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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sun Brief [덴마크 청년이 바라본 덴마크의 복지 정책과 기업, 노동환경 그리고 한국에의 시사점]
 
2021-08-20 17:12:24
첨부 : 210820_brief.pdf  
<기획시리즈1 - 해외청년들을 만나다>
세계의 청년들을 만나 각국 청년들의 생각과 한국의 정책 이슈에 대해 논하는 대담 형식으로 10회에 걸쳐 연재한다.

Hansun Brief 통권194호 

옥승철 한선재단 청년정책연구회 정책위원
옥스퍼드 Blavatnik School of Government 공공정책 석사
파리정치대학 School of Public Affairs 행정학 석사

보통 덴마크라고 하면 복지가 잘 되어 있는 나라라고만 생각한다. 우리가 가진 사회적 통념으로 보았을 때 복지가 잘 되어 있다는 것은 좌우 이념이 지배하는 우리나라에서 좌파적 이념으로 생각되어 덴마크는 강성노조, 해고가 어려운 노동자, 높은 법인세 등 기업하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덴마크는 개인에 대한 세금은 높지만, 법인세는 우리나라보다 낮다. 또한 기업이 자유롭게 노동자를 해고할 수 있으며, 노사가 협력적이다. 우리나라의 일반적 인식과는 다르다. 

이러한 이유 때문인지 덴마크는 세계 행복 순위와 기업 환경에서 항상 순위권을 달성하고 있다. 그래서 직접 실제 덴마크 청년이 생각하는 덴마크에 대해 듣고 싶었다. 왜 덴마크 청년들은 행복한지, 그리고 왜 기업하기 좋은 나라인지 우리나라 청년으로서 궁금하였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덴마크의 복지 정책과 기업 그리고 노동환경에 대해 논의하고 마지막으로 우리나라에 대한 시사점을 제시한다.

1. 인터뷰  

Jonathan Schlichtkrull 
주중 덴마크 대사관 상무관 
코펜하겐 비즈니스 스쿨, 중국과학원대학교 공공 매니지먼트/행정학 석사

Q: 2021 World Hapiness Report에서 덴마크는 행복지수 세계 2위를 차지하였다. 개인적으로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A: 덴마크 청년들은 앞으로 미래가 희망적이라는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 그 이유는 덴마크의 사회보장제도가 잘 되어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청년들이 실패해도 괜찮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으며 사회에서 낙오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청년들이 자신들의 꿈을 위해 도전하는 문화가 정착되어 있다. 꿈을 가지면 그것을 이룰 수 있는 사회라고 생각하고 있다.

※ 2021년 World Happiness Report는 국내총생산(GDP), 기대수명, 사회적지지, 자유, 부정부패, 관용 등 6개 항목을 토대로 행복지수를 산출

Q: 청년들에게 실제로 제공되는 복지정책은 무엇이 있는가?

A:  최근까지 덴마크 코펜하겐 비즈니스 스쿨에서 석사를 공부한 학생으로서 이야기를 하자면, 일단 대학교의 학비가 무료이다. 또한, 국가교육지원금(SU,Statens Uddannelsesstøtte)이 있는데 18세 이상 학생이면 받을 수 있다. 매달 한화로 약 110만 원이 지급되며 최대 7년까지 수령이 가능하다. 7년으로 제한한 이유는 계속 학생 신분을 유지하지 못하게 하여 취업으로 유도하는 최소한의 장치이다. 나 또한 장학금을 받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여유롭게 공부에 집중할 수 있었다. 또한, 덴마크에서 실업급여는 2년 동안 전 직장 소득의 90%까지 받을 수 있다. 하지만 2년을 채우는 경우는 드물다. 일단 재취업을 거부하거나 직업훈련을 받지 않는다면 수급권을 박탈하기 때문이다.


Q: 과도한 세금 문제가 있을 것 같다. 덴마크 사람들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가?

