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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與는 코로나 국기결집, 野는 대안세력 비전 결핍…‘정권교체 낙관론’ 흔들
 
2021-09-03 14:42:38

◆ 칼럼을 기고한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현재 한반도선진화재단 정치개혁연구회장으로 활동 중입니다.


■ ‘정권교체론’ 기류 변화

與, 코로나 활용해 국가에 대한 복종 규율 만들고 돈 풀기로 민심 유인… 정권교체 vs 유지 격차, 넉달새 21%P → 8%P
야당은 내부 리스크 관리 못하고 유력 후보 지지도·호감도 동시 추락… 폭발적 이슈 선점·시대 정신 제시해야


지난 4·7 재·보궐선거에서 야당이 압승한 후 풍미했던 낙관적인 ‘정권교체론’이 최근 들어 흔들리고 있다. 한때 각종 여론조사에서 ‘정권교체론’은 ‘정권유지론’보다 20%포인트가량이나 높았지만 최근 그 격차는 10%포인트 안팎으로 확 줄어들었다. 코로나19 대유행 등 위기 상황으로 인한 ‘국기결집효과’와 집권세력의 돈 풀기에 따른 대통령 국정 운영 지지율 회복, 야당 지도력 부재와 내부 갈등에 의한 리스크 심화, 그리고 야권 유력 후보들의 비전 제시 능력 결핍 등 요인들이 얽히고설킨 결과다.

야당이 정권유지론보다 아직은 더 높은 정권교체 민심을 현실로 만들어 나가려면 정권의 실정을 비판하는 것을 넘어, 대안세력의 비전을 제시하며, 극적인 반전 카드 개발과 같은 필승 전략을 만들어내야 한다.

◇상승세 꺾인 정권교체론

한국갤럽이 재·보궐 선거 직후인 4월 3주차에 실시한 조사에서 정권교체론(55%)은 정권유지론(34%)보다 21%포인트나 높았다. 그런데 같은 기관의 8월 첫째 주 조사에서는 그 차이가 8%포인트로 줄었다. 통상 대선에서 스윙 보터 역할을 하는 중도층만 보면 차이는 44%포인트에서 12%포인트로 줄어들었다. 여론 주도층인 화이트칼라층에서는 오히려 정권유지(52%)가 정권교체(40%)보다 훨씬 높았다.

이와는 별개로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 여론조사기관이 8월 23∼25일 실시한 전국지표조사(NBS)는 정권유지론과 비슷한 ‘국정안정론’(42%)이 정권교체론과 유사한 ‘정권심판론’(46%)을 오차범위 내에서 추격하는 결과를 보여줬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그렇다면 왜 이렇게 짧은 기간에 정권교체 상승 기류가 꺾였을까. 무엇보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 국정 운영 지지도가 꾸준히 상승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읽힌다. 약 4개월 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직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문 대통령의 국정 운영(직무 수행) 긍정 평가는 30% 초·중반에 불과했으나 최근에는 40% 안팎의 지지를 유지하고 있다.

임기 말 문 대통령 국정 운영에 대한 지지도는 역대 대통령의 그것과 비교할 때 이례적이라 할 만큼 높다. 이 같은 지지도는 무엇보다 코로나 사태 장기화와 이에 따른 국가재정 운용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먼저 코로나 위기 상황이 지속되면서 ‘국기결집효과’가 큰 위력을 발휘했다. 국가와 정부는 ‘규율권력’으로 국민의 순응을 이끌어 내고 적절한 시점에 돈을 풀어 민심을 다독였다. 그 결과 정권심판론의 상승 기류가 꺾이면서 정권교체론도 덩달아 식어가고, 상대적으로 정권이 재창출돼도 괜찮겠다는 정권유지론이 점차 회복돼 가는 흐름이 만들어졌다.

◇野·대선주자 리스크 심화

정권교체의 중심축인 야권 유력 대권 후보의 지지도와 호감도가 동시 추락하는 점도 정권교체 낙관론이 줄어드는 것과 깊은 관련이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는 지난 6월 말 전격 입당 이후 오히려 ‘지지율의 경향적 추락’ 현상을 보였다. 한국갤럽이 한 달 간격으로 실시하는 ‘차기 지도자 선호도 조사’ 결과, 윤석열은 한 달 만에 6%포인트(25%→19%) 떨어졌다.

윤석열의 지지율이 약보합세를 보이는 이유로는 훈련되지 않은 메시지 구사(말실수), 국민의힘 전격 입당에 따른 중도층 및 탈문(탈문재인) 진보층 외연 확장 제동, 이준석 당 대표와의 갈등을 꼽을 수 있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윤석열에 대한 호감도는 3월(40%)과 비교할 때 8월엔 29%로 무려 11%포인트나 하락했다. 특이한 건 같은 기간 중도층(-15%포인트)은 물론 국민의힘 지지층(-19%포인트)과 대구·경북(-18%포인트)에서 호감도 하락 폭이 평균 이상으로 높았다는 점이다.

