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ansun Brief 통권322호
1. 가짜뉴스
‘가짜뉴스(Fake News)’는 2000년대 들어 전세계적으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는 개념이자 용어이다. 법률적·학문적으로 인정된 공식 용어는 아니다. 가짜뉴스에 대한 일반적 정의는 ‘뉴스 형태를 띠고 있지만 사실이 아닌 허위정보’이다. 대상은 광범위하고 포괄적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은 정치적·경제적 이익을 목적으로 한 의도적인 언론보도 형식으로 유포한 거짓 정보라고 정의한다. 유럽연합(EU)은 허위조작정보를 “속이거나 경제적 또는 정치적 이득을 위해 거짓되거나 호도하는 내용이며 이는 공공에 해를 야기할 수도 있다.”라고 정의한다. 모두 속이려는 ‘의도’와 ‘해악’이라는 단어를 넣어 기존의 단순 오보와 구별하는 것이다.
학술적으로 가짜뉴스는 의도적으로 만들어진 ‘허위조작정보(disinformation)’, 실수로 인해 발생하는 ‘오정보(misinformation)’가 구분된다. 일반인에게 해당 구분은 실질적 의미가 없다. 사실이 아닌 내용이 포함돼 있는지 여부가 관건이다.
실제 한국언론진흥재단 보고서에 의하면 일반 시민은 좁은 의미의 가짜뉴스 즉, 페이크뉴스 뿐만 아니라 메신저 서비스를 통해 주로 유통되는 이른바 ‘지라시(사설 정보지)’, 언론사가 생산한 품질 낮은 콘텐츠(낚시성 기사, 어뷰징 기사, 광고성 기사 등)도 가짜뉴스로 인식하고 있다. 언론이 취재 과정에서 충분한 사실 확인을 거치지 않아서 만들어지는 오보(誤報)도 가짜뉴스로 간주하는 것이다.
최근 가짜뉴스는 ‘딥페이크(deepfake)’ 영역으로 범위를 확장했다. 인공지능(AI) 기술 ‘딥러닝(Deep Learning)’과 가짜를 의미하는 ‘페이크’의 합성어로 AI 기술을 이용해 만든 가짜 영상물을 의미한다.
2. 프로파간다
요제프 괴벨스(Joseph Goebbels)는 나치 독일의 핵심 인물이었다. 역사상 최고의 프로파간다(선전·선동) 전문가로도 꼽힌다. 아돌프 히틀러의 오른팔로서 히틀러를 제1차 대전 패배 굴욕으로부터 독일을 구해 다시 위대한 국가로 만들어줄 구세주라며 교묘하게 선전·선동했다. ‘히틀러 무오류설’의 신화를 만들어내 나치 체제 성립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나치 체제 성립 후 대중계몽선전국가부(RMVP) 장관을 맡았다. 혹자는 괴벨스가 없었으면 나치도, 히틀러도 없었을 것이라고 한다. 그는 “분노와 증오는 대중을 열광시키는 가장 강력한 힘이다. 선전의 가장 큰 적은 ‘지식인 주의’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오늘날 나치 독일, 공산당을 연관시키는 부정적 함의(含意)을 담은 프로파간다의 연원은 로마가톨릭교회이다. 교황 그레고리오 15세가 1622년 설치한 바티칸의 행정기구 ‘전교성(傳敎省, Congregatio de Propaganda Fide)’에 기원한다. 로마는 전교성을 약칭하여 ‘프로파간다(propaganda)’라고 했다. 라틴어 프로파간다(propaganda)의 원 의미는 확장이다. 전교성 명칭에서는 이를 ‘신앙의 확장’으로 해석했다. 본디 복음(福音)을 전하여 세인을 구세(救世)하는 것에서 유래한 신성한 뜻이 프로파간다다. 그러나 프로파간다는 19세기 중엽부터 오늘날처럼 ‘무형의 이념, 사고방식의 확장’을 담게 됐다. 의도적으로 상대방의 의식을 조종하려 든다는 의미까지 더해지면서 부정적인 뜻으로 사용되게 됐다.
한편 현대적 의미의 프로파간다는 ‘광고, PR의 아버지’불리는 에드워드 버네이스(Edward Bernays)에 연유한다. 그는 저서 ‘프로파간다(Propaganda)’에서 오늘날 대중이 인식하는 프로파간다를 개념 정의했다. 광고 기획자로서 대중 심리를 자유자재로 조종하던 버네이스는 자신의 경험을 이론으로 체계화했다.