A: 덴마크 국민들은 국가에 세금을 내는 것에 대해 아깝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 이유는 첫째, 세금을 잘 쓸 것이라는 국가에 대한 신뢰가 있다. OECD에 따르면 2020년 덴마크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는 72%(한국의 경우 45%)이다. 그 이유는 덴마크의 국가 청렴도 또한 세계 1위 수준이기 때문이다.

   둘째, 내가 나중에 그만큼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금부담이 크다는 여론도 많다. 특히 사람들의 노동의지를 꺾을 수 있으며, 정부가 너무 국민들을 어린이처럼 과보호하여 Nanny State(보모국가)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는 국가가 복지로서 보모처럼 지나치게 국민들의 생활 하나하나에 개입한다는 것을 비판하는 것이다.


Q: 덴마크 복지제도의 특징은 무엇인가?

A: 덴마크에는 Flexicurity(유연안정성)라는 모델이 있다. Flexibility(유연성)와 Security(안정성)가 합쳐진 단어로, 기업이 노동자를 해고하더라도 안정적으로 생계를 이어나갈 수 있고 재취업을 준비할 수 있는 높은 안전성을 보장한다는 것이다. 제도적으로 사회적 차별(성, 임신, 종교 등)을 제외하고 해고가 가능하며 9개월 미만 생산직은 예고 없이 해고할 수 있다. 하지만 청년들은 해고가 되어도 크게 불안해하지 않는 편이다. 이유는 실업급여 및 직업훈련, 양질의 일자리 중개 등 실업 시 사회안전망이 잘 되어 있기 때문이다.

   보통 노동유연성이 높으면 기업에게 유리하고 노동자에게 불리하다고 알려져 있는데 덴마크에서는 노동자의 입장에서도 노동 유연성이 높은 것을 선호한다. 왜냐하면 다른 일자리로 옮기면서 자신의 경력을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더 좋은 직장으로 이직할 때 배신자로 여겨지는 문화가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덴마크에서는 아무리 사장과 돈독한 관계더라도 처우개선을 요구할 때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것에 대해 관대하다. 나 또한 예전 직장에서 대표와 깊은 인간적인 관계를 맺고 있었지만 더 나은 처우를 받는 곳으로 가게 되자 축하를 받았고 또 언제든지 돌아오라는 말을 들었다. 한국과 다른 점이 있다면, 한국에서는 노동자가 퇴사를 한 직장으로 다시 돌아가기가 힘든데 비해 덴마크에서는 비교적 수월하다. 따라서 노동유연성은 기업의 입장에서 해고가 자유로운 것이지만 노동자의 입장에서는 이직이 자유롭다는 것이다.


Q: 실업급여 기간이 2년이나 되는 사회적 안전망이 매우 과도한 상태에서 덴마크 청년들이 일을 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A: 실업급여 기간이 길다고 하더라도 2년까지 채우는 것은 노동자가 신체 및 정신적인 문제가 있지 않은 상황이 아니라면 불가능하다. 또한 제도적으로 다양한 직업훈련과 국가가 알선하는 일자리를 회피하면 지급을 중단한다. 이를 ‘촉진과 강제’ 정책이라고 한다. 과도한 사회적 안전망에 기인한 노동 의욕 감소는 풀어야 할 숙제이다. 조사에 따르면 10~15%에 달하는 실업자들은 과도한 복지가 노동의욕을 상실한다고 답하였다. 전 우파 정권에서는 복지에 대한 도덕적 해이를 줄이려 복지를 개편해왔으며 일부 과도한 복지 서비스는 민간에서 일정 부분 충당할 수 있도록 해왔다. 하지만 유연안정성과 사회안전망에 대한 필요의 큰 틀은 좌우 관계없이 지켜나가려고 하고 있다.


Q: Flexicurity (유연안전성) 모델에 대해 더 설명해 달라

A: Flexicurity(유연안전성)는 Tripartite Corporation(황금의 삼각형 모델)로 대변될 수 있다. 즉 유연한 노동시장, 탄탄한 사회 안전망(높은 실업급여로 인한 소득안정성), 적극적 노동정책(직업훈련 및 취업알선) 이 세 가지 요소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움직이고 있다. 

