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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신문] ‘아시타비’ 넘어 '공명지조'로
 
2021-01-04 16:35:59

◆ 김형준 명지대학교 교수는 한반도선진화재단 정치개혁연구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2020년 '경자년‘ 한 해가 저물었다. 다사다난했던 한 해는 “코로나에서 ‘윤석열’까지로 집약될 수 있을 것 같다. 1월 2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첫 환자가 발생한 이후 우리 사회의 모든 삶의 방식이 바뀌었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대면 방식의 획기적인 전환이 이뤄졌다. 이른바 언택트(untact) 시대가 도래했다.

이런 와중에 4월 총선에서 여권은 전례 없는 압승을 거두었다. 민주당은 지역구 167석과 더불어시민당 17석을 합친 180석을 얻었다. 개헌을 빼놓고는 뭐든지 할 수 있는 압도적인 승리였다. 특히 수도권(121석)에서는 무려 103석(85.1%)을 차지했다. 민주당은 절대다수 의석을 앞세워 21대 국회에서 부동산 3법, 공정경제 3법, 공수처법 개정안, 대북전단살포금지법 등 각종 입법들을 밀어붙였다.

그러나 여당 소속 광역 단체장의 권력형 성범죄는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다. 4월 총선 직후 오거돈 전 부산시장은 성폭력 사건에 책임을 지고 물러났고, 7월에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은 성폭력 의혹 속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해서 정치적으로 엄청난 파문이 일어났다.

그런데 민주당은 11월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부정부패 등 중대한 잘못으로 직위를 상실해 재보궐 선거를 하는 경우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는다’는 당헌을 권리당원의 86.6% 찬성으로 개정해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후보를 내기로 결론지었다. 더구나 민주당이 박 전 시장을 성추행 혐의 등으로 고소한 피해자를 피해 호소자로 둔갑시키는 황당한 일까지 발생했다. 민주당의 윤리적 파탄은 이때부터 시작되었다. 이런 잘못된 기류에 편승해 최근에는 친여 성향의 한 대학 교수가 피해자가 박 전 시장에게 쓴 편지라며 피해자 실명을 그대로 노출한 세 통의 편지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이는 명백한 "2차 가해 행위“다. 이런 사람이 입 만 열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호, 검찰 개혁’을 외쳤다. 후안무치의 전형이다.

올해 최대 정치적 사건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간의 갈등이었다. 결과는 추 장관의 산산조각난 3전3패였다. 지난 12월 1일 민간 위원들로 구성된 법무부 감찰위원회가 만장일치로 윤 총장 직무 정지는 부당하다고 의결했고, 같은 날 서울행정법원은 추미애 장관의 윤 총장 직무 정지 명령의 효력을 중지시키며 총장직 복귀를 결정했다. 24일에는  법원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정직 2개월’ 징계를 집행 중지시키고 직무 복귀를 결정했다. 한마디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칼을 빌려 윤석열 총장을 죽이려는 ‘차추살윤’(借秋殺尹)은 실패했다.

최근에는 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투자 의혹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1심에서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재판부는 정 교수에 대해 ”단 한 번도 잘못을 솔직히 인정하고 반성한 사실이 없다”고 했다. 또 정 교수 측이 “진실을 이야기한 사람들에게 정신적 고통을 줬다”고도 했다. 지난 12월 28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3년6개월여 만에 퇴임했다. 그는 퇴임사에서 "집 걱정을 덜어드리겠다는 약속을 매듭 짓지 못하고 떠나게 돼 무척 마음이 무겁고 송구하다"고 말했다. 어떻게 보면 2020년은 ‘여성 수난시대’로 기억될지 모른다.

교수들이 뽑은 2020년 올해의 사자성어로 '‘나는 옳고 남은 그르다'는 뜻의 '아시타비(我是他非)'가 선정됐다.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 사이는 물론 코로나19 바이러스 발생을 두고서도 사회 도처에서 일어났던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사태를 꼬집은 것 같다. 2019년에 교수들은 그해 사자성어로 '공명지조(共命之鳥)'를 선정했다. 한 몸에 머리가 두 개 달린 새를 뜻하는 말로, '목숨을 함께하는 새'라는 의미다. 여야, 진보와 보수, 남성과 여성 모두 함께해야 잘 살 수 있다는 것을 함축한다. 2021년 새해에는 겸손, 공존, 책임, 윤리가 중시하는 사회가 되길 기대해본다. 더불어, 어떤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성평등 사회를 위한 도전은 계속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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