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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sun Brief [노동자와 기업이 상생하는 싱가포르 최저임금법] 통권201호
 
2021-12-06 17:10:12
첨부 : 211206_brief.pdf  
<기획시리즈3 - 해외청년들을 만나다>
세계의 청년들을 만나 각국 청년들의 생각과 한국의 정책 이슈에 대해 논하는 대담 형식으로 10회에 걸쳐 연재합니다.

Hansun Brief 통권201호 

옥승철 한선재단 청년정책연구회 정책위원

옥스퍼드 Blavatnik School of Government 공공정책 석사
파리정치대학 School of Public Affairs 행정학 석사



1. 서론

 

싱가포르는 보통 최저임금제도가 없다고 알려져 있지만 특정 취약 직종에는 Progressive Wage Model(PWM)이라는 최저임금제도가 있다. 동시에 노동자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직무 교육 및 훈련을 의무화함으로써 노사 공히 책임을 분담하게 하고 있다. 싱가포르가 부분적으로 최저임금제를 도입한 이유는 일부 3D 업종에서 매우 낮은 임금으로 빈부격차가 이슈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에 싱가포르 정부는 2014년부터 PWM 모델을 청소, 보안, 조경 분야에만 적용함으로써 많은 저임금 노동자들이 혜택을 보고 있다. 하지만 싱가포르의 선별?차등적 최저임금제도는 우리나라처럼 모든 업종에 획일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너무 낮은 임금을 지급하는 직종에 대해서만 정부가 최저임금을 보장한다. 한편 노동자들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직무 교육과 훈련을 필수적으로 받게 함으로서 고용주와 노동자가 서로 윈윈하는 최저임금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번 글을 통해 싱가포르의 선별`차등적 최저임금제도인 Progessive Wage Model(PWM)에 대해 알아보고 우리나라의 최저임금제도에 대한 시사점을 찾아본다.


INTERVIEWER

탄 슈 시앙

- 싱가포르 노동부

 

1. 인터뷰

 

Q: 싱가포르에는 우리나라 최저임금제와 비슷한 “Progressive Wage Model”이라는 것이 있다. 한국의 최저임금제와 비슷하지만 다르다. 자세히 설명해 달라.

 

A: Progressive Wage Model, 줄여서 PWM 모델은 싱가포르의 노조, 고용주, 정부로 이루어진 노사정위원회가 협의하여 만들어진 것이다. 청소, 보안, 조경(단순 노동) 분야의 노동자들이 대상이다. 세 분야는 항상 저렴한 임금으로 이직률이 높고 노동 수급이 원활하지 않았다.

 

     이에 싱가포르 정부는 청소, 보안, 조경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저임 노동자들에게 적절한 임금을 줄 수 있도록 단계별로 최저 임금을 높여 왔다. 동시에 정부는 세 분야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의 직업훈련과 직무교육을 통해 생산성을 향상시키고자 서비스 표준을 만들었다.

 

     PWM은 언뜻 보면 기업에게 불리할 수도 있지만 노동자들의 생산성 향상도 고려하고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고용주의 사업 이익을 증대시킨다. 소비자 또한 양질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서로 윈윈하는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Q: Progressive Wage Model(PWM)이 분야별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설명해 달라

 

A:   청소분야

   일단 청소 분야는 정부로부터 영업 라이선스를 받아야만 영업을 할 수 있다. 업체가 영업 라이선스를 받으려면 정부에 신청서를 제출해야 하고 정부가 해당 업체의 청소 노동자들의 임금 등을 평가하여 라이선스를 발급한다. 라이선스는 1년 단위로 갱신해야 한다. 청소 회사가 만약 최저임금을 지키지 않는다면 다음번 라이선스 갱신이 어렵다. 싱가포르 정부는 청소 노동자들을 민간사무 기업, F&B, 공공기관 등 3분야로 나누었고 초보자부터 경력직까지 등급별로 최저임금 기준을 만들었다.

 

   청소 노동자들은 정부에서 인정하는 교육 기관에 가서 생산성 향상 교육을 받아야 한다. 이는 임금을 높여주는 대신 생산성을 높여 기업이익을 보전하는 정책이다.


보안분야

   다른 한 가지는 보안 분야이다. 우리나라의 경비원이나 보안요원과 같은 것으로 초급 보안담당관부터 최고 보안 책임자까지 5단계로 나누어 점진적 최저임금 인상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보안관련 기업 또한 청소 회사와 마찬가지로 운영에 대한 라이선스를 아야 하며 정부는 해당 회사가 정부에서 정한 기준대로 최저 임금을 잘 지키는지 평가를 한다.