   유연한 노동시장은 기업 입장에서 해고하기가 쉽지만 반대로 노동자의 입장에서도 퇴직과 이직이 자유롭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처럼 해고, 퇴직과 이직이 자유로운 이유는 실업급여가 잘 되어 있기 때문이다. 실업급여 운영이 안정적인 것은 일을 찾지 않고 실업급여를 타려는 도덕적 해이를 식별하는 모니터링 시스템을 잘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덴마크에서는 적극적 노동정책으로 실업상태에 놓인 사람들을 위해 현재 그리고 미래에 맞는 선진화된 직업능력개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한편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한 고용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그 수가 2,000개가 넘는다.


Q: 한국은 강성노조가 고용의 안정성을 주장하고 한 곳에서 평생 일하고 싶어 하는데 이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A: 한국은 아직 사회안전망이 제대로 구축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이 고용안전성에 기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한 곳에서만 일하는 것은 자신의 능력을 낭비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해고와는 상관없이 내가 내 능력을 키우고 더 좋은 직장으로 옮기는 것이 덴마크의 방식이다. 사회안전망이 구축되고 여러 곳에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노동유연성이 늘 것이라고 생각한다.


Q: 덴마크 대학생들은 매달 국가교육지원금(SU, Statens Uddannelsesstøtte)을 받는데 이러한 지원이 덴마크 학생들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끼쳤는가?

A: 덴마크 대학생들은 타 국가 대학생보다 생활비 걱정이 없어 자신이 좋아하는 진로를 자유롭게 탐색한다. 음악, 미술 등 예술 쪽도 취미로 하다가 전문가가 되기도 한다. 이러한 환경이 덴마크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가수, 작곡가 등을 배출하는 이유이다. 또한 덴마크는 디자인 강국이기도 하다. 세계적인 가구 및 제품 디자이너들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국가교육지원금은 막대한 재원 때문에 위기를 맞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은 교육지원금의 직접 지원을 줄이고 대출 확대, 취업 촉진을 위해 1인당 지원금 수급액을 줄이려고 하고 있다. 하지만 덴마크의 국가교육지원금은 학생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고 계층 이동과 삶의 질을 높여주기 때문에 국가교육지원금의 축소와 개편은 국민들의 반대에 부딪히고 있다. 


Q: 덴마크는 포브스가 선정한 기업하기 좋은 나라로 2년 연속 1위로 뽑혔다.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A: 덴마크가 기업하기 좋은 나라로 뽑힌 이유는 첫째 낮은 법인세, 둘째는 높은 노동유연성, 셋째는 실패해도 재기 가능한 사회안전망 때문이다.

낮은 법인세율
   덴마크는 World Bank에서 매년 190여개국을 대상으로 평가하는 ‘기업환경평가(Doing Business)’에서 2012년부터 2019년까지 8년간 연속으로 유럽에서 사업하기 좋은 나라 1위로 선정되었다. 

일단 덴마크는 개인소득세율(Personal Income Tax Rate)은 55.9%로 높은데 반해 법인세율 (corporate tax)은 22%로 프랑스 28.4%, 독일 29.9%, 이탈리아 27.8%에 비해 낮은 편이다. 덴마크는 1984년도에 50%에 육박했던 법인세를 1995년 34%에서 2020년도에는 22%까지 낮추었다. 반면 개인세율은 1995년 65.7%에서 2020년 55.9%로 10% 낮추는 데 그쳤다.

