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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대북 제재 ‘위반국 제재’도 급하다
 
2022-06-17 14:42:29
◆ 조영기 전 고려대학교 교수는 한반도선진화재단 선진통일연구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조영기 한반도선진화재단 선진통일연구회장


북한이 7차 핵실험 준비를 마무리하고 그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보도됐다. 이 와중에 열린 노동당 전원확대회의(6월 8∼10일)엔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다. 회의는 핵실험에 대해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자위권은 곧 국권 수호 문제’ ‘강 대 강, 정면승부의 투쟁원칙’과 같은 일반적 언급을 넘어 ‘대적투쟁과 대외사업 부문에서 전략 전술적 방향’을 결론지었다. 특히, 전원확대회의가 대내정책에 중점을 둔다는 점을 고려하면 7차 핵실험은 가능성 여부의 문제가 아니라 시기 선택의 문제다.

국제사회는 국제질서 위반·위협 행위를 교정하기 위해 외교적 해법, 경제제재, 무력과 같은 수단을 사용한다. 경제제재는 외교적 해법이 요원하고 무력 사용이 불가능한 경우 외교와 군사력 사용 간의 절충적 조치다. 즉, 경제제재는 대상국에 무역 거래 제한·통제와 금융 접근 제한·차단과 같은 경제적 수단을 동원해 인권침해, 무기확산, 불법적 무력 점령 등의 행위를 제어하기 위해 강제적(coercion)·억제적(constraining) 조치가 취해진다. 따라서 경제제재는 대상국의 불법행위를 경제적 수단을 통해 정상화하려는 국제사회 공동의 노력이며, 무력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측면에서는 평화적 조치다.

이미 북한은 2006년 1차 핵실험 이후 유엔 안보리로부터 10차례의 경제제재 조치를 받고 있다. 하지만 북한의 핵 질주가 계속되는 현실에서 경제제재의 실효성을 따져봐야 한다. 즉, 제재의 범위와 수단이 적절했는지, 제재가 북한 변화에 영향을 주었는지, 국제사회의 공동 노력이 유효하게 작동하는지 여부다. 우선, 국제사회의 대북 경제제재 조치는 20년 이상 군사 영역에 국한하면서 변화의 동력은 미약했다.

하지만 2016년 4차 핵실험 이후 무역 제한, 해외 파견 노동자 송환 등과 같은 조치로 북한 경제 전반에 대한 압력을 가하면서 북한 경제에 큰 피해를 줬다. 즉, 무역 제한 조치는 대외무역 규모의 대폭 축소(2016년 65억3000만 달러→2020년 8억6000만 달러)와 무역수지 적자 폭의 확대(2016년 8억8000만 달러→2019년 26억9000만 달러)로 이어졌고, 해외 파견 노동자 송환 조치로 10억 달러 정도의 외환 수입이 차단됐다. 이는 경제제재 조치가 긍정적 효과를 보이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다.


그러나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의 암묵적 지원을 받아 밀무역(석탄 수출과 정제유 수입)과 해외 파견 노동자의 불법체류 등의 조치로 경제제재 효과를 회피해 왔다.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위원회는 선박 환적(ship to ship) 방식으로 석탄을 수출하고 정제유를 수입했다고 보고한다. 북한은 중국에 2019년 3억7000만 달러, 2020년 9개월 동안 4억1000만 달러의 석탄을 밀수출했고, 유엔 제재위는 정제유 허용량 50만 배럴 이상을 중·러에서 밀수입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한, 해외 파견 노동자 불법체류도 계속되고 있다. 이는 북한 변화를 강제하려는 국제사회의 공동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다.

경제제재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중국과 러시아발 구조적 허점을 차단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한미동맹과 한·미·일의 공조,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의 협력을 기반으로 제3국 제재(세컨더리 보이콧) 강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유엔 안보리 제재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유엔 제재위의 활동을 강화하고, 제재 위반 국가에 대한 제재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그래야 북핵의 평화적 해결에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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