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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시진핑 주석의 미얀마 방문
 
2020-01-22 15:06:44

◆ 한반도선진화재단의 후원회원이신 조평규 전 중국연달그룹 수석부회장의 아주경제 칼럼입니다.


中 일대일로, 에너지안보 등 전략적 차원서 미얀마 공들이기


조평규 중국연달그룹 전 수석부회장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7~18일 올해 첫 해외 방문국으로 미얀마를 국빈 방문했다. 중국 국가주석이 미얀마를 방문한 것은 19년 만이다. 중국과 미얀마는 올해로 수교 70주년을 맞이했다. 미얀마는 사회체제가 다른 나라 중에서 신(新)중국을 가장 먼저 인정한 나라이기도 하다.

미얀마(?甸)는 기원전 4세기경부터 중국의 윈난(雲南)과 인도를 잇는 통로 역할을 해왔다. 중국과 미얀마는 국경을 2000㎞나 접하고 있다. 저우언라이(周恩?) 전 중국 총리가 9차례나 방문했을 정도로 중국과 미얀마는 각별한 사이의 나라다.

이번 시 주석의 방문으로 미얀마에서 최신 유행어로 떠오른 단어가 있다. ‘바오보(胞波)’다. 바오보(BAOBO)는 미얀마어 '파욱-파우(Pauk-phaw)'의 중국어 음역어로 ‘형제’, ‘동포’라는 의미다. 양국은 교류의 역사가 오래되어 상당한 친밀감을 느낄 정도의 문화적 공통점을 많이 가지고 있다.

시진핑 지도부 출범 이후 중국과 미얀마는 6차례 정상회담을 가질 만큼 중국은 미얀마를 중시하고 있다. 시 주석은 미얀마에 체류하는 이틀 동안 12개 행사에 참석했고, 다양한 분야의 교류협력을 위한 29개의 협정 체결을 참관했다.

특히,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건설 업그레이드를 추진해 실질적인 협력을 추진하기 위한 양국 간 싱크탱크 회의도 적극 지지하고 나섰다.

중국이 미얀마를 중시하는 것은 미얀마에 '뭔가'가 있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과 양곤을 오가는 항공편만 해도 150여편에 달하여 4년 전과 비교해 7배 늘었다. 

양국은 자원 수송의 지름길, 미얀마~중국 송유관 및 가스관 사업을 추진했다. 이 사업은 2005년 12월 중국 국영석유회사(CNPC)와 미얀마오일&가스회사(MOGE) 간에 미얀마로부터 천연가스를 구입할 수 있는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시작됐다. 이어 2009년 3월, 양국이 15억 달러에 해당하는 석유송유관과 약 10억4000만 달러에 달하는 천연가스관을 구축하기로 합의한 이후, 각각 2014년과 2015년에 가스와 석유를 수송관을 통해 보내기 시작했다. 

수송관은 수심이 30m 이상 심해항인 미얀마의 차우크퓨(Kyaukpyu)에서 출발해서 만달레이(曼德勒)를 거쳐 중국 윈난 더훙(德宏)으로 보내지고 있다. 설계 수송능력은 송유관과 가스관 길이가 각각 771㎞, 1025㎞이며, 설계 수송량은 각각 연간 2200만t, 120억㎥에 달한다.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석유와 천연가스를 수입하는 중국은 인도양과 믈라카해협을 거쳐야 하는데, 유사 시 미국이나 인도의 방해로 해상이 봉쇄당하는 경우 가격 변동과 수급 문제로 엄청난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미얀마와의 전략적 협력은 자원과 식량의 수송 통로를 확보하고, 물류 거리를 최대한 단축하고, 유사시에 대비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그동안 중국은 미얀마에 발전소, 도로, 개발구 등 SOC 건설에 적극 투자해 왔다. 학교와 병원을 설립해 어렵게 사는 현지 서민들을 위한 다양한 원조도 아끼지 않았다.  중국에 대해 감정이 좋지 않은 베트남과는 달리 미얀마는 우호적인 정서를 가지고 있다. 옛 버마 왕조의 수도였던 만달레이시 인구의 35% 이상이 화교일 만큼 중국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다.