3. 한국 사회에서 가짜뉴스
- 2008년 광우병 사태
한국 사회에서 가짜뉴스 폐해가 본격화한 것은 지난 이명박 정부(2008~2013) 시기다. 2008년 2월 출범한 이명박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휘청거렸다. 이른바 ‘광우병 소고기 사태’때문이다. 당시 한미 통상의 핵심 이슈였던 미국산 소고기 수입 문제에 있어 문화방송(MBC)은 공영방송으로서 지켜야 할 공정보도 의무를 망각한 체 악의적인 왜곡 보도로 국민에게 ‘공포감’을 주입했다.
2008년 4월 29일 방송된 MBC 간판 시사 프로그램 ‘PD수첩’의 ‘긴급 취재!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는 의도적인 오역, 실체와 관련 없는 영상 삽입 등으로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을 과장 혹은 오도(misleading)했다. 해당 프로그램은 이른바 광우병 파동 당시 무려 30여 곳에 오역, 조작을 했다는 사실이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MBC는 2008년 8월 12일 ‘뉴스데스크’를 통해 ‘PD수첩’이 ①미국의 동물학대 동영상과 광우병 의심환자 사망소식을 다루면서 여섯 가지나 오역을 했으며 ②주저앉은 소를 ‘광우병 걸린 소’로 단정했고 ③‘한국인의 인간광우병 발병 확률이 94%’라고 오도한 것 ④사회적 쟁점이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되는 사안을 다루면서 미국의 도축시스템, 도축장 실태, 캐나다 소 수입, 사료통제 정책 등에 대해 일방의 견해만 방송한 것은 명백한 잘못이며, MBC는 공개 사과했다.
결과적으로 미국산 소고기를 섭취한 후 인간 광우병에 감염된 한국인은 2024년 9월 현재까지 단 한사람도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2008년 광우병 사태도 공영방송의 왜곡 보도, 가짜뉴스가 초래한 폐해이다.
- 일본 후쿠시마 원전수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했다. 피해는 후쿠시마(福島)현 일대에 집중됐다. 그중 도쿄전력(東京電力)이 운영하는 후쿠시마 발전소가 심대한 피해를 입었다. 도호쿠(東北) 지방 최대 규모 원자력 발전소는 대지진으로 인하여 원자로 냉각 기능이 중단됐고, 노심(爐心) 용융이 발생하여 방사능이 유출됐다. 이후 노심과 냉각수가 결합한 ‘방사능 오염수’가 지속 발생했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2021년 4월 13일, ‘오염수’를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방사성 동위원소를 처리한 후 희석하여 바다에 2051년까지 방류하겠다는 계획을 수립했고, 2023년 8월 시행했다. 방사능 ‘오염수’는 다핵종처리 시설을 거쳐 ‘처리수’가 됐고, 후쿠시마현 바다에 방류하고 있다.
지난해 8월 24일 첫 방류를 즈음하여 한국 일부 시민단체, 정치인들은 “방사능으로 오염 된 물고기를 먹게 된다.”, “일본의 핵 테러다”등의 표현으로 공포감을 조성했다. 나름의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기도 했다. 한국 정부는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수산물 안전을 담보하기 위해 각종 검사를 실시했다. 수산물 소비 촉진 행사도 병행했다. 지난 1년간 1조 5000억 원을 초과하는 예산이 투입됐다.
결과적으로 방사능 처리수 문제는 괴담(怪談) 수준으로 밝혀졌다. 지난 1년간 한국 정부는 한일 양국의 수산물, 천일염, 해양수를 대상으로 방사능 검사를 총 4만 4,000여 회 실시했다. 방사능 기준치에 근접한 검사 결과는 단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일 수산물을 대상으로 총 3만 7,781회 검사를 했다. 그 가운데 99.8%(3만7703회)는 방사능 농도가 미미하여 검출 장치로는 측정조차 할 수 없는 ‘불(不)검출’ 수준이었다. 결과적으로 비(非)과학에 근거한 괴담, 반일 감정, 일부 시민단체의 선전·선동이 막대한 예산 낭비만 초래한 셈이다. 국민의 불안감, 공포는 수치로 환산할 수 조차 없다.
- 계엄령 발동
9월 1일, 여야 대표 회담이 개최됐다. 여야 대표가 단독으로 마주한 것은 11년 만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모두(冒頭) 발언에서 “더불어민주당발 계엄령 주장에 대한 근거를 제시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5월 출범한 윤석열 정부는 대통령 지지율 하락, 지난 4월 총선 패배 등으로 인하여 레임덕 상태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