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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데일리] 이래도 북핵에 대비하지 않을 건가
 
2021-04-20 17:03:16

◆ 박휘락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교수는 한반도선진화재단 선진국방연구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北 2027년 151~242개 핵무기 보유 전망

정부, 북한 핵 상황 상세 조사해 국민에 보고해야


한국의 아산정책연구원과 미국 랜드연구소가 4월 13일 공동으로 발간한 보고서 ‘북핵 위협,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서는 북한은 매년 12~18개의 핵무기를 추가로 생산하여 2027년에는 151-242개까지 보유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보고서는 이를 바탕으로 북한이 수십 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미 본토를 타격하겠다고 위협하여 미국이 한국을 위하여 핵우산(nuclear umbrella)을 제공하지 못하도록 하면서, 남한을 공격할 뿐만 아니라 전쟁 초반에만 40∼60개의 핵무기를 사용하여 국내의 핵심 목표를 타격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 정도 분석이 나오면 청와대와 국방부는 물론이고, 모든 정치권과 국민까지도 경악하면서 현 실태를 점검하고, 대책을 논의해야 한다. 북한의 핵공격에 의하여 남한이 초토화될 수 있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기사 자체가 일부 언론에만 보도되었을 뿐이고, 정부와 국민은 전혀 반응하지 않고 있다.
 
이어서 이 보고서에서는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의사가 전혀 없다고 단정하고 있을 뿐 아니라 북한 주도의 통일을 시도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북한은 2021년 1월 초에 개최된 제8차 당대회에서 핵무력을 강화하여 남북통일을 앞당기겠다고 공언했고, 남한 공격용일 수밖에 없는 전술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다고 공개했다. 그러나 그 당시에도 지금도 이러한 분석은 정부와 국민에게 아무런 경각심도 불러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도대체 현 정부는 북한의 핵무기로부터 국민들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을 고민이나 하고 있는가? 정의용 외교부장관의 말처럼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것이라면 이 보고서가 틀렸다고 반박이라도 해야하는 것 아닌가? 그리고 국민은 왜 정부에게 북핵에 대한 철저한 대비를 요구하지 않는가?
 
우리 민족에게는 극도의 위기회피 의식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1592년 일본이 침략하기 전에도 조선에서는 일본의 침략가능성을 우려하여 수신사를 보내어 정탐하기도 했고, 정사(正使)인 황윤길은 일본이 침략할 것 같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조정은 물론이고 지식인들도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부사(副使) 김성일의 말을 믿고자 했고, 그래서 아무런 대비도 하지 않았으며, 결국 7년 동안 조선은 전란에 시달렸다. 1627년의 정묘호란과 1636년의 병자호란의 경우에도 조선 조정은 청나라의 침략 가능성에 제대로 유의하거나 대비하지 않다가 기습공격을 당하여 항복해야만 했다. 최근 1950년의 6.25전쟁에서도 국방부장관부터 북한이 침략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침략하면 바로 반격하여 점심은 평양, 저녁은 신의주에서 먹겠다면서 호언장담했다가, 3년 동안 민족상잔의 비극을 겪어야했다.
 
이전의 전쟁은 다소의 피해가 있어도 복구가 가능한 수준의 전쟁이었다. 그러나 핵전쟁은 엄청난 숫자의 국민이 대량으로 살상당할 뿐만 아니라 국토가 초토화되어 민족의 생존공간 자체가 없어질 수 있다. 이런데도 국정을 책임진 현 정부는 아무런 대비도 하지 않고, 여기에 대하여 언론과 지식인들도 제대로 비판하거나 요구하지 않고 있다. 국방부까지도 안일에 빠져 있어서 행정안전부에서는 공문을 보내어 실전적 훈련을 실시하자고 요구했다고 한다.
 
현 정부에게 요구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의 핵무기 개발 상황이 어떠하고, 현재 몇 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아산연구소와 랜드연구소의 분석처럼 2027년에는 200개 가까이 확보하게 될 것인지 국민에게 정확하게 보고하라. 그것이 사실이 아니라면 그 근거를 밝히고, 비핵화를 할 것이라고 믿는 증거를 제시하라. 동시에 그것이 사실일 경우 그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하여 정부가 어떤 방향과 내용으로 노력할 것인지 복안을 설명하라. 북핵 대비를 위하여 국민이 알거나 수행해야할 사항이 있다면 그것도 자세하게 적어서 국민에게 보고하라.
 
외교부장관을 비롯한 현 정부 수뇌부는 아직도 믿고 싶은 모양이지만, 한국은 물론이고 세계 대부분의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거의 단정하고 있다. 2018-2019년 비핵화 협상을 진행하는 동안에도 북한은 꾸준히 핵무기를 만들었고, 지금도 매년 12-18개의 핵무기를 만들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도 비핵화가 가능하다고 믿는 것은 너무나 안일한 태도 아닌가? 그러다가 나중에 북한이 핵무기로 위협하면 어떻게 책임을 지겠다는 것인가?
 
아마 현 정부는 1년만 더 북한을 자극하지 않음으로써 임기 내에는 북한이 도발하지 않도록 만들고, 그것을 현 정부의 성과로 자랑하고 싶을 것이다. 다음 정부가 북핵 대비태세를 강화하는 과정에서 북한의 도발에 직면하면 “최소한 우리 때는 북한이 도발하지 않았다”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이러하다면 그것은 엄청난 직무유기이고, 나중에 조사하여 엄중한 처벌을 받아야만 한다. 1년이든, 1개월이든, 1일이든 북핵을 포함한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할 수 있는 철저한 조치는 취하는 것이야말로 정부의 본연의 의무이기 때문이다. 제발, 제발, 제발 북핵에 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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