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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sPOST] 비상 걸린 재정건전성-일본의 교훈 <4> 아베노믹스, 경기회복에도 재정건전성 확보엔 실패
 
2021-08-06 09:31:49

◆ 김도형 전 계명대 일본학과 교수는 한반도선진화재단의 정책위원으로 활동 중입니다.


아베노믹스, 경기 지속 가능성, 성장전략 및 재정건전성에 문제 남겨 

 

 코로나19 직전까지 아베노믹스 7년을 되돌아보면 일본경제 회복과 활성화에는 경제계 등 대기업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첫째, 기업수익 호전과 일자리 창출이다. 비전통적 양적금융완화로 엔화약세를 유도, 주가상승, 기업의 경상이익 증가, 도산건수 대폭 감소에 기여한 것은 사실이다. 인력난에 부딪칠 정도로 최저 실업률(2.9%)에 완전고용을 달성했다.

 

 둘째, 외국인투자와 해외투자 확대를 통한 지방과 외국과의 경제연대 확산이다. 방일외국 관광 여행자수가 2019년 3,188만 명으로 급증, 외국인의 일본방문 열기가 고조되었고 해외유망 시장과의 교류 연대를 통해 해외투자와 외국투자가 동시에 증가하여 지방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했다. 일본의 해외직접투자 잔고는 2012년 91.2조 엔에서 2019년 181.7조원으로 급증, 같은 기간 직접투자수익도 4.2조 엔에서 10.3조 엔으로, 외국인투자는 19.2조 달러에서 30.7조 달러(2018년)으로 각각 증가함으로써 외화준비고는 2020. 8월 1조 3985억 달러에 이른다. 

 

셋째, 자유경제권역 확대이다. 일본과  EU FTA 체결, TPP(11) 에서 미국이 이탈한 후 나머지 가맹국을 설득하여 일본주도의 CPTPP(포괄적 점진적 환태평양동반자협정), 미일 FTA를 타결했다. 한중일FTA, RCEP(16) 교섭에서도 주도권을 발휘하고, 2019. 8월 G20 오오사카 정상회의에서 개방적 다자주의를 표방하면서 CPTTP에 중국 참여를 독려할 정도로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정상외교 주도권을 과시하기도 했다.  

 

 이러한 가시적 성과에도 불구하고 아베노믹스에 따른 경기의 지속 가능성, 성장전략 및 재정건전성 확보 등에서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첫째, 아베노믹스는 전후 최장 호황 예상이 빗나갔다. 비금융법인기업은 아베노믹스 초기 엔화약세로 수출 등 매출증대와 인건비 억제로 수익이 확대되었으나 2014년 소비세 8%, 2015년 해외경기 둔화에 따른 조정국면을 거친 후에는 기업수익도 호전되고 채용증가에 따른 인건비도 동시에 증가하는 등 수익확대 패턴이 종래의 구조조정형에서 성장형으로 변화했다. 그 결과 단기 재고투자 순환과 중기 설비투자 순환의 경기확장 국면이 이어지면서 고이즈미 내각의 전후 최장 이자나미 경기확장기(02. 1~08. 2: 73개월) 기록을 갱신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71개월(2012. 12~ 2018. 10월) 호경기로 마감되었다. 2019. 10 예정된 소비세 증세로 인한 불안요인이 미리 반영되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7년간 명목GDP 성장률은 불과 1.9%에 불과했다. 구조적으로 잠재성장률은 1% 전후로 낮아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베내각 발족 이후 주로 비정규직 중심의 여성과 고령자 취업률 증가와 자본 투입량 증가로 0.2~0.3% 정도 개선되었으나 생산연령인구 감소와 인력부족에 직면하면서 2~3년 안에 잠재성장율 급락이 우려되고 있던 터이다. 노동 공급제약을 극복하려면 노동생산성 혹은 단적으로는 기술혁신 등에 의한 전요소생산성(TFP) 제고만이 길이라는 의미에서 아베노믹스는 미완이었다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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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둘째, 제1의 화살, 출구 없는 양적 금융완화 정책에 따른 주식시장과 경영규율 훼손 가능성이다. 일본은행은 정부의 대량국채발행이 용이하도록 시중은행 보유 국채에 그치지 않고 공적기관 보유 채권 등 자산도 대량 구입함으로써 장기금리 상승을 억제하겠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현재로서는 미 연준도 인플레 우려에도 불구하고 월 1,200억 달러(약 13조 2천억 엔) 규모의 자산매입을 지속, 제로금리 수준을 유지한다는 입장을 천명하고 있다. 

