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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한국] 민주당 지지율 하락 이낙연 대표 시험대 올라
 
2020-10-13 10:23:54

◆ 김형준 명지대학교 교수는 한반도선진화재단 정치개혁연구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①국회 입법과정서 협치의 리더십 보여야
②더불어민주당 호감도를 다시 끌어올려야
③서울·부산시장 선거서 이길 수 있는 후보 내야
‘추석 민심’이 정치권에 상당히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오래된 통설이다. 전국 각지에 떨어져 생활하던 친인척들이 한데 모여 각자의 정치적 견해를 풀어놓는 광범위한 정치 소통의 장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지금은 SNS가 실시간 여론을 형성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추석 밥상머리 민심은 향후 여론을 좌우하는 잠재력을 갖기에 충분하다. 더구나, 대선이 1년 6개월 정도 남은 시점에 추석 민심이 어느 방향으로 흐르고 있는지가 향후 대권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난 2007년 대선(12월 19일) 14개월 전인 2006년 추석(10월 5일) 전에 대선 지지도는 고건 전 총리,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이명박 전 사울시장 간에 견고한 3자 구도가 형성되어 있었다. 당시 리얼미터가 추석 직전에 실시한 조사(9월 25~26일)에서 대선 후보 지지도는 박근혜 25.4%, 이명박 25.2%, 고건 22.8%로 팽팽했다.

그런데 추석 이후 판세가 완전히 바뀌었다. 추석 직후 리얼미터 조사(10월 9~10일)에서 이 전 시장은 34.1%를 얻어 박 전 대표(22.6%)와 고건 전시장(17.6%)을 크게 앞섰다. 2년 3개월간 한나라당 대표를 역임하고 2006년 지방 선거와 각종 재·보궐 선거에서 승리를 일궈내 ‘선거의 여왕’이라고 불렸던 박 전 대표도 추석 밥상 머리 여론의 벽을 넘지 못했다. 청계천 복원과 버스 환승제 등에 대한 긍정적 평가를 받은 이 전 시장이 이런 성과에 힘입어 민심의 흐름이 바뀌었기 때문이었다. 더구나, 10월 9일 북한의 1차 핵실험이 벌어지면서 강력한 리더십을 기대하는 여론이 형성되면서 이 전 시장이 박 전 대표를 압도했다. 그해 추석 이후 양측의 순위는 2007년 8월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때까지 바뀌지 않았다.

이번 추석 전의 핵심 미디어 의제는 크게 5개 정도다. 정부의 코로나 방역에 대한 평가, 코로나 사태에 따른 민생 경제, 정부의 부동산 정책,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군 복무 특혜, 북한의 공무원 피살사건이다. 그 중 정부에게 긍정적이고 유리한 것은 코로나 방역뿐이고 나머지는 모두 부정적이고 불리한 이슈들이다.

추석전 KBS 여론조사 결과(9월26~28일), 정부의 코로나 방역 대응에 대해 국민 10명 중 8명(79/9%) 정도가 ‘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심지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조차 긍정 평가가 65.9%를 차지했다. 대통령 국정 운영에 대해 부정적인 사람도 63.4%가 정부 대응에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에 대한 경기 침체로 민심은 악화되고 있다.

앞선 KBS 조사에서,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할 때, 선생님의 소득은 증가했습니까? 감소했습니까?”란 질문에 ‘감소했다’는 응답자 비율이 50.4%로 나타났다. 그런데, 소득수준에 따른 차이가 확연히 나타났다. 월 100만 원 미만 구간에서 ‘감소했다’는 답변의 비율이 63%로 가장 높았다. 반면 월 700만~ 900만원 소득층에서는 41.1%가 감소했다고 응답했다.

추석 직전 한국 갤럽 조사(9월 22~ 24일)에 따르면, 우리나라 경기 전망을 물은 결과 15%가 ‘좋아질 것’, 53%는 ‘나빠질 것’, 28%는 ‘비슷할 것’이라고 답했다. 살림살이에 대해서는 11%가 ‘좋아질 것’, 35%가 ‘나빠질 것’, 51%는 ‘비슷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살림살이 전망 순지수(낙관-비관 격차: -24)도 28개월 연속 마이너스였다. 살림살이 전망은 생활수준 중하/하층에서 더 비관적이며(상/중상층 -1, 중층 -18, 중하층 -42, 하층 -40), 그 차이는 경기 전망보다 컸다.

