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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sPOST] 비상 걸린 재정건전성 - 일본의 교훈 <3> 아베노믹스의 등장과 3개의 화살
 
2021-08-05 10:59:42

◆ 김도형 전 계명대 일본학과 교수는 한반도선진화재단의 정책위원으로 활동 중입니다.


첫째 화살 양적금융완화에 올인, 71개월 호경기 이끌어

 

 아베 2기 내각은 2012년 말 일본제조업이 6중고 (엔고, 높은 법인세 실효세율, FTA 후진국, 경직적 노동규제, 과도한 지구온난화 가스 25%삭감 요구, 원전 중단에 따른 전력부족과 높은 전기요금)로 인해 동종의 5개사 영업이익이 한국 삼성의 영업이익을 밑도는 상황을 조기에 해소해 달라는 재계의 강한 요구 속에서 출범했다.

 

 거시적으로는 평균 실질성장률 0.8%(명목성장률 0.2%)의 악성 디플레이션 하의 장기불황과 누적국가채무의 ‘20년 정체’를 벗어나야 했다. 이를 위해 3개의 화살(대담한 금융정책, 기동적 재정정책, 민간투자주도의 성장전략)로 ‘강한 일본, 강한 경제, 풍요롭고 안전·안심이 보장’되는 ‘다가올 10년’을 겨냥했다. 구체적으로  2% 이상의 노동생산성 증가로 임금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을 능가하여 명목GDP성장률 3%, 실질성장률 2% 를 목표로 제시했다. 바로 아베노믹스의 등장이다.

 

 우선, 제1의 화살인 양적금융완화에 집중했다. 고이즈미 내각에서 처음 도입한 것이지만 이론적 근거는 폴 크루그만(P. Krugman) 교수와 하마다(浜田) 고이치 예일대 교수였다. 단순히 물가상승률 목표권(2~3%) 설정에 그치지 말고 그것이 달성될 때까지 시중은행 보유 국채매입-본원통화 공급을 지속하고 국채매입-본원통화 흡수는 하지 않는 이른바 비불태화(非不殆化: Non-sterilization)이다. 

 

 동시에 재정함정에서 탈출할 때까지 국채매입액과 동액의 재정지출 확대로 인플레 기대를 유도하려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양적금융완화는 중앙은행이 시중은행 보유 국채의 화폐화(Monetization)를 허용하는 전대미문의 팽창적 재정정책의 하수인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받는 것이다. 

 

‘기동적 재정정책’은 전통적 경기부양책 못 벗어나 

 

 동시에 제2의 화살인 기동적 재정정책은 전통적 경기부양대책의 영역을 맴돌 수밖에 없었다.

 

 양적완화정책 도입 초기 엔화약세, 주가급등으로 80년대 후반의 거품팽창이 우려되었지만 장기금리 급등(국채가격 하락)을 계기로 조정국면을 맞이한다. 이후 안정적 엔화약세 기조는 수출대기업에는 낭보가 아닐 수 없었다. 이러한 경기호조는 당연히 장기금리 상승 우려를 낳기 마련이다. 그러나 그럴 때마다 일본은행의 국채매입규모를 늘리고 매입대상도 ETF(지수연동형 상장투자신탁)와 J-ERIT(Real Estate Investment Trust의 투자증권) 등으로 확대했다. 그 결과 장기금리 하락에 따른 자산가격 상승, 국내은행 보유국채 잔고 감소, 대출잔고 증가 및 외국증권 보유 잔고 증가 등 인플레 기대와 자산포트포리오 재균형이 현실화되기 시작했다. 일단의 성공이었다. 

 

 엔화약세로 초대형 수출기업 수익은 회복되어도 수출시장 경쟁격화로 달러표시 매출액은 증가하지 않기 때문에 하청기업에 대한 발주는 쉽사리 늘지 않아 관련 중소기업 매출액은 크게 감소하고 이익도 줄어들었다. 

 당시 아베노믹스의 혜택은 대기업(그 중에서도 상장기업)에 한정된 것이었고 소규모기업은 수익이 전혀 호전되지 않거나 오히려 악화되어 정치적 불안과 불만은 누적되고 있었다. 따라서 기업수익 호전에도 불구하고 설비투자는 여전히 부진했다. 기업은 오히려 수익 대부분을 내부유보로 돌리거나 채무상환에 나서는 경향이 뚜렷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일부 대기업의 수익호전으로 장기금리까지 상승하면 디플레 하에서는 실질금리가 상승하는 만큼 투자가 억제되고 국채상환비도 증가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2013년 약 10조 엔에 이어 다음 해에도 약 5.5조 엔의 재정자금을 투입했다. 그러나 민간주도의 자율성장궤도 진입으로 직결되지 못한 채 실질소비, 설비투자, 수출은 예상외로 역부족이었고, 그 후유증은 고스란히 재정 부담으로 돌아와 국채발행액은 아베정부에서도 40조 엔을 상회, 2014년도 기초재정수지 적자 25.4조엔, GDP대비 5.1%를 기록하게 된다. 민주당 정권시대와 유사했다. 