 2010. 12월부터 상장투자신탁(ETF)을 구입하기 시작한 일본은행은 구로다(黑田)총재 취임 이후 이를 대폭 확대했고 연금적립금 관리운용독립법인(GPIF) 보유 국채도 구입해 왔다. 드디어 2017년 중반부터 일본은행 자산잔고가 GDP를 상회(120%)하기에 이르렀다. 문제는 2014년부터 국내주식 운용비율을 높인 GPIF와 일본은행이 2020. 3월 말 동경1부시장 우량기업을 포함하여 상장기업의 80%인 약 1830개사의 실질적 대주주라는 사실이다. 양 기관의 주식보유액은 4년 전(39조 엔)에 비해 2배가량 늘어난 67조 엔<GPIF 36 조엔, 일은(日銀) 31조 엔>으로 동경1부 시장 시가총액 약 550조 엔의 12%를 차지할 정도다. 연금자산 운용기관의 주식매입은 해외에서도 일반적이지만 중앙은행의 주식매입은 국제적으로도 드물다. GPIF 보유국채를 일본은행에 매각한 자금으로 주식을 구입하는 행위는 결국 GPIF의 주식매입에 일본은행이 공적자금을 투입하여 실물경제와는 거리가 먼 주가부양에 나서는 것임을 의미한다. 

 

 이런 의미에서 안정주주로서의 기관투자자의 역할에도 불구하고 기업경영 개선노력을 약화시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GPIF의 주식매입은 연금자산 증식이 주된 목적이지만 결국 일본은행의 양적금융정책의 일환인 셈이다. 코로나19로 주가가 급락하자 2021년 3월 일본은행은 ETF 매입을 최대 연간 12조 엔으로 배가시켰다. 전례 없는 주가유지정책(PKO)이다. 기업업적과는 관계없는 주가유지정책은 경영규율을 훼손할 우려가 크다. 소득감소, 실업률 상승 속에서 ‘주가상승 불황’을 스스로 초래하고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셋째, 제3의 화살인 성장전략은 규제개혁을 통한 민간투자 활성화가 기본 목표였지만 실적은 지지부진했다. 구체적으로 일본의 재흥전략(2013~2016)은 산업경쟁력 강화법 등을 통해 ‘산업의 신진대사’를, 미래투자전략 (2017-Society5.0 실현을 위한 개혁)은 ‘근로방식개혁’과 ‘제4차산업혁명’이라는 슬로건으로  전요소생산성(TFP)을 제고하려는 의도였다. 

성장전략의 성과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도저히 불가능하다’는 개혁을 실현한 경우도 있다. 예컨대 ① 재생의료 등 관련제품의 조기 실용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기한부 승인제도 창설, ② 60년 만에 전력소매시장 전면자유화(2016. 4), 가스소매시장 전면자유화(2017.4) 등 전력과 가스 시스템 개혁, ③ 60년 만에 농민과 지역농협의 주역으로 등장하도록 기존 농협을 개혁, ④Society5.0 전략의 일환으로 신(新)4종의 신기(神器-IoT/빅데이터/AI/로봇)와 사회와의 융합과 본격적 실용화 개시, ⑤ 법인실효세율 인하(2014년 34.62% 2015년 32.11% 2016년 29.97% 2018년 29.74%) 등이다. 

 

 그러나 인구감소 시대를 맞아 노동투입면에서 하강압력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잠재성장율 하락을 막으려면 IoT, AI, 로봇의 실장화 등 Society 5.0을 기폭제로 지속적인 투자확대, 기술혁신에 의거한 사업 효율성 제고, 성력화에 의한 생산성 혁명이 절실하다. 더욱이 글로벌 공급망 강화가 세계적 조류를 이루는 가운데 스스로 DX(digital transformation)에 매진, 미·유럽·중·아시아 제국과의 국제적 연대도 강화해 나가야 한다.

 

 넷째, 지난 20 여년 두 차례 소비세 인상과 성장기반 확충을 위한 개혁의 호기가 있었음에도 재정건전성 확보에 실패하고 있다. 국가채무의 GDP비중은 2012년 229%에서 2019년 238%로 악화되었다. 정부공약인 ‘기초재정수지(Primary Balance: <세수-국채수입>-<세출-국채이자>) 흑자전환이라는 재정건전성 목표는 고이즈미 정부가 2002년에 처음 도입했다. 당시는 2010년대 중반에 달성한다고 했다가 연기에 연기를 거듭했다. 코로나대책 등으로 2020년 기초재정수지 GDP비중은 -2.7%에서 ?12.8%로 악화되었다. 두 번의 소비세 증세에도 불구하고 실현하지 못하고 있다. 2021년도 말 중앙과 지방정부 채무잔고는 1,200조 엔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국제기준인 GDP대비 국가채무(중앙과 지방 및 사회보장기금 포함) 비중을 보면 일본이 264.0%로 여타 선진5개국(미국 133.6%, 영국 111.5%, 독일 72.2%, 프랑스118.6%, 이탈리아 158.3%)에 비해 두 배 이상 높다(단 2020년도 제3차 추경과 2021년 정부안에 따른 채무잔고 증가분은 제외).

