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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이준석 1년’ 한계와 보수정치 활로
 
2022-06-13 14:32:25
◆ 칼럼을 기고한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현재 한반도선진화재단 정치개혁연구회장으로 활동 중입니다.

김형준 명지대 교양대학 교수 정치학

한국 정당정치가 위기다. 선거에서 승리한 국민의힘이나 5년 만에 정권을 빼앗긴 더불어민주당이나 국민을 실망시키는 데 별반 차이가 없다. 국민의힘은 선거 승리에 도취해 ‘야당 복이 있다’는 안이한 태도로 차기 당권과 당내 주도권 다툼으로 연일 시끄럽다.

당 대표와 중진 국회 부의장 간의 감정 섞인 설전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친윤(친윤석열) 의원 모임인 ‘민들레’(민심 들어 볼래)를 놓고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안에서 분열 조짐도 보였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 모임에 대해 “윤석열 정부의 성공에 방해된다”며 제지하고 나섰고, 이에 윤 당선인 비서실장 출신인 장제원 의원은 “당이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을 이해할 수 없다”며 적극 반박했다. 향후 윤핵관 좌장 자리를 둘러싼 갈등이 분출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실망스럽다.

민주당은 선거 패배에 대한 ‘이재명 책임론’과 8월 당대표 선출 전당대회를 둘러싼 친문(친문재인)과 친명(친이재명) 간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2018년 6월 지방선거 직후 한국갤럽이 실시한 조사(14일)에서 압승한 민주당 지지도는 56%로 창당 이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반면, 선거에서 참패한 자유한국당 지지도는 14%에 불과했다. 문재인 대통령 국정 운영 지지도는 79%나 됐다. 이랬던 민주당이 정권을 뺏기고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것은 ‘능력 없고, 뻔뻔하고 교만함’이 가장 큰 이유다.

국민의힘이 민주당 실패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능력·정직·협치’를 쌓고 또 쌓아야 한다. 하지만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이준석 당 대표의 리더십이 기대에 못 미치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이제 제대로 자기 정치 한번 해보겠다”고 했다. 그러나 지난 1년 동안 보여준 ‘이준석 정치’는 치명적인 한계를 드러냈다.

첫째, 철학의 빈곤이다. 추구하는 정치의 본질을 명확히 하지 않은 채 정치를 공학적인 측면에서만 접근했다. 선거에서 오직 표를 얻기 위해 ‘젠더 갈라치기 전략’에 집중했던 게 그 반증이다.

둘째, 국민의 공감을 얻는 정치 메시지의 부재다. 이 대표는 자신을 공격·비판하는 상대에 대해 무차별적인 반격을 가한다. 그것은 오직 자신의 생존과 생각을 관철하려는 전략일 뿐 국민의 감동이 없다. 정치는 머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해야 하는데 이것이 부족하다.


셋째, 도덕성의 결핍이다. 이 대표는 성 상납 의혹과 같은 도덕적 문제에 대해 명확히 해명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 도덕이 무너지면 신뢰가 무너지고, 신뢰가 무너지면 정치도 무너진다. 자기 정치란 단순한 선언이나 의견 색채 강화가 아닌,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내공을 통해 이뤄진다. 이 대표에겐 축적의 시간과 인내의 정치가 필요하다.

국민의 마음속에 자리 잡은 현 정부에 대한 허니문 기간은 길어야 1년이다. 국민의힘은 한가하게 당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친윤·비윤 간에 갈등을 벌일 때가 아니다. 혁신만이 정답이다. 민생 안정에 모든 힘을 쏟아야 한다. 민심은 언제, 어떻게 변할지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김대중 정부 출범 100일 만에 치러진 1998년 6월 ‘허니문 지방선거’에서 압승했던 집권당인 새정치국민회의가 2000년 4월 총선에서 야당에 완패했다. 국민의힘이 깊이 명심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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