부동산 논란이 거세게 몰아치던 시기에 MBC·코리아리서치가 실시한 여론조사(8월12~13일) 결과, 부동산 세법 개정의 집값 안정 효과에 대해 59.2%가 ‘효과가 없을 것이다’고 응답했다. 집값 상승 원인에 대해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잘못돼서’가 40.4%로 가장 많았다. 현 정부 임기 내 집값 전망에 대해선 ‘계속 오를 것이다’가 56.6%인 반면, ‘현재 정도에서 안정될 것이다’는 응답은 27.0%에 불과했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대 국민 신뢰가 바닥으로 치닫고 있다는 것이 확인된 셈이다.


KBS 조사 결과, 추미애 장관 특혜 의혹에 대해 ‘그렇다’(61.7%)는 응답이 ‘그렇지 않다’(29.3%)보다 2배 이상 많았다. 특히 병역 문제에 민감한 18~29세 젊은 세대와 정치 지식수준이 높은 계층에서 ‘그렇다’는 응답이 각각 66.0%와 59.1%를 차지했다. ‘인지적 무당층’에서는 ‘특혜 받았다’(78.2%)고 보는 답변이 80%에 가까웠다. 이런 조사 결과가 주는 함의는 검찰은 추 장관을 무혐의 불기소 처분을 내렸지만 민심에선 유죄 취지의 결론을 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그런데도 추 장관은 검찰 수사결과 발표 뒤 입장문을 내 “장관과 장관의 아들에 대한 근거 없고 무분별한 정치공세로 인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리게 된 점 거듭 송구하다”고 했다. 야당이 밝힐 내용을 장관이 하는 우스꽝스러운 일이 발생했다. 추 장관은 더 나아가 “수사권 개혁과 공수처의 조속한 출범을 통해 검찰개혁을 완수하는 데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추 장관은 궁지에 몰리면 언제나 ‘기승전 검찰개혁’이다. 향후 검찰 개혁인지 검찰 장악인지 논란이 거세질 전망이다. 당장 국민의힘은 29일 검찰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특혜휴가 의혹 관련자들을 불기소한 것을 비판하면서 항고 절차와 함께 국회 차원의 특검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동부지검은 추 장관 아들 군무이탈과 관련해 이유도 되지 않는 이유로 모두 무혐의로 하는 무도한 일을 저질렀다. 북한의 공무원 피살 사건으로 국민적 관심이 고조되고 추석 연휴를 시작으로 언론이 조용한 틈을 타 사건을 털어버리려 한다”고 비판했다.

추석 직전 최대 쟁점이었던 북한의 공무원 피살 사건에 대한 정부의 대응과 관련해선 KBS 조사 결과 상당히 부정적이다. ‘잘못했다’(68.6%)가 ‘잘했다’(21.8%)보다 세 배가 넘었다. 민주당 지지층에서조차 ‘잘못했다’는 응답이 48.8%로 ‘잘했다’(39.4%)보다 많았다. 문 대통령 국정운영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 계층에서도 ‘잘못했다’(44.9%)가 ‘잘했다’(41.1%)보다 오차 범위내에서 앞섰다. 이런 영향인지 정부의 대북정책 전반에 대해서도 부정 평가가 높았다. ‘잘하고 있다’가 40%, 절반 이상은 ‘잘못하고 있다’(54.9%)고 답했다.

그런데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우리 정부와 군이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없는 매우 제약된 상황인데 정부의 상황 인식과 대응을 안일하다고 몰아세우는 것은 과도한 정치 공세이며 대응을 위해 애쓴 우리 정부와 군을 모욕하는 것이다”는 말을 했다. 민심과는 크게 동떨어진 발언이다. 이런 조사 결과들이 주는 함의는 사람들로 하여금 정부가 정책적으로 무능하고 도덕적이지 못하며 촛불의 핵심 가치인 공정을 훼손시키고 있다는 감정을 불러 올 가능성이 크다. 또한, ‘침묵의 나선 이론’에서 주장하듯이, 추석 밥상머리 여론을 통해 정부에 대한 비판이 다수라는 것을 확인한 사람은 향후 더욱 자신 있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할 것이다. 반면, 자신의 의견이 소수라는 것을 확인한 사람은 침묵할 것이다. 결과적으로 집권 세력의 지지도는 추석이후 더욱 가파르게 하락할지도 모른다.