덴마크 사람들이 하는 말이지만 기업에게 세금을 높게 받으면 기업 입장에서 덴마크가 아니라 유럽 어느 국가든 대체할 수 있는 국가가 많기 때문에 쉽게 옮길 수 있지만 반면, 개인들은 그 기업에 속해 있기 때문에 개인세가 높더라도 외국으로 쉽게 이동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높은 노동유연성
   기업의 입장에서 노동자를 해고하면 노동자는 사회안전망으로 재취업을 준비하게 되고 기업은 단기적인 위기를 넘기게 된다. 이렇게 기업이 존속되면 장기적으로 근로자가 다시 생산성을 키워 복귀할 수 있으며 새로운 직무교육을 받아 새로운 산업에 편입될 수 있다. 이 결과 2020년 덴마크의 실업률은 4.1%로서 같은 기간 유로존의 실업률인 8.4%의 절반을 기록하였다.

실패해도 재기 가능한 사회안전망
   덴마크는 창업이 활발한 나라 중 하나이다. 인구가 570만 명밖에 안되지만 매년 1만 5000개 정도의 스타트업이 설립되고 있다. 실패해도 사회안전망 덕분에 덴마크 청년들은 스타트업 창업 도전을 쉽게 한다. 특히 덴마크는 대기업 위주의 정책보다는 스타트업 등 중소기업 육성 전략을 택했기 때문에 대학, 정부, 기업 등이 협력하여 스타트업 인재 및 생태계를 육성하고 있으며 많은 수의 벤처캐피털 또한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있다.



2. 한국에의 시사점

1) 사회안전망 구축과 증세의 불가피성

우리나라는 노동유연성을 이야기할 때 사회안전망과 그에 따른 증세를 회피하는 경향이 있다. 노동시장의 유연화는 덴마크 유연안전성 모델의 Tripartite Corporation(황금의 삼각형 모델)처럼 세 가지 바퀴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움직여야 한다. 사회안전망이 잘 구축이 되어야 노동자들이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가지고 높은 노동유연성을 받아들일 수 있다. 하지만 사회안전망 구축은 많은 재원이 소요되기 때문에 결국 증세 문제로 귀착된다. 한국의 경우 법인세를 높이면 기업의 활동을 위축시키므로 투 트랙 전략이 필요하다. 법인세의 최고세율은 25%로 지금보다 조금 더 낮추거나 그대로 두고 재원 마련을 위해 개인소득세율과 부가가치세 세율은 시기가 되면 점차적 인상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2) 정부의 질이 낮은 일자리 제공은 문제

퇴직과 이직을 한 경험과 주변의 청년들을 많이 관찰한 입장에서 볼 때 고용센터에서 소개해 주는 민간 일자리의 질이 매우 낮다. 그래서 청년들은 거의 고용센터에서 중개해 주는 일자리를 가지 않는다. 정부는 적극적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개발해야 한다. 직업훈련 역시 좀 더 체계적이며 적극적인 교육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매칭해주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한편 공공 일자리라도 제대로 준비를 해서 제공해야 한다. 정부에서 급하게 청년 공공일자리를 만들다 보니 각 공공기관에 가서 복사와 손님응대 같은 일만 하는 것을 많이 보았다.

3) 노사 대립이 아니라 공존 문화 정립

한국의 노사관계는 공존관계가 아니라 대립관계로 보인다. 특히 한국의 노조는 회사가 어려울 때도 자신들의 이익을 취하려는 태도를 보인다. 유연안전성을 위해 노사 대립이 아니라 서로 공존하는 대화와 타협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사측은 쉽게 해고할 권리를 얻었다고 해서 실제로 해고를 무분별하게 하지 않아야 하고 노동자들에게 높은 유연성에 대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4) 증세는 국가에 대한 신뢰가 먼저 이루어진 후에 시도해야

증세가 국민들에게 받아들여지려면 덴마크처럼 내가 낸 세금이 결국 나를 위해 쓰일 것이라는 믿음과 확신을 들게 해야 한다. 현재 많은 국민들이 내가 낸 세금이 도대체 어디에 쓰이고 있는지, 그리고 나를 위해 쓰일 것인지에 대한 확신이 없다. LH사태, 그리고 여러 눈먼 지원금 등 국민들의 세금이 특정 계층과 포퓰리즘으로 쓰일 때 증세는 반발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 투명한 예산 설계와 집행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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