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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멸공, 계속돼야
 
2022-01-17 15:06:21
◆ 조영기 전 고려대학교 교수는 한반도선진화재단 선진통일연구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산당이 싫어요’를 게재하면서 멸공(滅共)이란 단어가 세상에 다시 소환됐다.


야권은 멸공을 지지하고 나섰고 여권은 해묵은 색깔론이라고 했다. 신세계 관련 상품 불매운동이 나오자 청년층을 중심으로 ‘멸공은 옳은 것’이라면서 구매운동으로 맞대응했다.


멸공은 ‘공산주의 세력을 멸한다’는 의미다. 공산주의도 이데올로기 중 하나다. 이데올로기는 인간과 사회 현상을 해석·평가하고 문제 해결에 대한 원론적 지침이 되는 관념의 복합체다.


이데올로기에는 진실과 허위, 객관성과 주관성이 혼재돼 있다. 이데올로기는 인간이 의식을 가지면서 시작됐고 기존 이데올로기는 새로운 것으로 대체된다. 또한 인간과 사회에 유익한 이데올로기도 있고 유해한 이데올로기도 있다. 즉 이데올로기에는 우열의 법칙이 적용된다. 공산주의가 열성 이데올로기라는 사실은 지난 역사가 입증했다.


공산주의 역사는 우리에게 큰 교훈을 남겼다. 바로 ‘그 이데올로기는 역사상 가장 매혹적이었지만 실현됐을 때 가장 파괴적이었고 비인간적 모습으로 돌변했다’는 점과, 공산주의를 표방한 국가에서 자유는 사라지고 독재가 극성을 부렸다는 점이다.


그런데 멸공을 색깔론으로 치부해 공산주의의 잔혹성을 은폐하려는 행위는 역사의 교훈을 부정하는 것이다. 오웰은 ‘동물농장’에서 ‘국민을 파괴하는 가장 효율적 방법이 역사의 교훈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리는 이런 경고를 너무 쉽게 잊어버린 것은 아닌지 자성해봐야 한다.


멸공이 소환된 시기도 주목해야 할 것 같다. 최근 중국에서 공산주의가 다시 부활할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다. 또 정부가 공산주의에 대해 가진 모호한 태도가 국내 공산주의 부활의 불씨로 악용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많다.


여당발 국가보안법 무력화 기도, 국가 정보기관장에 대한 사면 및 가석방 외면, 북한 인민군에 의한 피해를 국군과 경찰에 의한 희생으로 둔갑한 진실화해위원회의 피해보상 등은 충분히 불씨로 여겨질 수 있다.


이데올로기는 전염되기 마련이다. 나쁜 이데올로기의 불씨는 꺼버리고 좋은 이데올로기는 진작시켜야 한다. 이것이 역사 진보를 위한 필요조건이다. 나쁜 이데올로기인 ‘공산주의가 사라지게 하는 멸공’은 진보의 동력으로 기능한다.


이참에 우리 사회에 잘못 각인된 보수·진보의 잣대는 교정돼야 한다. 바로 공산주의를 반대하는 반공(反共)은 수구꼴통이 아니라 진보이고, 공산주의를 용인하는 용공·친공(容共·親共)은 진보의 주체가 아니라 퇴행의 주체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정 부회장이 보이콧의 위험을 무릅쓰고 제기한 멸공의 불씨는 살려가야 한다. 특히 남북 분단의 상황에서 멸공은 유효할 뿐만 아니라 자유통일을 위한 귀중한 가치다. 즉 멸공은 정 부회장의 용기와 절규에 보답하는 차원을 넘어 역사의 진보를 위한 길이다. 2030 세대가 자발적으로 ‘멸공의 횃불’에 동참하면서 멸공 이슈를 주도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그러나 2030 세대에게만 맡겨둘 수 없다. 이제 모든 세대는 2030 세대와 손을 맞잡고 역사의 진보를 위해 ‘멸공의 횃불’을 함께 들어야 한다. 그래야 올바른 역사 진보의 길을 개척하고 자유통일의 길을 마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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