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선 칼럼

  • 한선 브리프

  • 이슈 & 포커스

  • 박세일의 창

Hansun Brief [공동체자유주의 이념에 대한 소견] 통권135호
 
2020-04-28 17:26:12
첨부 : 200428_brief.pdf  
Hansun Brief 통권135호 

김태완 한국미래교육연구원장/ 한반도선진화재단 교육선진화연구회장



한반도선진화재단(이하 한선재단)이 추구하는 공동체자유주의 이념은 '공동체를 소중히 하는 자유주의'이다. 이 글은 다음 표와 같이 한선재단의 이념을 정리하면 어떨까 하는 의견을 소개하고자 한다. , 정치이념으로 자유민주주의, 경제이념으로 시장경제, 그리고 사회이념으로 공동체주의를 추구하는 것이다.

 

공동체자유주의

(Communitarian Liberalism)

자유민주주의(정치이념)

(Liberal Democracy, Political Ideology)

시장경제(경제이념)

(Market Economy, Economic Ideology)

공동체주의(사회이념)

(Communitarianism, Social Ideology)

   

한국 사회가 존중하고 추구해야 할 이념은 헌법에 잘 나타나 있다. , 대한민국 헌법은 정치이념으로서 자유민주주의경제이념으로서 시장경제를 명시하고 있으며, 모든 국민은 이를 존중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우리 사회는 공동체 정신의 부재로 인해 많은 문제를 겪고 있으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사회이념이 필요하다. 사회이념으로서의 공동체주의는 다소 낯설고 새롭게 대두하고 있는 이념이다. 그러므로 헌법에 명시하지는 않는다고 하더라도 사회이념으로서 공동체주의를 새롭게 조명해 볼 필요가 있다.

 

1. 공동체자유주의와 사회 변화

 

우선 우리 사회의 주요 변화 현상을 살펴봐야 한다.

첫째, 사회양극화의 도전이다. 극단적인 사회양극화는 공동체의 파멸을 초래할 수 있다. 공동체가 파멸되면 경제도 무너지고 정치도 무너진다. 공동체의 파멸을 막기 위해 공동체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이 시대가 요청하고 있는 사회이념으로서의 공동체주의는 정치와 경제이념 만큼 중요한 이념이다.

 

예를 들어, 자본주의 시장경제가 가장 발달한 미국에서도 이미 99% 1%의 전쟁을 경험하고 있다. “월 가를 점거하라(Occupy Wall Street, OWS)”2011년 미국 뉴욕주 뉴욕 월 가에서 진행된 시위 슬로건이다. 시위자들은 미국의 상위 1%가 미국 전체 부()50%를 장악하고 있다” “매일 아침 일어나서 방값 걱정, 끼니 걱정을 하지 않게 해 달라등의 구호를 외쳤다. 1%의 부자가 지배하고 있는 금융경제시스템에 대항해 "99%가 없는 날(A Day Without the 99%, No Work, No Housework, No School, No Shopping)"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 99%의 국민이 일하지 않고, 집안일도 하지 않고, 학교도 가지 않고, 소비하지도 않는 날을 만들어 그런 사회가 어떤 사회인지 한번 맛보게 하자는 것이다.

 

미국의 주도적인 사회활동가들이 20111015일 대규모 시위를 한 가운데 반월가와 같은 금융지배 경제시스템에 대한 시위가 전 세계 1,500여 개의 주요 도시에서 일어났다. 서울에서도 덕수궁과 여의도 주변에서 반월가 시위가 일어났다. 반월가 시위는 이후 인터넷을 통해 전세계적으로 빈부격차 해소, 비정규직 처우 개선 등으로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 세력은 현재 정치적으로 사회주의 계층 투쟁을 내세우는 민주당의 샌더스(Bernard Sanders)를 지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로 중국 공산당을 상대로 하고 있지만 국내외 사회주의와의 전쟁을 공개적으로 천명하고 있다. 그러므로 사회양극화를 완화할 수 있는 공동체주의는 매우 중요한 이념이다.

 

둘째, 그동안 자본주의 사회에서 강조되어 온 자본(capital, money), 인적 자본(human capital)에 이어 믿음, 신뢰와 같은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국제적인 추세도 고려해야 한다. 국제사회는 부패 지수 등을 측정하여 국가 간에 사회적 자본의 수준을 비교하고 있다. 우리 사회는 인적 자본은 높게 나타나지만, 사회의 신뢰 지수와 정부의 부패 지수 등이 국제 비교 자료에서 낮게 나타나고 있음을 볼 때, 자본주의에서 중요한 사회적 자본은 매우 취약하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은 공동체 의식의 부족에 기인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셋째, 공유경제(共有經濟)의 개념이 조금씩 대두하고 있다. 우리는 온라인 세계에서 중요하고 가치 있는 지식과 정보가 무상으로 공유되고 있음을 경험하고 있다. 이와 같이 점차 확장되고 있는 온라인 세계는 오프라인 세계와 달리 공유경제(共有經濟)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오프라인 세계를 지배하는 경제이념은 사유경제(私有經濟)이지만 이제 오프라인 세계에서도 자동차를 공동으로 소유하고 이용하는 등 공유경제의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공유경제는 공동체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넷째, 현재 우리 사회는 국민의 의식면에서 전통적인 수직적 사회로부터 민주적인 수평적 사회로 발전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 사회의 제도는 민주적으로 바뀌고, 경제적으로 생활수준은 향상되었지만 의식은 바뀌지 못했다. 최근 우리 사회의 여러 분야에서 수직적 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갑질에 대한 사회적인 폭로가 쟁점이 되고 있는 이유는 바로 우리의 의식이 시대에 맞게 바뀌지 않고 있음을 의미한다. 온라인 세계는 이미 완전한 수평적 사회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수평적 사회는 공동체주의의 중요성을 부각하는 한 모습이다.

