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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형소법 무시한 탄핵심판은 국제 망신
 
2025-02-19 14:48:43
◆ 지성우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한반도선진화재단 AI·미디어연구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의 진행을 두고 절차 위반이라는 비판이 매우 거세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헌법재판소는 다음과 같은 점에 유념해야 한다.

첫째, 대통령의 방어권과 국민의 알 권리를 충분히 보장해야 한다. 탄핵심판은 ‘위헌·위법’임을 전제로 하므로 기본적으로 형사재판이다. 그래서 헌법재판소법 제40조 1항은 탄핵심판에 형사소송법을 준용하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헌재는 ‘헌법재판의 특수성’이라는 사유를 오·남용해서 ‘형사소송절차를 무시’하거나 ‘형사피의자·피고인’의 기본권을 침해한다. 또한, 대통령 측의 진술권 등 방어권을 극도로 제약하고, 주요 증인들의 채택도 대부분 거부한다. 모두 위헌·편향적 재판 진행이다.

국민이 직접 선출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절차는 신중하고 충분한 방어권 보장이 필수다. 박근혜 대통령 때는 심판 절차가 17회나 진행됐는데 윤 대통령에게는 10회만 허용됐을 뿐인데 벌써 변론 종결 얘기가 나오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 또, 검찰 신문조서를 송부하도록 한 것도 법 위반이고, 초시계로 시간을 제약하는 희한하고 전대미문인 재판 진행이 계속된다면 알 권리를 침해당한 국민의 저항을 피할 수 없다.

둘째, 형사소송법 제312조의 개정 취지를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 지난 2020년 개정된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1항은 ‘검사가 작성한 피의자 신문조서는 적법한 절차와 방식에 따라 작성된 것으로서 공판 준비, 공판 기일에 그 피의자였던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그 내용을 인정할 때에 한정하여 증거로 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또한, 제3항에 따르면 ‘피고인 아닌 자’에 대한 검사의 신문조서는 ‘녹화 등에 의해 객관성이 담보되고, 당사자가 원진술자를 신문할 수 있었던 때’에만 증거로 할 수 있다.

그런데 헌재는 이 규정을 적용하지 않고 바로 증거로 인정하겠다고 한다. 헌법재판 제도의 고향인 미국 대법원, 프랑스 최고재판소나 독일 연방헌법재판소에 먼저 문의해 보기 바란다. 두고두고 국제적 망신이 될 위헌적 재판 진행이다. 오죽하면 조대현 전 헌법재판관이 18일 변론 중 재판정에서 퇴정했겠는가. 변호인단 총사퇴설도 나온다. 헌재가 논리적으로 궁할 때마다 원용하는 ‘헌법재판의 특수성’은 ‘일반 형사재판과는 달리 헌법을 더 우선 기준으로 한다’는 것일 뿐, 형사소송법 등 법률을 무시해도 된다거나 ‘날림재판·원님재판’이 허용된다는 의미는 전혀 아니다.

셋째, 진술이 엇갈리는 주요 증인들을 모두 법정에 세워 세밀하게 증언을 듣고 정치 공작 여부를 가려야 한다. 이번 탄핵 과정에 내통과 배신 그리고 공작의 의혹이 짙다. 주요 군지휘관들과 국가정보원 고위 간부 등에 대한 회유·협박도 크게 의심된다. 지위 고하를 불문하고 모두 탄핵심판의 법정에 세워서 죄상을 낱낱이 밝혀야 한다. 다시는 심각한 국기 문란을 일으키는 정치 공작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일벌백계해야 한다.

탄핵재판의 권위와 신뢰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형사재판 절차를 충실히 따르면서 한 점 의혹이 남지 않도록 하는 데서 시작된다. 이대로 탄핵심판이 계속 진행된다면 헌재의 ‘권위’는 추락하고 국민에게 헌재의 ‘권위주의’만 각인시킬 것이다. 향후 공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재판 진행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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