데일리안·알앤써치가 추석직후에 실시한 10월 첫째 주 조사(5~6일)에서 문 대통령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전주 대비 3.1%p 내린 42.3%다. 부정평가는 전주보다 3.1%p 오른 53.2%로 조사됐다. 긍정평가와 부정평가의 격차는 4.7%p에서 10.9%p로 크게 벌어졌다. 연령별로 보면 문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으로 꼽혀온 40대가 대거 이탈했다. 40대의 긍정평가는 전주보다 19.6%p 급락한 44.6%, 부정평가는 18.8%p 급등한 51.7%였다.


비슷한 사례가 지난해 추석에서도 나타났다. 작년 추석(9월 13일)의 최대 이슈는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을 둘러싼 논쟁이었다. 문 대통령은 작년 9월 9일 가족 입시 비리와 사모펀드 의혹 등 각종 논란에 휩싸인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법무부 장관에 임명했다. 당시 한국갤럽의 9월 1주(3~5일) 조사에서 문 대통령 국정 운영 지지도는 긍정 43%, 부정 49%였다. 그러나 추석이후인 9월 3주(17~19일) 조사에선 긍정 40%, 부정 53%로 큰 차이가 났다. 부정 평가 이유로 ‘인사’가 29%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9월 4주(24~26일) 조사에도 긍정 41%, 부정 50%로 데드크로스가 그대로 유지됐다. 결국 조국 장관은 임명된 지 35일 만에 사퇴했다. 추석이후 민심이 악화되면 청와대는 추미애 장관의 거취에 대해서도 심사숙고해야 할지 모른다.

2016년 추석(9월 15일)은 박근혜 정부 출범 3년 7개월이 지난 시점에 맞이했다. 한국갤럽의 2016년 9월 2주(6~8일) 조사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도는 긍정평가는 33%인 반면, 부정 평가는 56%였다. 대통령 직무 수행 긍정 이유를 물은 결과, ’외교·국제 관계’가 25%로 가장 높았다. 반면, 직무 수행 부정 평가 이유로는 ‘소통 미흡’이 15%로 가장 높았다. 갤럽의 2016년 9월 4주(20~22일) 조사에서도 긍정 평가는 31%, 부정평가는 56%였다. 박 대통령의 지지도는 최악인데도 정당 지지도에서는 추석 전인 9월 2주 조사에서 집권당인 새누리당 지지도는 34%로 야당인 민주당(24%)과 국민의당(11%)보다 높았다.

추석후 조사에서도 이런 추세는 그대로 유지됐다. 새누리당 35%, 민주당 25%, 국민의당 10%였다. 박 전 대통령의 지지도가 바닥을 치고 있는 데도 당시 민주당 대권 후보인 문재인 민주당 대표의 대권 경쟁력이 그렇게 강하지 않았기 때문에 야당의 지지도는 집권당을 압도하지 못했다.

올해 추석 전에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들을 종합해보면, 추석이후 민심은 향후 집권 세력에게 불리하게 전개될 개연성이 크다. 이런 추석 민심이 1년 6개월 남은 대선 구도에 어떤 영향을 줄까?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에서 더불어 민주당 소속 인사들이 선두권을 달리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야권은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의 말대로 ‘당 밖’이든 ‘당 안’이든 유력한 주자가 없는 현실이다.


추석 전 리얼미터·오마이뉴스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9월21∼25일)에서 이낙연 민주당 대표의 선호도는 22.5%, 이재명 경기지사는 21.4%로 오차 범위 내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석열 검찰총장(10.5%), 홍준표 무소속 의원(7.2%),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6.5%), 오세훈 전 서울시장(4.0%),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옛 국민의힘) 대표(3.6%), 원희룡 제주지사(3.0%) 등의 순이었다. 주목할 것은 이낙연 대표는 같은 여론조사를 기준으로 5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고, 이재명 지사는 3개월 연속 상승세가 꺾였다.

한편, KBS가 실시한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9월 26∼28일)에선 이재명 지사의 선호도가 26.2%로 가장 높았다. 이낙연 대표는 21.6%로 집계됐다. 이밖에 홍준표 의원(5.8%), 안철수 대표(4.6%), 오세훈 전 시장(3.5%), 황교안 전 대표(2.3%), 유승민 전 의원(1.9%), 원희룡 지사(1.6%), 심상정 대표(1.4%), 민주당 김부겸 전 의원(0.4%) 순으로 뒤를 이었다.

