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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국판 엘리엇 방지법 도입이 시급하다
 
2021-01-05 14:48:51

◆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한반도선진화재단 선진경제질서연구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돌이켜보면 2020년은 한국 기업의 역사에서 정치가 경제를 파괴한 최악의 한 해로 기억될 것이다. 규제3법 중 기업들은 상법 개정이 가장 두렵다고 한다.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한다는 명분이지만 기업들을 헤지펀드의 먹잇감이 되도록 방치하는 참사를 빚었을 뿐이다. 특정 지배구조를 강요하는 한국을 해외자본은 기피할 것이며, 한국 자본의 해외 이탈은 가속화된다. 대기업은 해외 펀드의, 중소기업은 국내 펀드의 놀이터가 될 터이다. 좋은 지배구조란 두말 할 것 없이 최대의 성과를 내는 지배구조다. 그것이 어떻게 돼야 할 것인가는 당사자인 기업이 가장 잘 안다. 평생 남에게 월급 한 푼 줘 본 적 없는 정치인들이 분수에 맞지 않는 훈수를 둘 문제가 아니다. 올해 3월 주총에서 수 십군데서 감사위원을 한명 분리해 뽑아달라는 주주제안이 터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은 외국 자본에 의한 투자 규제를 강화하는 것이 세계적 추세다. 미국에서는 '외국인 투자 위험 심사 현대화 법'이 2020년 2월부터 전면 시행됐다. 유럽연합(EU)에서는 회원국 수준에서의 외자 규제 강화뿐만 아니라, EU 및 회원국 사이의 '대내 직접 투자에 관한 협력·정보 공유 체제에 관한 EU 규정'이 2020년 10월부터 적용되고 있다. 일본도 2019년 '외국환 및 외국무역법'(외환법)을 개정하고 2020년 그 정령 및 고시를 개정했다.


일본 외환법은 '일본판 엘리엇 방지법'으로 불린다. 이 법률은 일본 상장회사뿐 아니라 주요 비상장회사에 대한 외국의 대내 직접투자에 대한 사전신고제도를 강화하고 있다. 사전신고 해당업종은 국가의 안전, 공공질서, 공중의 안전, 국가경제의 원활한 운영의 관점에서 선정된다. 국가의 안전 등을 훼손할 우려가 있는 상장회사에 대한 투자는 1%만 취득해도 사전신고의 대상이 된다. 그런 우려가 없는 상장기업의 주식취득은 사후보고 대상인데 기준치(현행 10%)는 변경이 없다. 사전신고 대상업종에 해당하는 상장기업은 2170개사이고, 사후보고 기업수도 1584개사로서 전체 상장기업(3713개사)의 56.6%가 보호 대상이다. 법령 위반자에 대해서는 투자자에 대한 주식매각 등을 명할 수 있다.



한편, 투자대상기업의 경영에 관여하지 않는 포트폴리오 투자를 실시하는 외국투자자에 대한 사전신고 면제제도가 도입됐다. 정부가 출자하는 투자 펀드(국부펀드)나 연기금으로서 국가의 안전 등을 해할 우려가 없다고 인정되는 투자자도 이 제도를 이용할 수 있다. 면제제도 적용의 요건은 ① 외국투자자 스스로 또는 그 밀접관계자가 임원에 취임하지 않을 것, ② 중요사업의 양도·양도금지를 주주총회에 스스로 제안하지 않을 것, ③ 국가의 안전 등에 관한 비공개 기술정보에 접촉하지 않을 것 등이다. 말하자면 건전한 투자자의 경우에는 신고가 필요 없다. 그러나 사전신고를 하면 위의 모든 행위를 할 수 있다. 해외 펀드라도 임원에 취임하지 않거나 사업의 양도양수 등의 제안을 하는 등의 행위를 하지 않기로 하고, 그렇게 함으로써 경영에 관여하지 않는다면 투자에 제한이 없다는 말이다. 한국 개정상법에서 억지로 감사위원이자 이사인 1명 이상을 펀드출신으로 임명하여야 한다는 것과는 정반대이다.


자나 깨나 어떻게 기업을 괴롭힐까 모의하느라 눈알이 벌개진 한국 국회의원들을 보노라면 한심하다 못해 참담하다. "구태의연한 기업지배구조를 개혁해 글로벌 스탠다드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된다"는 헛소리에 기업들은 기가 찬다고 한다. 일본 외환법 개정에 관한 설문조사에서 일본 외의 응답자의 81%, 일본 내 응답자도 60%가 반대해 70%의 반대율을 보였다. 외자유치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주장도 있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기업에게 도움이 된다면 외국 펀드들의 눈치 따위는 보지 않는 일본이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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