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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신속한 '대장동 특검'이 필수인 이유
 
2021-10-07 11:50:21
◆ 칼럼을 기고한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현재 한반도선진화재단 정치개혁연구회장으로 활동 중입니다.

대선 5개월 앞 여론 3가지 특성
비호감도 높고 의혹 영향 실종
정권교체 55%에도 與후보 1위

강성 지지층만 판치는 환경 탓
부동층의 충동적 선택 위험성
연말까지 대장동 진실 밝혀야

내년 대선을 둘러싸고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1987년 민주화 이후 치러진 역대 대선에서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일들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유력 대선 후보들에 대한 ‘비호감도’가 비정상적으로 높다. 한국갤럽의 9월 3주 조사(14∼16일) 결과, 이재명 경기지사는 호감 34%, 비호감 58%인 반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호감 30%, 비호감 60%였다. 이낙연 전 대표와 홍준표 의원도 호감 비율은 각각 24%와 28%인 반면 비호감 비율은 66%와 64%였다. 지난 2017년 대선 3개월 전 1위를 달리던 문재인 후보의 경우 호감 47%, 비호감 46%로 비슷했다.

이번 대선에서 더 주목할 점은 후보들의 비호감도가 계속 상승하고 있다는 것이다. 갤럽의 지난 3월 2주 조사(9∼11일)와 비교할 때, 이재명 지사는 비호감이 15%포인트(43→58%), 윤석열 전 총장은 13%포인트(47→60%)로, 이낙연 전 대표는 10%포인트(56→66%) 각각 상승했다. 의혹만 난무하고 정책과 비전은 사라졌기 때문이다. 어쨌든 역대 최고의 ‘비호감 선거’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둘째, 대형 의혹 사건에 휘말렸는데도 ‘이재명-윤석열 양강 구도’가 더 굳어져 가고 있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불거진 ‘대장동 개발 의혹’에도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최대 승부처인 호남 경선에서 이낙연 후보에게 판정승을 거두며 과반 득표를 유지했다. TBS 조사(지난 24∼25일) 결과, 이 지사는 약 3개월 만에 30%대의 지지율을 회복했다. 고발 사주 의혹을 받고 있는 윤석열 전 총장의 지지도도 큰 변화가 없다.

지난 2007년 대선 때 본선이나 다름없다던 한나라당 경선에서 이명박(MB) 후보가 여유 있게 박근혜 후보를 제치고 승리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MB의 ‘BBK 주가 조작 의혹’과 ‘다스는 누구 것이냐’는 파상 공격으로 민심이 크게 출렁거렸다. 한때 MB는 박 후보를 20%포인트 이상 앞섰었지만, 의혹 제기 이후 실제 경선 여론조사에선 한 자릿수(8.8%포인트)로 줄었다. 이번 대선에서 이런 ‘의혹 부정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것은 양당 유력 후보가 위기에 봉착하면서 강성 지지층이 무섭게 결집하는 데 비해 관망하는 중도층의 여론은 반영되지 않기 때문이다.

셋째, 내년 대선 결과 선호와 지지 후보 간의 괴리 현상이다. SBS·넥스트리서치의 광복절 특집 조사(8월 13∼14일)에서 ‘야당으로의 정권교체’(55.4%)가 ‘여당의 정권 재창출’(38.2%)을 압도했다. 그런데 양자 대결에서는 이재명(36.9%) 후보가 윤석열 후보(35.4%)를 오차 범위 내에서 앞섰다. 특이한 것은 정권교체를 원하는 사람 중에서 12.6%가 이재명을 지지하고, 61.0%만이 윤석열을 지지했다. ‘지지 후보가 없다’는 응답이 무려 21.6%나 됐다. 정권 재창출을 원하는 사람 중에서도 17.4%가 ‘지지 후보가 없다’고 응답했다.

유력 후보들의 비호감도가 이례적으로 높고, 유력 후보들에게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한 진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강성 지지층만이 판을 치는 기이하고 불안정한 선거 환경 속에서는 ‘뽑을 사람이 없다’는 부동층이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 덩달아, 유권자들은 충동적으로 후보를 선택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 경우, 최악이 아닌 차악을 선택하는 나쁜 선거가 될 수도 있다. 이것은 비극이고 재앙이다. 좋은 선거를 위해선 무엇보다 유력 대선 주자가 거론되는 각종 의혹에 대해 신속하고 투명한 수사로 정확한 정보가 제공돼야 한다.

‘대장동 의혹 사건’은 공수처·검찰·경찰의 분산 수사보다는 중립적인 특검에서 하는 게 정답이다. 본질은 간단하다. 이권 카르텔의 온상이 된 화천대유가 수천억 원의 이익을 가져갈 수 있도록 설계한 사람은 누구인가? 화천대유의 그 돈이 어떤 경로를 거쳐 누구에게 갔는가? 화천대유와 이재명 지사는 어떤 관계인가? 궁극적으로 ‘화천대유는 누구 것이냐’로 집약된다. 특검 수사는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진행해 최소한 올 연말 안에 진실이 규명되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유권자들이 신뢰할 만한 정보를 토대로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다. 단언컨대, 국민이 충동적이고 감성적인 선택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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