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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데일리] 오랜만에 보는 ‘협력적 분위기’의 한·미정상회담
 
2021-05-25 14:30:52

◆ 박휘락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교수는 한반도선진화재단 선진국방연구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한·미 혈맹관계 되새기는 기회 돼…북핵 문제 구체적 해결안 부재 아쉬워


 2021 5 21일 워싱턴에서 개최된 한·미정상 회담의 일정, 공동성명, 기자회견 등을 보면서 과거에는 자주 봤으나 최근에는 그렇지 못했던 협력적이면서 우호적인 한·미동맹의 모습을 목격할 수 있었다. 전반적으로 양 정상은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다양한 행사와 언어를 통하여 강조했고, 제반 사안에 관하여 실질적인 협력방안을 강구하고자 노력하였다. 양 정상이 함께 서서 질문할 기자를 교대로 지명하고, 서로 배려하면서 답변하는 모습도 보기 좋았다. 오랜만에 편안하게 구경한 한·미정상 회담이었고, 아마 문재인 대통령과 참모들도 성공적인 회담이었다면서 만족스러운 마음일 것이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한국전 참전용사 랄프 퍼켓 대령의 명예훈장 서훈식을 양국 정상이 함께 주관함으로써 양국의 혈맹 역사를 되새겼다.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서는 미국의 백신기술과 한국의 생산능력을 결합하여 세계의 백신공급량을 증대시키기로 하였으며, 특히 한국군에 대한 접종을 명분으로 미국이 한국을 위해 백신을 지원하겠다는 입장도 표명하였다. 공동성명에서는 미사일지침 종료를 승인함으로써 한국의 독자적인 대북 억제력 강화를 보장하였고, 북한의 핵·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대응을 강조하였으며, 특히 남중국해에서의 항행·상공비행의 자유를 포함한 국제법 존중과 대만 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을 강조함으로써 중국에 대한 양국의 공통된 걱정도 표명하였다. 기후문제 해결과 첨단기술 발전에 관한 양국의 협력방향 등 실질적인 분야에서 양국의 협력을 증진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들을 세부적으로 길게 기술하기도 했다.
 
이번 한·미정상회담 도중과 종료 후 문 대통령은 아쉽다는 생각을 많이 했을 것 같다. 이제 뜻이 맞는 미국의 대통령과 혈맹에 걸맞는 정상회담을 했는데, 정작 본인은 임기가 1년도 남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임기 초반부터 이러한 협력적인 정상회담을 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을 할 것이다. 관점은 다르지만 적지 않은 국민들 역시 나름대로의 아쉬움을 느낄 것이다. 문 대통령이 4년 전에도 지금과 같은 태도로 미국을 방문하여 자유민주주의에 관한 한·미 양국의 가치를 더욱 고양하고, 북핵 문제 등 안보에 관하여 양국의 입장을 조율하였더라면 하는 아쉬움이다. 그랬다면 지금쯤 한·미동맹과 한국의 안보는 더욱 공고해졌을 것이고, 문 대통령도 더욱 편안하게 정상회담에 임하였을 것이다. 반미를 강조하는 지지층에게 흔들려서 친중정책을 추진함으로써 그 동안 한·미동맹을 위태로운 상태로 만들다가 임기가 종료되어가는 지금에야 한·미동맹의 진정한 가치를 알게 된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늦었더라도 문 대통령과 현 정부가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재인식하고, 굳건한 한·미동맹 태세를 과시한 것을 환영한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을 보면서 2017 12월 있었던 문재인 대통령과 중국 시진핑 주석 간 정상회담이 생각났다. ‘혼밥 논란에서 보이듯이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중국으로부터 제대로 대우받지 못했고, 정상회담 분위기도 좋지 않았으며, 중국은 사드(THAAD) 배치에 관하여 이해하지 않았고, 북핵문제에 관해서도 협조하지 않았다. 따라서 야당에서는 한국에 대한 홀대론 또는 한국의 중국에 대한 저자세 외교라면서 혹독하게 비판하였다. 아마 당시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 내내 불편했을 것이고, 돌아와서도 답답함이 적지 않았을 것이다. 정상회담의 분위기만으로 국가 간의 관계를 평가할 수는 없지만, 이번 한·미정상회담은 한국과 미국이 혈맹관계임을 대내외적으로 과시하였다. 특히 미국은 한국의 대통령을 극진하게 대우하였다. 아마 문 대통령은 미중 간 균형외교에 대한 기존의 인식을 다소 바꾸었을 것이고,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
 
다만, 이번 정상회담을 통하여 북핵에 대해서는 별다른 해결방책이 없었다. 미국의 정교하고 실용적인 접근법”이 해결책으로 언급됐지만, 그것이 어떤 내용인지 설명되지 않았다. 대체적으로 주도적인 조치를 강구하기보다는 북한의 태도 변화를 지켜보겠다는 방향으로 해석된다. 북한의 선의를 전제로 채택해온 지난 4년 동안의 비핵화 방안이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하였는데, 그러한 방향을 계속하겠다는 것이다. 이것을 수용했다는 것은 현 정부가 북한을 자극하지 않은 채 남은 임기 1년을 마치겠다는 의도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북핵을 해결할 수 있는 국가는 미국밖에 없는데, 그 미국의 무위(無爲)의 전략을 한국이 잘 되었다고 해서는 곤란하기 때문이다. 남은 임기 동안 어떤 식으로든 북핵을 해결하겠다는 정부의 각오와 계획을 보여주기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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