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ansun Brief 통권327호
1. 러·북 전쟁 동맹관계의 확고한 복원
미사일과 탄약 등을 보내어 간접적으로 지원하던 북한이 이제는 병력을 보내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에 직접적으로 참전하고 있다고 한다. 국가정보원은 “북한이 지난 10월 8일부터 13일까지 러시아 해군 수송함을 통해 북한 특수부대를 러시아 지역으로 수송하는 것을 포착했고,” 이에 근거하여 “북한군의 참전 개시를 확인했다”고 한다. 1차로 1천500명이 러시아로 이동을 개시했고, 조만간 2차 수송 작전이 진행될 것이고 한다.
금방은 아닐지라도 전개된 북한군은 결국 전투에 투입될 것이고, 이로써 우크라이나 전쟁은 우크라이나를 정복하기 위하여 러시아 이외에 체첸과 북한까지 참전하는 국제전의 성격으로 비화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북한이 약 1만 명 파병할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세계대전을 향한 첫 단계”라고 주장했다. 북한군의 파병은 나토군의 우크라이나 파병을 촉발할 수 있는데, 이렇게 될 경우 우크라이나 전쟁은 제3차 세계대전의 도화선이 될 가능성이 높다.
북한의 이번 파병은 러시아와 북한이 냉전시절 소련과 북한 간에 체결했던 동맹관계를 복원했을 뿐만 아니라 전쟁 동참으로까지 강화했음을 제시하고 있다. 지난 6월 푸틴이 직접 북한을 방문하여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체결하였고, 그 속에 쌍방 중 어느 한쪽이 무력 침공을 받아 전쟁상태에 처하면 다른 쪽이 지체 없이 군사 원조를 제공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도 그것이 냉전시대의 동맹관계와는 다소 다를 것으로 인식했다. 그러나 이번 북한의 참전으로 과거 동맹보다 더욱 강화된 동맹으로 결속되었음이 드러났다.
북한의 이번 파병은 북한이 남한을 공격하는 등으로 도발할 때 러시아가 적극적으로 북한 편이 될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6.25전쟁과 같은 사태가 발생해도 과거와 같은 유엔결의안은 절대 통과될 수 없다. 오히려 러시아와 중국이 협력하여 한국의 방어를 제약하는 결의안이 상정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나아가 러시아가 상호주의에 입각하여 자신의 병력을 파병하여 북한을 지원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2. 러시아의 핵미사일 기술지원으로 미국 핵우산 약화 우려
이번 북한의 우크라이나 파병으로 당장 우려되는 것은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이다. 러시아가 북한의 파병에 대한 대가로 ICBM의 정확도와 성능을 향상시켜 줄 것을 요구하고, 이것을 러시아가 수용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될 경우 북한의 대(對)미국 공격력은 더욱 강화될 것이고, 미국은 본토에 대한 북한 핵미사일의 공격을 더욱 두려워하게 될 것이며, 결국 한국에 대한 핵우산 제공을 꺼릴 수밖에 없다. 한미동맹과 핵우산이 위험해질 수 있다.
이미 드러나고 있지만, 이번 북한의 우크라이나 파병으로 러시아는 상당한 경제적 지원을 북한에게 제공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유엔을 중심으로 한 경제제재가 무력화될 수 것이고, 결국 북한에 대한 한국과 미국의 유효한 카드는 없어지게 된다. 경제제재가 두렵지 않은 북한은 더욱 막무가내로 행동할 것이고, 북한의 지도부는 그렇게 유입된 자금을 핵미사일 고도화와 전쟁 준비에 사용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현 북한 정권의 정통성은 높아질 것이고, 북한 지도자들은 주민 통제를 더욱 강화함은 물론, 남한 공격에 대하여 더욱 큰 자신감을 갖게 될 것이다.
가장 심각한 우려는 러시아의 사주에 의한 북한의 대리전쟁(proxy war) 도발이다.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가 상당한 열세에 직면하게 되면서 현재 상태로는 대안이 없다고 판단할 경우 러시아는 미국의 전쟁 지원력을 분산하고자 할 것이고, 그러한 동기로 북한에 남한을 침략하여 또 다른 전선을 만들도록 압박할 수 있다. 경제난과 내부 불만을 해결해야 하는 러시아가 지원하고, 6.25 전쟁처럼 중국도 결국 지원한다면, 제2의 6.25 전쟁이 성공할 수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북한은 6.25 전쟁과 달리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북한의 파병을 한국이 심각하게 걱정해야 하는 이유이다.