시진핑 주석은 미얀마의 실질적 최고지도자인 아웅산 수치 국가 고문과 만나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하나로 추진 중인 ‘중국-미얀마 경제 회랑’ 건설이 중국-미얀마 경협의 "우선순위 중의 우선순위"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양국의 포괄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심화시켜 운명공동체를 만들어 가기로 합의했다.

시 주석의 이번 방문 중에서 가장 큰 핵심 이슈는 벵골만의 차우크퓨 항만 프로젝트에 중국이 직접 대규모의 투자를 약속한 것이다. 차우크퓨는 중국으로 향하는 석유수송관이 시작되는 지점으로, 중국의 국가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지역이기도 하다.

이번 공동성명에는 정치적 상호협력, 경제협력, 인문 교류, 지역적 국제협력 등 다양한 분야의 교류 협력은 물론 유엔, 중국-아세안, 난창강-메콩강 협력, 농림, 산업, 에너지, 투자, 금융 등 다자 메커니즘 틀 내에서 전략적으로 상호 협력하기로 약속한 내용이 담겨 있다. 2020년은 '중국-미얀마 문화관광의 해'로도 확정됐다.

우리는 경쟁국인 중국 시진핑 주석의 미얀마 방문을 지켜보기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신남방국가는 인도를 비롯하여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미얀마, 캄보디아, 태국, 라오스, 싱가포르 등을 말한다. 이곳은 총 인구가 20억명에 달하는 거대한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평균연령이 30세로 젊고 역동적인 성장지역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소비시장은 연평균 15%씩 성장하고 있으며, 10년 후 2030년이면 현재의 중산층이 5배 성장해 세계 중산층 소비의 59%를 동남아 소비층이 차지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향후 미·중 무역분쟁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진행되거나, 미국과 이란과의 분쟁이 격렬해지고 미국과 인도의 동맹으로 해상로가 막힐 경우, 미얀마를 통한 석유 수송은 중국에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시 주석의 이번 방문은 중장기 전략적인 포석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미얀마와 중국의 이해관계도 서로 맞아떨어진다. 미얀마로선 중국의 중점 사업인 일대일로 사업에 참여하고 협력한다는 명분을 중국에 주고, 실질적으로는 경협으로 경제발전의 원동력이 되는 철도, 항구, 도로, 에너지 분야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중국으로선 로힝야족 학살 사태로 국제적으로 투자 유입이 줄어드는 등 고립되고 있는 미얀마 현 정부 편을 들어줌으로써 향후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전략이 깔려 있다고 하겠다.

우리 정부와 기업들은 중국의 미얀마 투자와 진출에 특별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다행스럽게도 미얀마 국민들은 한류 드라마 덕분에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매우 좋다. 우리기업들은 베트남의 인건비(월 350달러)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점을 감안, 아직은 저렴한 미얀마 인건비(월 150달러)를 참고해서 진출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대다수 미얀마 국민들의 종교는 불교다. 대다수가 불교신자라 국민들의 품성은 유순하다. 미얀마를 경제적 측면으로만 바라보아서는 곤란하다. 경제적으로만 접근할 게 아니라, 경제 외적으로 미얀마 사회가 시급하게 필요로 하는 분야에 기여하는 것을 고민해야 한다.

특히, 미얀마의 의료 분야는 매우 열악하다. 병이 나면 이웃의 태국이나 싱가포르의 병원을 찾는다. 의료나 교육 같은 분야는 경쟁국 중국에 비해 우리가 여유가 있고 앞서가는 영역이라 쉽게 접근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어려울 때 도와주는 것이 값지고 고귀한 일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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