 

 고이즈미 정권 출범 직전에 비해 1.8배나 된다. 급속한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비 증가가 지속되는 가운데 신형코로나 바이러스 대책을 위한 세출증가가 가세하는 등 천문학적인 국가채무 누적에 대한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다. 재정당국은 기초재정수지 흑자목표 연도를 수차례 연장하면서 최근에는 2025년도로 잡아 채무잔고 대 GDP비중이 확산하지 않도록 관리한다는 정부방침을 납세대중은 우려의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문제는 재정당국이 수차례 중장기 재정전망을 하면서 그 전제로서 향후 5년간 명목성장률(3.3%)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잡고 국채발행을 수반하는 반복되는 추경은 아예 무시하는 등 엄혹한 재정위기의 실상을 은폐하고 세출세입 개혁의 고삐를 늦추려는 의도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처음부터 예상 명목성장률 전망치는 보수적으로 잡고 선심성 긴급대책을 반영하는 추경예산은 본 예산에 반영하여 재정전망을 다시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국가채무를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려면 기초재정수지 비중을 상쇄할 만큼의 명목성장률이 장기금리보다 높아야 한다. 국채증발이 계속되면 신용등급이 하락하고 장기금리가 상승하는 만큼 필요성장률은 더 높아야 한다는 것은 상식이다. 현재와 같이 생산성증가율이 예상보다 낮고, 소비세 증세분 중 일부를 무상 양육·교육, 사회보장, 국채원리금 상환과 지방교부세 교부금 등 경직적 세출과 코로나 방역대책에 배분하다 보니 노동력 질적 개선에 의한 개인의 혁신력과 생산성향상 대책은 소홀히 할 수밖에 없다. 철저한 사회보장제도 개혁 등 세출과 세제개혁과 동시에 재정건전화계획을 위한 전제조건(성장률, 이자, 물가 등)에 대한 지나친 낙관은 금물이다. 

 

 특히 경제동우회 등 진보적인 민간단체들은 현재의 성장잠재력으로 보아 기초재정수지 적자는 지속되고 국가채무 상환부담은 장래세대로 넘어갈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 2019년에 단행한 10% 소비세율을 지금 당장이라도 19%로 단계적으로 올리는 등 국가채무 한도 격감조치가 없으면 장래세대에 ‘빚 떠넘기기’는 일상화되고 국제적 신용등급 하락으로 기업의 자금조달에도 한계가 올 것이라는 우려이다. 

 

 물론 이러한 비관적 시나리오에 이의를 제기하는 측도 있기 마련이다. 특히 일본의 경우 재정운영에 관한 한 3개 주장, 즉 매파 정치인 중심의 대규모 경기부양파, 재무성 관료 중심의 재정재건파, 그리고 중도적인 구조개혁파들의 주장이 엇갈리면서 정책운영에 혼선을 야기하다 이해관계 조정을 명분으로 결국 ‘재정개혁 없는 경기진작’으로 절충하기 일쑤였다. 지금도 소비세 증세 동결, 디플레 갭 30조엔 규모의 긴급 추경, 코로나 대응력 증강 등 대형경기부양 주장이 거세게 일고 있다. 이들은 중앙은행의 발권력을 이용하여 팽창 재정으로 성장력을 복원하면 그 결과로 신규세원 확보와 재정재건도 가능하다는 논리다. 게다가 중앙은행으로 하여금 양적금융완화 정책을 지속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나아가 신형코로나로 인한 대규모 경기대책의 불가피성을 고려하여 기초재정수지 목표연도를 아예 2~4년 정도 연기하자는 주장도 나왔다. 그러나 아베 후임 스가(菅) 정부는 금후 세수가 2020년도 수준으로 증가세를 유지하고 세출도 억제한다면 2025년도 목표달성은 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세수 급증이 가능한 연 평균 3% 이상 고성장은 30년 이상 지난 버블경제 때 말고는 상상하기조차 어렵다. 코로나 영향으로 인구감소가 가속화되고 아베정부 때 증가한 비정규직 일자리부터 잘려나가고 있는 현실은 무시하고 있다. 코로나 펜데믹 위기에 빠진 중소자영업자용 고용조정지원금 지급기간 연장과 전국민 재난지원금 확충의 목소리가 높은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들 긴급대응은 물론 실업률 급증과 경기급락을 일시적으로는 막을 수는 있으나 예산경직성 심화, 고용보험기금 재정 악화 등 재정재건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일본은 지금 팽창 일변도의 재정금융정책에서 벗어나 재정재건 친화적인 성장전략을 찾아 헤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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