그런데 이 조사에서 눈에 띄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30대와 40대에서 이 지사가 이 대표를 앞서고 있다는 것이다. 30대에서는 34.1% 대 27.5%, 40대에서는 33.0% 대 21.8%였다. 특히, 경기·인천 지역에서는 33.5%대 19.1%로 앞섰다.

역대 사례를 보면 대선 1년 6개월 전 경쟁구도가 끝까지 유지된 것은 드물었다. 가령, 18대 대선(2012년 12월) 1년 6개월 전 대선 경쟁구도는 ‘박근혜 1인 독주 체제’였다. 리얼미터의 2011년 5월 4주에서 당시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는 33.1%의 지지율로 압도적 1위였다. 당시 야권에서는 손학규 민주당 대표(11.3%)가 2위,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8.5%)가 3위였다. 처음으로 여론조사 후보 목록에 이름을 올린 문재인 변호사의 지지율은 3.3%에 불과했다. 그러나 문재인은 18개월 후 야권 단일후보로 박근혜 후보와 양지구도를 이루면서 초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지난 2017년 대선때도 비슷한 상황이 전개됐다. 대선 전해인 2016년 추석 당시 한국갤럽이 실시한 여론조사(9월 6~8일)에서 차기 정치 지도자로 누가 가장 좋다고 생각하는지 물은 결과, 반기문 UN 사무총장(27%),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18%), 안철수 의원(8%), 박원순 서울시장(6%), 오세훈 전 서울시장(5%), 이재명 성남시장(4%), 손학규 전 의원(3%), 김무성 의원(3%) 순이었다. 하지만 반 총장은 2017년 1월 귀국한지 20일만에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고, 야권의 유력 대선 주자는 홍준표 전 경남지사가 차지했다. 분명, 현재의 이낙연·이재명 양강 구도가 앞으로 충분히 요동칠 개연성이 있다. 이제부터 이낙연 대표가 정치적인 시험대에 올랐다고 볼 수 있다.

이 대표가 넘어야 할 산은 많다. 첫째, 국회 입법 과정에서 협치의 리더십을 보여야 한다. 정부 여당은 경제3법(상법, 공정거래법 개정안, 금융그룹 감독법 제장)을 이번 정기 국회에서 처리하려고 한다. 핵심 내용은 감사의원 분리 성임, 대주주 의결권 3% 제한, 다중 대표 소송제 도입, 공정거래위원회 전속 고발권 폐지 등이다.

이에 대해 재계는 “글로벌 기준보다 과도하게 높은 규제”라며 “기업 경영권의 근간을 흔들 수 있고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업의 투자 실행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손경식 회장은 “코로나 위기를 조속히 극복하려면 기업을 살리고 경쟁력을 높이는 제도 개선이 필요한데, 국회에는 기업 경영과 투자에 제약을 가하고 부담을 늘리는 법안이 많아서 걱정이 크다”고 했다. 이어 “(기업이) 큰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어서 건의를 드리는 것”이라며 “투자 활성화를 위한 사안을 중점적으로 다뤄주고, 시급하지 않은 것은 경제가 정상화된 이후에 중장기적으로 다뤄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이낙연 대표는 지난 6일 손경식 회장과 6대 그룹사장단을 만난 자리에서 “경제 3법은 기업의 건정성을 높이는 것”이라며 “이것을 늦추거나 방향을 바꾸기는 어럽다”고 했다. 더불어,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제안한 노동시장 유연성제고, 고비용·저생산 구조 개선, 균형잡힌 노사 관계 구축 등을 핵심으로 하는 노동관계법 개정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김 위원장은 “코로나19 이후 경제 사회 전 분야가 새로운 변화를 가져오지 않으면 안 된다. 경제 3법뿐 아니라 노사관계와 노동법도 함께 개편해야 한다는 걸 정부의 제의한다”며 “경제협력낱薩瘦?OECD)에 따르면 세계 141개국 중 우리나라의 고용, 해고 문제는 102위이고, 노사관계는 130번째, 임금 유연성은 84번째에 위치해 매우 후진적 양상을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노동자의 생존 자체가 벼랑에 서 있고 노동의 안정성이 매우 취약하다는 것이 드러나고 있는 시기다. 이런 시기에 해고를 좀 더 자유롭게 한다든가 임금을 유연하게 하자는 메시지는 노동자들께 매우 가혹하게 들릴 것이다.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업지배구조를 제약할 수 있는 법을 통과시키려면 노동개혁도 같이 해야 공정경제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은 상식이다. 그런데 이 대표가 ‘친노조 반기업 정책’을 밀어붙이는 이유가 기본소득과 재난재원금 등 ‘선명 노선’으로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대선 경쟁자’ 이재명 경기지사를 의식한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공정 경제’를 전면에 내세워 이 지사에게 맞서고, 대선 출마를 위해 내년 3월 당대표에서 물러나기 전까지 손에 잡히는 성과를 내야 하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그런데, 이 대표가 정부의 정책을 지지하는 것을 넘어 자신만의 ‘시그니처 정책’을 제시하지 못하는 약점을 어떻게 극복할지가 관건이다.

