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공 박세일 공. 벌써 한 해가 갔습니다. 하늘나라에서 좀 쉬셨습니까.

이 자리 우리는 이 법당에 쓰여있는 저 걸개글 「속히 사바세계로 돌아오시어 구국 구세의 큰 뜻을 거듭 밝히소서.」, 이 말 이외 뭣을 더 보태겠습니까.

지금 우리는 당신의 떳떳함과 당당함을 나타내는 그 낭랑한 목소리가 그립습니다. 우리의 중심이요 앞장섰던 그 온화한 미소와 맑은 얼굴이 그립습니다. 그리움에 젖기에는 나락으로 떨어지는 이 나라의 운명이 너무 안타깝고…. 그래서 다시 위공이 더욱 그리워집니다. 위공이 없는 이 나라, 위공의 자리가 너무 아쉬워 더욱 그립습니다.

외교도 안보도 정치도 경제도 산업도 노사관계도 교육도 종교도 언론도 가정도 사회도…. 이렇게도 붕괴된 오늘.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은 한국의 오늘을 ‘태평양 망망대해에서 침몰하는 배’라고 했습니다. 1880년대가 이랬을까요. 1905-10년대가 이랬을까요. 1945-50년대가 이랬을까요. 그때보다 훨씬 큰 규모와 큰 복잡성을 가진 국가의 위기, 종말론적 위기가 닥치고 있습니다.

새벽이 오기 전에 어둠이 깊듯이 개벽이 오기 위하여는 종말론적 고통을 이겨내야 합니다. 이 자리 우리, 위공과 함께 공동체 자유주의와 선진(先進, 善進) 통일의 기치를 들고 가는 우리. 소의(小義) 아닌 대의, 꾸밈이나 겉멋이 아닌 진실과 진리, 공작과 현실주의란 이름의 회피 아닌 정직한 원리와 도의, 그리고 전문적 사익에 매몰되지 않는 국익(공익)을 믿는 우리들. 비판적 지성과 따뜻한 인간의 도덕률의 정상과 중심을 믿는 우리들은 새로운 결의를 다져야겠습니다.

제2의 독립운동, 21세기 자강운동, 공동체 자유주의 이념과 선진통일의 깃발로 이 나라의 새로운 중심, 새로운 주류 창생운동에 목숨을 걸어야겠습니다. 목소리나 제스처가 아니라 생사 갈림길의 결의로 중심과 주류 창조작업에 나서야겠습니다. 지금 타는 목마름으로 부르는 이름은 민주주의도 경제성장도 고등교육도 더 많은 종교도 아닙니다. 정직한 사람입니다. 위공, 당신같이 정직한 사람입니다. 정직한 사람들로 이 나라 구국의 새로운 주류 새로운 중심을 만들고 제2 독립운동, 21세기 자강운동의 새 전선을 펼쳐야겠습니다.

위공 하늘에서 이 전선을 앞장서고 독려하소서.

                                                             김진현 세계평화포럼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