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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글로벌 인재란 / 송인우
 
2009-03-02 18:11:37

 

진정한 글로벌 인재란

 

송인우 (한국외대 경제학과 03')


 요새 대한민국 영어 열풍이 대단하다. 온 국민이 영어에 미쳐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아이부터 대학생, 직장인까지 영어 공부에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최근 한 대학교에서는 국어국문과 교수를 뽑는데 영어 강의 능력을 평가했다고 한다. 물론 전부터 사회 전반적으로 영어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어 왔고, 많은 사람들 또한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를 좇아 영어에 매달렸지만 그 정도가 해를 거듭할수록 심해지고 있다. 그럼 여기서 질문을 하나 해 보겠다. 우리가 영어를 배우는 이유는 무엇인가? 대다수 사람들은 아마 '영어가 중요하니까.'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럼 왜 영어가 중요할까?

 영어가 중요한 이유는 전 세계가 점점 더 서로 가까워져서 하나의 거대한 공동체가 되어 오늘날에는 말 그대로 글로벌 시대가 되었는데, 이 글로벌 시대의 세계 공용어는 영어이고, 이 영어를 할 줄 알아야 글로벌시대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자원이라고는 사람 밖에 없는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영어를 유창하게 할 줄 아는 글로벌 인재가 많아야 한다. 그래서 이 사회는 영어를 할 줄 아는 사람들을 요구하게 되고,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사회에 나가기 위해서는 영어를 공부해야 한다. 따라서 영어가 중요하다. 우리 모두 그렇게 알고 어렸을 적부터 혀 수술을 하면서까지 영어를 공부해 왔다. 물론 영어가 중요하다는 것은 두 말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광적으로 영어에만 매달릴 정도로 ‘영어가 전부’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우리나라 대부분 대학생들은 방학이 되자마자 곧바로 영어 학원을 등록하고, 휴학을 하면서까지 미국, 캐나다 등 영어권 국가에 해외어학연수를 하나의 관습처럼 1년 이상 갔다 오는데, 이는 개인적으로는 시간낭비이고, 국가적으로는 국부유출이라고 생각한다. 어학이라는 것은 단지 방학 때만 하는 것이 아니라 늘 꾸준히 실력이 느는 것인데, 한두달 정도 공부한 정도로 어학실력이 늘까 의문이다. 또한 해외어학연수 가서 제대로 공부하고 온 사람을 한 번도 보지 못하였다. 우리나라 대학생의 해외어학연수는 명목상으로는 어학공부이지만, 실상은 파티나 클럽을 가는 등 신나게 노는데 급급하다. 차라리 그 시간에 자기계발을 하든가, 정 해외를 가고 싶으면 그 돈으로 견문을 넓히기 위한 여행을 위해 가는 것이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 영어에 광적으로 집중하는 듯 보여도 실상은 영어공부 하는 척 하는 시간만 많을 뿐 집중해서 공부하는 시간은 적은 비효율적인 사교육 시스템을 가진 것이 우리나라 영어 사교육 시장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취직을 위한 영어공부라면 어느 정도 통하겠지만, 취직해서도 회사가 요구하는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면 해당 직장에서 나올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자신이 진정으로 이 사회에서 살아남고 싶다면, 아니 단순히 생존을 위한 삶보다 자신이 주인공인 삶을 살고 싶다면 보여주기 위한 영어공부에 매달리는 것보다 중요한 건 바로 자신이 좁은 한국을 넘어 세계에서 알아주는 사람이 되느냐 즉, 글로벌 인재가 될 수 있는 가이다.