둘째, 민주당 호감도를 끌어올려야 한다. 총선 압승이후, 윤미향 의원 비리 사태, 추미애 장관 아들 군 병역 특혜 논란, 북한에 의한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살 사태 등 각종 악재가 겹치면서 민주당에 대한 호감도가 추락하고 있다. 최근 북한군에게 피살당한 공무원의 고등학생 아들 이모군이 지난 6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공개 편지를 보냈다. 이군은 “아빠가 잔인하게 죽임을 당할 때 이 나라가 무엇을 하고 있었나”라고 물었다. “(부친은) 대한민국 공무원이었고 보호받아 마땅한 국민이었다”며 “왜 아빠를 지키지 못했는지 묻고 싶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아버지를 잃은 아들의 마음을 이해한다. 나도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과 관련해선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한국갤럽이 9월 넷째 주(22~24일)에 5개 정당별 호감 여부를 물은 결과 민주당에 ‘호감이 간다’는 응답은 40%, 정의당 27%, 국민의힘 25%, 열린민주당 20%, 국민의당 19%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호감이 가지 않는다’는 응답은 민주당 49%, 국민의힘 60%, 정의당 57%, 국민의당 64%였다. 민주당 호감도는 지난 6월과 비교해 3개월 동안 무려 10% 포인트 하락했다. 이낙연 대표 체제로 바뀌었지만 비호감이 호감을 앞서는 ‘호감도 데드크로스’가 발생한 것이다. 특히, 18~29세 젊은 세대에서 호감 대 비호감 비율이 35% 대 47%, 서울에서는 그 비율이 각각 35% 대 55%로 나타났다. 한마디로 민주당의 위기다. 민주당을 향한 이런 부정적 기류를 깨기 위해선 이 대표의 용기와 결단이 필요하다.

2018년 11월 로마에서 잠적해 서방 망명설이 돌았던 조성길 전 주이탈리아 북한 대사대리가 지난해 7월 한국에 입국해 당국의 보호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북한과의 관계가 악화될 조짐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 대표가 곧 있을 개각 때 추미애 장관 교체를 이끌어 내고, 정부가 못하면 북한에 피살된 공무원 아들 이모군을 직접 만나 위로하는 파격적인 행보를 펼칠 필요가 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광주를 찾아 무릎을 꿇고 사과했듯이 이 대표가 어떤 경우에도 국민의 아픔을 같이 한다는 따듯한 리더십을 펼친다면 반전이 있을 것이다.

셋째, 내년 4월 7일에 치러지는 서울시장·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후보를 선정하는 것이다. 내년 4월 선거는 여야 모두 물러설 수 없는 승부처다. 선거 결과에 따라 2022년 대통령 선거의 흐름까지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는 박영선 중소기업벤처부장관, 추미애 법무부장관, 우상호 의원, 박주민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서울시장 후보군으로는 권영세, 박진, 윤희숙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지상욱 여의도연구원장, 김선동 사무총장, 김용태·이혜훈 전 의원, 조은희 서초구청장 등이 거론된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야권단일후보 추대 땐 출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에서는 부산시장 후보로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낸 김영춘 국회사무총장과 김해영 전 최고위원 등이 거론된다. 김 총장은 연륜과 무게감에서 앞서고, 김 전 최고위원은 개혁성과 함께 중도로의 확장성까지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편, 국민의힘에서는 5선에 부산시장을 지낸 바 있는 서병수 의원. 박형준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공동선거대책위원장, 3선의 장제원 의원 등이 자천타천 거론된다. 이진복, 유재중, 이언주, 박민식 전 의원 등도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여야 모두 내년 4월 선거를 향한 후보들이 난립하고 있지만 핵폭탄급 인사는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와 김무성 전 대표다. 만약, 김 전 부총리가 국민의힘에 영입되어 출마를 선언하면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 지난 2006년 야당인 한나라당 서울시장 경선은 박진, 홍준표, 맹형규 등 3파전으로 굳혀졌다. 그런데, 여당인 열린우리당이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을 서울시장 후보로 내정하자 한나라당 경선구도는 크게 흔들렸고, 결국 오세훈 전 의원이 경선 막판에 혜성같이 등장해 승리했다.