 

 탄력적이고 전략적인 재정정책과는 거리가 멀었고 ‘기초재정수지(PB)의 대 GDP 비중을 2015년도에 2010년도(-6.6%)대비 반감, 2020년도 흑자’ 목표 공약은 실현 불가능하게 되었다. 2014년 소비세율은 5%에서 8%로 인상했지만 예정대로 2015년도에도 10%로 인상했다면 기초재정수지 적자의 GDP비중은 3.2%(16.1조엔)로 인하할 수 있었다. 

그러나 소비세 인상 시점은 2017년으로 다시 연장되었다. 이제는 2017년에 소비세율 10%로 인상해도 세출억제만으로는 재정재건은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소비세율 인상은 GDP성장을 제약할 것이기 때문이다. 

 

중앙지방 일반회계 재정수지 및 국채잔고에 관한 내각의 시나리오(2015. 2)에 따르면 아베노믹스에 의해 경제재생이 가능한 경우 기초재정수지 적자는 대GDP비중 2020년 1.6%(9.4조엔), 국채잔고는 186.0%(1115.0조엔)였다. 이 시나리오에는 ① 중장기 경제성장률 실질 2% 이상, 명목 3% 이상, 소비자물가상승률(소비세율 인상 효과 제외) 2% 정도로 안정, ② 2016년도 이후 사회보장세출은 고령화 요인, 일반세출은 물가상승률 수준으로 증가, ③ 2017년 소비세율 10%로 인상, 사회보장개혁 지속 등 매우 긍정적 전제가 깔려 있었다. 중요한 것은 소비세율 인상만이 재정재건의 필수 요건이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아베노믹스 제2탄, ‘1억 총 활약사회’ 위해 ‘새로운 3개 화살’ 제시

 

 그럼에도 아베정부는 2017년 10월 총선을 강하게 의식한 나머지 한 걸음 더 나아가 소비세율 인상(8%에서 10%) 약속 시점을 2017. 10월에서 2년 더 연기하고 세수증가분(약 5조엔) 사용처를 당초 4대 경비(재정적자 삭감, 의료, 요양, 자녀양육)에 더해 고령자를 포함하는 전 세대 교육으로 확대, 1조엔 배분할 것을 공약했다. 

 그러나 이와 같이 실질2% 성장과 소비세율 10%에 의한 추가세수분을 채무상환에 배분하지 않게 되면 당연히 기초재정수지는 악화될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아베정부는 새로운 흑자목표 연도는 ‘2020년대’라는 애매한 표현으로 변경하고, ‘성장하면 국가채무/GDP 비중은 안정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라는 입장으로 바뀐다. 당초 재정재건 목표에서 크게 후퇴하는 대신 적극재정 노선으로 복귀하게 된다. 동시에 2016년 2월부터 저금리+양적금융완화 정책에서 마이너스 금리+양적금융완화 정책으로 선회했다. 제1화살과 2화살 보강에 나섰다. 

 일본은행이 시중은행 보유 국채를 매입하고 그 대금은 예치한 시중은행 당좌예금 잔고(200조엔 이상)가 구조적 경기침체 지속, 대기업 내부유보 증가, 중소기업과 벤처의 재무력 취약 등의 이유로 기업대출금으로 환류되지 않는 상황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이를 타파하기 위해 당좌예금 일부에 마이너스 금리(연리 ?1%)를 적용하고 상장투자신탁(ETF) 매입도 확대해 나왔다. 아베노믹스 소기의 인플레 기대를 조성하여 주가하락과 엔화강세 압력을 방지하고 투자를 진작하기 위해 배수의 진을 친 셈이었다. 

 

 이로써 아베노믹스 제2탄에 들어갔다. 악성 디플레이션 탈피와 성장력 확충을 통해 지속적으로 재정재건에 매진하면서 초고령사회를 ‘1억 총 활약사회’로 전환하기 위해 ‘새로운 3개 화살’을 제시했다. 제1의 화살 ‘희망을 낳는 강인한 경제’는 전후 최대의 GDP 600조엔, 제2의 화살 ‘꿈을 엮어가는 자녀양육 지원’은 ‘희망출생율 1.8’, 제3의 화살 ‘안심을 보장하는 사회보장’은 ‘요양이직 제로 실현’이라는 과녁을 각각 겨냥하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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