3. 제발 정쟁에서 벗어나 국가안보 위기에 대비하자
세계는 지금 3차 세계대전으로 들어가고 있다. 무엇보다 정치권은 정쟁에서 벗어나야 한다. 핵무장한 북한이 남북한 관계를 적대관계로 규정한 후 핵무기를 사용해서라도 공격 및 합병하겠다고 공공연하게 위협하는 상황이다. 러시아의 지원을 확보했고, 다소 불만이 있지만 중국도 결국은 북한을 지원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북한의 ICBM 고도화로 미국의 핵우산은 점점 약해지고 있다. 이런데도 국가의 정치지도자들은 연일 정쟁에만 골몰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임진왜란, 정모/병자호란, 6.25 전쟁 전 선조들의 행태와 많이 다르지 않아 보인다.
제발 우리 모두 북한의 핵위협을 심각하게 생각하고 이에 철저하게 대비하자. 핵무기는 ‘절대무기’라고 칭해지듯이 재래식 전력의 우위를 압도한다. 북한이 수십 개의 핵무기를 사용하여 남한의 주요 도시를 파괴한 다음에 추가적인 핵공격을 위협하면서 지상군은 전진시킬 경우 우리가 어떻게 방어할 수 있다는 것인가? 특히 러시아와 중국이 그것을 지원한다면? 한국은 현재 북핵 위협이라는 존망의 위기에 직면하고 있고, 한국의 현 국정과제 중에서 북핵 대비보다 더욱 우선적이거나 중요한 것은 없다. 정부, 군대, 국민이 철저하게 단결하여 이에 진력해도 안심할 수 없는데, 현재처럼 안일해서야 되겠는가?
돌아오지 않을 메아리임을 알지만, 그 동안 북핵을 무시해 왔던 좌파 지식인들, 정치인들, 일부 국민들에게 반성을 촉구하고자 한다. 북핵이 방어용이라는 그들의 말과 다르게 북한은 남한을 공격하여 합병하겠다고 한다. 이들은 이것마저도 허풍일 뿐이라면서 북한을 비난하지 않고, 북핵은 거론조차 하지 않고 있다. 왜 우리를 공격하려는 북한을 그렇게 안일하게 평가하고, 감싸는가? 이전의 좌파 정권에서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방치했고, 심지어 현금까지 지원하여 북한으로 하여금 핵무기 개발에 사용하도록 했으며, 북한의 거짓 비핵화 회담에 속아서 핵무력 강화를 위한 시간을 보장해 줬다. 잘못된 정책이 아니었는가? 제발 북한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였고, 지금까지 실수하였음을 인정하고, 반성하자. 그리고 정신 차리고 북핵으로부터 우리의 국민, 그들의 가족, 자신을 방어하는 데 필요한 일이 무엇인지를 찾아내서 정부에게 요구해 보자. 북한이 남한을 정복하면 그들부터 맨 먼저 처단할 것이라는 것을 모르는가?
친북 좌파 지식인, 정치인, 일부 국민들에게 한 가지 더 주문하고자 한다. 그렇게 북한을 잘 알고, 이해한다면 북한 정부를 변화시키고자 노력하고, 변화시켜 보라. 통일이나 한반도 평화는 남한 정부가 달라져야 가능한 것이 아니고, 북한 정부가 달라져야 가능하다는 것은 그대들도 잘 알고 있지 않은가? 북한에게는 한마디 말도 못하면서 왜 북핵 위협으로부터 국민을 수호하고자 노력하고 있는 우리 정부와 군대만 비판하는가? 그러고도 친북이라고 비판하면 화를 내는가?
당연히 정부는 한미동맹과 미국의 핵우산을 강화해야 한다. 미국에게 더욱 단호한 공약을 제공하라고 압박할 것이 아니라 미 핵잠수함을 한반도 근해에 상시 배치하도록 하거나, 괌으로 미국의 핵무기를 전진 배치하는 등 실질적인 억제책을 강화하도록 요구해야 한다. 우리가 필요한 정책과 가능한 시행 방안을 선도적으로 만들어서 미국으로 하여금 그렇게 하도록 설득해야 한다. 미국에게만 의존하기에는 우리의 생존이 너무나 중요하고 절박하기 때문이다. 유사시 미 핵무기의 한반도 배치를 허용할 수 있도록 필요한 지역에 핵무기 격납고도 미리 만들어 두어야 할 것이다.