국민의힘 내부에서 당 대표와 유력 대권 후보 간 불협화음으로 촉발된 기이한 갈등은 현 집권세력보다 국정 운영을 잘할 수 있다는 대안세력 이미지나 유권자의 정권교체 심리를 약화시키는 요인이 됐다. 최근 국민의힘은 ‘대여 투쟁 없고, 혁신 없고, 비전 없고, 전략 없는’ 이른바 ‘4무(無) 정당’의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결국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나 당 소속 유력 후보가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과제를 더 잘 해결할 수 있다는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문재인 정권을 대체하는 대안세력의 위상을 얻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권교체를 위한 전략

2002년 대선 직전에도 정권교체론이 대세였다. 김대중 정부 임기 말에 발생한 각종 권력형 비리 게이트와 대통령 아들들 구속, 카드 대란, 집권당 후보 노무현의 지지율 하락과 후보교체론 부상 등으로 정권교체가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였다. 야당 후보 이회창은 ‘부패정권 심판론’을 들고 나왔다. 그러나 정권교체는 없었다. 그 이유는 미래를 내다보는 시대정신을 읽지 못하고,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같은 극단적 상황에 대비한 전략이 없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부동산 대란, 고용 참사, 백신 대응 실패, ‘언론재갈법’ 강행 처리 등 정권을 심판해야 할 이유는 차고 넘친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정권교체가 이뤄지지는 않는다. 중요한 것은 정권교체의 정당성과 필연성을 입증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현 상황에 대한 체계적이고 정확한 분석이 필요하다. 가령, 정권교체 여론이 아직은 더 높은데도 왜 야당 후보 지지율의 총합이 여당 후보의 그것보다 높지 않은지 등에 대한 구조적인 이유를 찾아내야 한다.

최근 대선 여론조사들에서 주목할 것은 ‘윤석열 대 이재명’ 양강 구도가 지속되지만, 이들 지지도가 오랫동안 20∼30% 박스권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이는 상황 변화에 따라 민심이 언제든지 요동칠 수 있음을 함축한다. 따라서 야권은 만의 하나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대권 플랜B, 플랜C를 세우는 대응 능력을 갖출 필요가 있다.

◇대선 승리의 법칙

대선은 미래에 투표하는 것이다. 국민의힘이 정권교체 민심을 현실로 만들기 원한다면 문재인 정권의 실정을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면서 대선 승리의 법칙들을 숙지해 필승 전략을 만들어야 한다. 첫째, 폭발적 논쟁을 불러올 이슈의 개발과 선점이다. 둘째, 담대한 개혁 청사진을 통한 중도 선점이다. 셋째, 시대정신에 맞는 새로운 비전과 대안 가치의 제시다. 넷째, 분열을 막는 드림팀 구성과 승리를 위한 연대다. 대선판을 바꿀 수 있는 극적인 반전 카드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정권교체는 힘들어진다.

명지대 교수, 전 한국선거학회 회장


■ 세줄 요약

상승세 꺾인 정권교체론 : 4·7재보선 이후 대세를 이뤘던 낙관적인 ‘정권교체론’이 최근 들어 흔들림. 코로나 위기 상황에 따른 ‘국기결집효과’와 국가에 대한 복종 규율의 형성, 집권세력의 돈 풀기 재정전략 등이 주효했음.

野·대선주자 리스크 심화 : 야당 유력 대권 후보의 지지도와 호감도가 동시 추락한 것도 정권교체 상승 기류에 찬물을 뿌림. 중도·탈문 진보층 외연 확장의 어려움, 야당의 대안세력 비전 결핍, 내부 갈등 역시 영향을 끼침.

대선 승리의 법칙 : 정권교체 민심이 현실화되려면 실정 비판을 넘어 필승 전략을 만들어야 함. 폭발적 논쟁을 불러올 이슈를 개발하고, 중도를 선점하며, 시대정신의 비전과 대안 가치를 제시하고, 승리를 위한 연대를 해야 함.


■ 용어 설명

‘국기결집효과(rally round the flag effect)’란 흩어진 병사를 국기 주변으로 불러 모은다는 것으로, 위기 때 집권세력을 중심으로 단결이 이뤄지는 현상. 미국 정치학자 존 뮬러가 창안한 개념.

‘규율권력’은 미셸 푸코가 자신의 책 ‘감시와 처벌’에서 처음 사용한 말로, 지배 질서에 순응하는 예속적 개인을 생산하는 힘. 개인이 소속 단체나 조직의 규율에 순응하거나 복종하도록 만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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