 글로벌 인재에 대한 정의는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다. 작년 부산에서 열린 제 3회 글로벌 인재 포럼에서 잭 웰치 전 GE 회장은 인재가 갖추어야 할 요소로 4E 1P( Energy, Energizer, Edge, Execute, Passion)을 꼽았고, 장 피에르 피트 전 파리 소르본 대 총장은 미래의 글로벌 리더는 금융, 커뮤니케이션, 법학, 경영 등의 이론적 지식 뿐만 아니라 철학, 인문학, 예술 등 다른 분야에 대한 지식과 인간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했다. 동국대 조벽 교수는 글로벌 인재란 전문성, 창의성, 인간성을 갖춘 사람으로 정의했다. 위 세 사람이 정의한 글로벌 인재 어느 곳에서도 영어 능력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영어 능력도 중요하게 생각했을 수도 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들을 함께 갖추고 있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세계는 글로벌 경쟁시대를 맞아 창조성과 상상력, 지식 등과 같은 ‘소프트 경쟁력'이 새로운 경쟁원천으로 급속히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앨빈 토플러나 존 나이스비츠 등 미래학자들이 예견한 ‘창조사회로의 전환'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우리 눈앞에서 전개되고 있다. 'Winner takes all'의 승자 독식 현상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이제 기업이건, 국가이건 새로운 경쟁 우위를 신속하게 창출하지 않으면 도태와 쇠락은 불가피해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글로벌 인재들의 필요성이 절실하다. 지금 세계의 경영 현장은 그야말로 최고 인재들이 모여 머리로 전투를 하는 ‘두뇌 전쟁'의 최전방이라고 볼 수 있다. 결국 ‘인재의 경쟁력'이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과 직결된다. 이러한 ‘두뇌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선진국들과 글로벌 일류 기업들은 우수인재의 확보와 양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사정은 어떠한가? 정작 우리나라에서는 글로벌 인재의 요건으로 영어를 제일로 꼽는다. 영어만 유창하게 잘하면 무조건 오케이라고 생각한다. 각 대학교에서 글로벌 인재를 뽑기 위한 글로벌 전형에서 보는 것은 오로지 영어 능력이다. 영어 수업이 많은 학교일수록 교육 수준이 높은 학교라고 여긴다. 영어를 원어민에 가깝게 구사할수록 똑똑하고 능력 있는 사람으로 여긴다. 그러나 영어만 할 줄 안다고 해서 세계무대에서 성공할 수 없다. 필리핀은 영어를 잘 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 곳에는 글로벌 인재가 적다. 세계적인 명문대 또한 없다. 어디 필리핀 뿐인가? 도미니카, 카메룬, 가나 등등 영어가 공용어인 국가는 많지만, 이들 국가 중에서 글로벌 인재가 많은 국가가 존재하는 지 의문이다. 물론 홍콩, 싱가포르, 아일랜드, 캐나다 등 영어가 공용어이면서 선진국인 국가도 있다. (물론 홍콩은 국가라고 볼 수 없지만 말이다.) 하지만 이들 국가가 선진국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단순히 영어를 잘 하는 사람들이 많아서가 아니다. 영어를 구사할 줄 아는 인재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세계에서 통하는 인재가 되기 위해서는 영어를 하면서 동시에 내적 퀄리티 즉, 위에서 언급한 그 사람만이 가지고 있는 전문성, 여러 분야에 대한 해박한 지식, 인간성, 창의성 그리고 다양함을 인정할 수 있는 포용력 등이 중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인재들이 많아질 때 비로소 우리나라는 선진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다.

 박지성이 영국 프리미어 리그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축구 실력 때문이지 영어를 잘해서가 아니다. 박진영이 미국 진출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가진 음악성 때문이다. 영어는 단지 그곳 뮤지션들에게 박진영 자신을 알리는 수단일 뿐이었다. 그렇다고 이 두 사람이 영어를 아예 못하는 것은 아니다. 영어를 못했다면 오히려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다. 영어는 단순히 자신과 세계를 잇는 가교의 역할을 할 뿐이지만, 그 다리를 건너기 위해서는 최소한 제 구실은 해줄 수 있어야 한다. 물론 다리는 튼튼할수록 더 좋지만 건널 수 있기에 충분한 내구력이 중요하지 다리의 외관에 신경 쓰느라 그 본질을 잊으면 안 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영어에 대한 광적인 집착에서 벗어나서 전 세계를 무대로 생각하고 그 무대 위로 올라가 주인공이 되기 위한 노력이다. 물론 주인공은 감정연기뿐만 아니라 대사처리 능력도 있어야 한다. 풍부한 감정연기와 관객들과 소통할 수 있는 대사 처리 능력을 갖추었을 때 세상이란 무대 위의 진정한 주인공이 될 수 있지 않을 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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