우리 정부와 군은 참수작전(Decapitation operations)을 더욱 강화하지 않을 수 없다. 김정은과 그 심복들에게 그들이 남한에 대하여 전쟁이나 핵무기 사용을 결정하는 순간에 우리의 첨단 무기와 특전부대들이 그들의 목숨은 “바로, 반드시, 분명히”빼앗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경고하고, 그들에게 우리 군이 그러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음을 과시해야 한다. 현재 상황에서 한국이 북한의 핵공격을 억제할 수 있는 방법은 이것밖에 없다.
이제는 국민들이 나서야 한다. 핵무기는 군인보다 먼저 우리 국민들을 공격할 것이기 때문이다. 국민 모두는 북핵 위협의 심각성을 있는 그대로 냉정하게 이해하고, 그로부터 정부와 군대가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를 적극적으로 토론하고, 요구해야 한다. 특히 정치인들을 선출 또는 평가할 때 그들이 국가안보 또는 북핵에 어느 정도 관심을 갖고 있고, 노력하고 있는지를 고려해야 한다. 병에 걸리면 그로부터 나를 낫게 해줄 사람을 최우선시해야 하는 것과 같다. 북핵이라는 심각한 위협에 직면하고 있으면서도 안보관이나 안보에 대한 안목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투표권을 행사하면 되겠는가?
이번 북한의 우크라이나 파병을 계기로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살상무기 지원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러시아가 북한의 무기를 사용해도 우리는 말로만 불평할 뿐 아무런 대응조치를 강구하지 못하였다. 당시에도 러시아는 한국은 아무 행동도 못할 것이라고 코웃음을 친 것이 사실이다. 이번에도 아무런 조치를 강구하지 않는다면 러시아는 한국의 입장은 아예 고려조차 하지 않을 것이다. 러시아가 한국을 공격하여 합병하려는 북한을 전쟁터에 끌여들이고 있는데, 우리는 여전히 러시아의 눈치만 보면서 “다음에는 가만 두지 않는다!”라는 말만 반복할 것인가?
어떤 학자들은 이미 세계는 3차 세계대전 중이라고 평가하는 것처럼 3차 세계대전의 가능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아랍과 이스라엘 간의 갈등도 해결의 기미가 없다. 전쟁은 우리가 지금까지 이룩해온 그리고 소중하게 생각해 온 모든 것들을 일거에 파괴시킬 수 있기 때문에 전쟁은 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그러나 상대방이 공격할 경우 전쟁을 하지 않는 방법은 항복밖에 없다. 하기 싫더라도 전쟁은 하게 되고, 전쟁을 하게 되면 승리해야 한다. 전쟁을 억제하거나 패배하지 않으려면 전쟁에 철저히 대비할 수밖에 없다.
4. 러·북 동맹의 무도함을 고려해야
이번 기회를 통하여 한국은 물론이고, 민주주의 국가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동맹과 러시아를 중심으로 한 동맹의 강도가 다르다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미국은 법치국가이고, 다수의 지도자들이 상의하여 정책을 결정하기 때문에 신속하면서도 단호한 동맹 지원은 사실상 쉽지 않다. 그러나 러시아는 푸틴이 강력한 지도력을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냉전 시대부터 실질적이면서 강력한 동맹지원을 이행해 온 전례가 있다. 소련과 중공이 1950년 6.25 전쟁을 사주하고 지원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최근에도 러시아는 동맹국인 벨라루스가 러시아 핵무기의 배치를 요구하자 지체 없이 그들의 핵미사일과 전술핵무기를 전진 배치시켰지만, 미국은 핵무기 전진배치는 언급조차 하지 않고 있다. 북한과 러시아의 동맹관계 복원이 더욱 걱정되는 이유이다.
더욱 심각한 걱정은 북한이 우크라이나에 파병을 해도, 심지어 우크라이나 전쟁이 제3차 세계대전으로 확대되어도, 북한의 핵무기 공격이 임박해져도, 우리 정치인들은 여전히 정쟁을 일삼을 것이라는 염려이다. 국민들도 여전히 정치인의 선거나 평가에서 안보에 대한 경험과 통찰력은 여전히 중요하게 고려하지 않을 것이다. 전쟁의 불가피성을 강조하는 정치인은 낙선시킬 것이고, ‘장밋빛 평화’의 유혹에 넘어갈 것이다. 제대로 대비하지 않다가 국가 패망의 상황에 이르도록 한 선조들의 길을 따라갈 것 같다. 이 글 역시 대다수에게는 아무런 변화도 주지 못할 것이고, 그것을 알면서도 답답한 마음에 글을 쓴다.
※ 본고는 한반도선진화재단의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