 

   보안 관련 노동자는 정부에서 정한 직무 교육을 받고 단계별 특정 자격증까지 취득해야 더 높은 임금을 받을 수 있다. 정부는 교육을 지원하기 위해 직무교육 및 훈련 보조금을 지급한다.

 

   청소 및 보안 업체는 싱가포르 정부에서 제시한 최저임금을 어떻게 지키고 노동자들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교육 계획 등을 상세하게 정부에 제출해야 한다. 정부는 이러한 자료와 현장 평가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해당 회사의 라이선스 허가 및 갱신 여부를 결정한다.

   

   조경분야

   마지막으로 조경 분야는 노동자의 경력과 기술, 숙련도 기준으로 4가지 직급으로 나눠 최저임금제를 차등 적용한다. 각 직급으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노동자는 직업 교육과 훈련을 받아야 하며 관련된 자격증을 취득해야 한다. 조경 회사는 조경관련 국가 인증기관에 회사를 등록해야 하며 등록 조건 중에는 노동자에 대한 국가가 정한 최저임금 지급준수가 있다. 조경은 다른 두 분야와 다르게 조경관련 국가 인증기관에 등록을 하지 않아도 운영이 가능하나 국가 계약에 참여할 수 없고 국가 보조금 신청도 불가능하다.

 

   또한, 중요한 점은 세 분야 모두 책정된 최저임금 수준이 다르다. 청소 업종은 최저 싱가포르 달러 $1,236이며, 보안은 최저 $1,250, 조경은 최저 $1,450로서 시장상황과 필요 기술 등에 근거하여 책정한다.

 

Q: 3개 분야만 PWM 모델을 적용하였는가?

 

A: 싱가포르는 기본적으로 최저임금제도가 없었다. 그러나 최근 싱가포르의 정부 정책 방향이 사회이동성(Social mobility)을 통한 불평등 해소에 두면서 임금이 매우 낮은 직종을 선별하여 임금을 높여주고 있다. 예를 들면 높은 수준의 기술이 필요한 직업은 높은 소득을 얻지만 낮은 수준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직종은 상대적으로 임금이 낮아 양극화 문제를 유발했다. 양극화를 보완하는 차원에서 일부 직종에 국한하여 최저임금제도를 도입했다.

 

   이와 동시에 노동자에 대한 양질의 직무교육, 기술 훈련 등을 통해 생산성을 향상을 도모함으로써 노동자와 기업이 서로 이익을 보는 선순환 관계를 형성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싱가포르는 무작정 최저 임금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 임금 상승에 비례한 생산성 향상을 통해 노동자와 기업이 윈윈하면서 일자리도 지켜나가고 있다.

 

3. 시사점

 

1) 최저임금을 획일화하지 않고 필요한 분야에 예외적으로 도입

   싱가포르는 최저임금을 필요한 분야에 예외적으로 도입하고 같은 직종이라도 기능 및 직위에 따라 임금을 차등으로 지급한다. 이는 수요와 공급, 생산성에 따른 시장경제 원리를 지키려는 의지의 표현이다. 싱가포르의 양극화 문제는 2014PWM 모델을 도입한 이후 꾸준히 개선되고 있으며 기업 또한 최저임금의 영향을 받지 않을 만큼 높은 생산성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 또한 산업별, 업종별, 그리고 노동자 능력에 따라 평가하여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해야 할 필요가 있다.

 

2) 기업의 임금 지불능력과 생산성을 고려한 최저임금제

 

    싱가포르는 노동자들에게 최저임금을 보장하면서 생산성 향상도 요구하였다. 기업의 입장에서 임금을 더 주더라도 노동자들의 생산성이 높아진다면 임금 인상에 부담을 갖지 않을 것이다. 청소를 예를 들면, 직무 교육으로 인한 기술 및 숙련도가 향상 된다면 두 시간 정도 걸릴 청소를 한 시간으로 단축될 수 있고, 그리고 청소 서비스에 만족한 고객들이 더 많아 진다면 기업 역시 노동자와 함께 윈윈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최저임금을 많이 올렸지만 노동자의 생산성은 신경 쓰지 않아 현재 많은 문제가 되고 있다. 미숙련 노동자들의 경우 그 수준에 맞게 책정된 시장 임금이 있는데, 우리나라의 최저임금제도는 노동자들의 생산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최저임금제도를 시행하려면 최저임금을 올리는 동시에 기존 노동자들의 직무 교육 및 훈련을 통해 생산성을 올렸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 생산성은 동일한데 지불해야 할 임금이 급격하게 오르니 코로나 같은 외부 충격이 오면 자영업자, 소상공인 등은 바로 무너질 수밖에 없다. 지금이라도 노동자에 대한 직무 교육과 훈련을 강화하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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