 

2. 시대의 가치로서 공동체자유주의 조명(照明)

 

따라서, 우리는 사회양극화 문제를 완화하고 사회적 자본, 공유경제, 그리고 수평적 사회의 대두에 필요한 사회이념으로서 공동체자유주의 이념을 새롭게 받아들이고 우리의 의식 속에 적극적으로 수용해야 한다. 경제사회 측면에서도 환경과 사회가 파괴되지 않고 계속 발전하는 지속가능성장(Sustainable Development)이 강조되고 있다. 공동체자유주의는 개인의 자발적인 인식과 노력이 중요하므로 법이 아닌 양심(良心)으로 판단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양심이 죽은 사회는 죽은 사회와 같다. 우리 사회의 이러한 공동체 정신과 문화의 부재는 사회주의가 치고 들어올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

 

공동체주의를 법으로 규정한 것이 사회주의이며, 이것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와 충돌한다. 공동체주의를 법으로 규정하면 국가의 정체성이 흔들려서 안 된다. 모든 것을 법으로 정할 수 없고,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 작금의 혼란은 사회주의 요소들을 정치와 경제 관련 법령에 반영하려는 데 있다.

 

현재 자유주의를 기초로 하고 있는 한국은 사회주의의 도전을 받고 있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공동체주의적인 문화를 형성하지 못하고, 그동안 자유 경쟁만 강조하고 있는 우리 사회의 상류층이 보인 한계 때문이다. 서양의 자유주의 국가들은 첫째, 사회의 상류층이 군 복무 등 사회에 대한 의무를 실천함에 있어 솔선수범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 정신을 보인다. , 높은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를 다하고 있다.

 

둘째, 경제적으로 성취를 이룬 지도층들이 자신의 부를 사회에 환원하는 정신이 있다. 서양 사회에는 이런 공동체 정신과 문화가 있기 때문에 자유주의를 기초로 하는 경쟁에서 성공하지 못한 사람들도 경쟁의 결과를 수용한다. 이런 정신을 실현할 수 있는 문화의 조성을 위해 우리 사회의 상류층을 이루고 있는 사람들은 군 복무와 납세 등의 의무를 수행함에 있어 솔선수범해야 한다.

 

또한, 크게는 개인적인 부를 사회에 환원하는 기부(donation) 문화를 발전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 작게는 사회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 대한 봉사활동과 자신이 받은 서비스에 대해 감사의 마음을 표시하는 팁(tip) 문화도 좋은 실천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러므로 공동체와 이웃에 대한 감사와 봉사의 정신을 길러주는 기도와 종교 활동이 각급 학교와 기관에서 자유롭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권장될 필요가 있다.


  목록  
댓글  총0
덧글 입력박스
덧글모듈
0 / 250 bytes
번호
제목
날짜
243 Hansun Brief [이태원 압사사고 경제-문화-안전의 '가위바위보 원리'로 극복하길] 통권240호 22-10-31
242 Hansun Brief ['2022 고등학교 역사 교육과정 시안'은 잘못된 설계도] 통권239호 22-09-27
241 Hansun Brief [시민사회단체의 발전 방향] 통권238호 22-09-13
240 Hansun Brief [시민사회단체의 과대 대표성 시정해야] 통권237호 22-08-29
239 Hansun Brief [시민사회단체의 잘못된 길: 정치화 현상] 통권236호 22-08-19
238 Hansun Brief [안티페미니스트 이준석의 공허한 외침] 통권235호 22-08-17
237 Hansun Brief [총론: 시민사회단체의 덕목과 역할] 통권234호 22-08-10
236 Hansun Brief [북한주민 강제북송 사건 책임 규명과 방지 대책] 통권233호 22-07-19
235 Hansun Brief [조씨 부부의 ‘자녀살해 후 자살’은 비난받아야 마땅한가? ] 통권232호 22-07-11
234 Hansun Brief [독일의 대 러시아 정책이 우리의 대북정책에 주는 시사점] 통권231호 22-07-05
233 Hansun Brief [김건희 신드롬과 영부인의 조용한 내조] 통권230호 22-06-28
232 Hansun Brief [교육정책의 불편한 진실과 교육시장 개방] 통권229호 22-06-21
231 Hansun Brief [한국 교육은 왜 낙후했는가?] 통권228호 22-06-16
230 Hansun Brief [K-Culture의 세계화: 오늘과 내일] 통권227호 22-06-07
229 Hansun Brief [국혼(國魂) 정립이 윤석열 정부 책무다.] 통권226호 22-05-10
228 Hansun Brief [BTS의 군 입대에 대한 정치사회적 관심과 해법] 통권225호 22-05-09
227 Hansun Brief [차기 정부의 대북정책 원칙과 방향] 통권224호 22-04-22
226 Hansun Brief [검찰수사권 완전 박탈(소위 “검수완박”) 법안의 문제점과 대안] 통권223호 22-04-21
225 Hansun Brief[부동산가격공시제도의 투명성 강화 윤석열 정부 공정성의 입증 계기로 삼아야]통.. 22-04-19
224 Hansun Brief [새 정부에 기대하는 대외정책 방향] 통권221호 22-04-18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