 해 부터 가시화된 불경기로 이미 금년 세수가 감소하고 있다. 부자증세를 요구하고 있지만 소득이 늘어나지 않는 상태에서 세수증대에는 한계가 있다. 경기가 전반적 불경기 상황에서 세수를 더 늘리는 것은 매우 어렵다. 세수가 늘어날 수 없는 상황에서 기초연금, 육아수당, 청년수당, 문재인케어 등 보편적 복지 확대에 따른 의무적 지출의 예산의 증가를 정상적인 세수로 충당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국회 2020년도 예산안 심의에서는 초()수퍼예산임을 감안하여 낭비요인 제거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특히 2020년 총선과 맞물린 관계로 예비타당성조사 완화 등 전형적인 포퓰리즘예산인 지역관련 예산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국회의원은 자치단체의 대표로서가 아니라 대한민국 국회의원으로써 예산심의를 해야 한다. 자신을 자치단체의 대표자로 인식하면 지역의회의원에 불과하다. 앞이 한 치도 보이지 않는 깜깜한 정국이지만 국회의원 모두 출신 지역은 잊고 공정한 자세로 예산안 심의에 임함으로써 국민들의 신의를 얻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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