김 전 부총리는 노무현 정부때는 청와대에 근무하면서 ‘2030 비전 수립 작업’에 참여했다. 이명박 정부 때는 청와대 경제비서관, 기획재정부 예산실장과 차관 등을 지냈다. 박근혜 정부때는 초대 국무조정실장을 지냈으며, 문재인 정부때는 초대 기획재정부 장관 및 경제 부총리를 역임했다. 여하튼 김 부총리는 행정의 달인이었던 고건 전 총리에 버금갈 정도로 유능한 경제 관료 출신으로 신선하고 매력적인 후보가 될 수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부산시장 선거의 경우, 기존 보수 정당 이미지와 차별화되는 신진급 인사 또는 중량급 인사가 나서야 한다는 서로 대립하는 의견이 존재한다.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 부산시장에 ‘김무성 차출론’이 나오고 있다. 그는 보수 야권의 ‘킹 메이커’를 자임하고, 지난 6월 전·현직 의원 40여명을 규합해 ‘더 좋은 세상으로’이라는 마포 포럼을 만들었다. 대선 후보 발굴과 정권 탈환을 위한 ‘판 깔기’에 집중하겠다고 포부를 밝힌 김 전 대표가 부산 시장 선거에 출마한다면 여권에 맞설 수 있는 압도적인 인물이라서 그 자체가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

향후 대선 과정에서 ‘김무성의 시간’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 만약, 미니 대선급 선거인 내년 서울시장과 부산시장에서 민주당이 패배하면 이낙연 대표도 책임론에서 벗어 날 수 없고 큰 정치적 시련을 겪을 수 있다. ‘이낙연 대세론’이 흔들리면서 이재명 지사의 부상 속에서 새로운 대권 후보가 등장할 공간이 생길 수도 있다. 정세균 총리, 김경수 경남 지사 등 친문 성향 인사들이 급부상할 수도 있다.

지난 추석 연휴기간 관심을 가장 많이 받은 사람은 단연 가수 ‘나훈아’였다. 그는 KBS의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비대면 공연에서 국민들에게 정치인이 주지 못한 진한 감동과 위안을 주었다. 그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친 국민을 위해 무보수로 공연에 출연했는데 29.0%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대중예술가와 정치인은 모두 사람들의 애정과 관심을 지지기반으로 존재하고 성장한다. 그런데 ‘대중의 관심’은 통상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메시지에서 생긴다. 그는 고향·사랑·인생을 주제로 29곡의 주옥같은 노래를 불렀을 뿐만 아니라 공연 사이사이 국민 심금을 울리는 말을 토해냈다. “국민 때문에 목숨을 걸었다는 왕이나 대통령은 한 명도 본 적이 없다. 나라를 지킨 것은 바로 국민 여러분들이다”고 했다. 심지어 KBS를 향해서는 “이것저것 눈치 안 보고 국민을 위한 방송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정치인이라면 이런 ‘나훈아 열풍’에 주목해야 한다. 자신들도 대중에게 감동과 위안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정치는 ‘세’(勢)라고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내공이다. 아무리 세력이 많아도 정치 지도자의 내공이 약하면 무너지기 쉽다. 그런데 내공은 인고의 세월을 거쳐 온갖 풍파를 헤쳐나간 사람의 내면 속에서 쌓이고 강해진다. 가황 나훈아의 힘도 내공에서 나온 것이다. 독립 운동을 위해 평생을 바친 백범 김구 선생, 목숨을 걸고 대한민국 민주화를 위해 40여년간 투쟁을 했던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내공이야말로 가히 천하 제일이다. 대권을 꿈꾸는 사람들이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단언컨대, 내공 없는 인기는 모래알같이 취약한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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