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자국의 정부가 조금만 잘못해도 크게 욕하기 일쑤다. 마치 정부가 그들의 만만한 샌드백이라도 되는 마냥. 그들은 늘 ‘좋은 정부’를 가진 국가에서 살기를 원한다. 그들이 꿈꾸는 ‘좋은 정부’란 도대체 어떤 것이기에?

한반도선진화재단에서는 2011년 5월 13일 ‘좋은 정부의 프락시스(praxis:연습)’에 관한 한세억 교수의 세미나 이후로 총 11회의 세미나가 있었다. 이 여러 세미나 내용들은 발제자들에 의해 수정, 보완되어 ‘좋은 정부란 무엇인가?’라는 책에 실렸다. 이 책에서는 1부에서 ‘좋은 정부’가 무엇인지 설명하며, 2부에서는 ‘좋은 정부’는 어떻게 만들 수 있는지 설명한다.

‘좋은 정부란 무엇?’

‘정부’란 입법부, 사법부와 구분되어 나라의 일반 행정을 맡아보는 국가 기관이다. 그렇다면 ‘좋은’이라는 이 막연한 형용사는 ‘정부’라는 단어 앞에 붙어 어떤 의미를 지니는 것일까? 책의 1부에서는 ‘좋은 정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 중 1장에서는 3가지 시각에서의 ‘좋은’의 의미를 저술하였다. 어떤 시각에 의하면 정부의 사회에 대한 최소한의 개입이, 또 다른 시각에 의하면 주도적인 개입이 좋은 정부가 되기 위한 조건이다. 이처럼 책은 ‘법에 의한 지배’를 공통적 조건으로 가진 두 시각에서의 ‘좋은 정부’를 대비하며 분석적으로 풀어나가고 있다. 하지만 책에서는 각 시각의 한계에 중점을 둔다. 이 한계를 바탕으로 새로운 환경에서 적용될 수 있는 ‘전문화’, ‘수평-수직적 분권화’ 정부가 좋은 정부라는 내용을 담고 있는 ‘창발적(創發的) 정부론’이라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이 책에는 저술된 내용이 간략하게 정리될 수 있도록 그림 또한 첨부돼 있다.

'좋은 정부는 어떻게?‘

‘좋은’의 의미를 알았다면 ‘좋아지게’ 하는 방법을 알아볼 차례. 책의 2부에서는 정부를 ‘좋아지게’ 하는 방법을 총 4장에 걸쳐 설명하고 있다. 5장에서 책은 김대중 전 대통령부터 이명박 전 대통령까지 그들의 정부 관련 언급과 펼쳤던 정책을 설명한다. 이윽고 이 설명을 통해 ‘지도자들의 역사적 통찰력이 부족하여 나라를 잘못 이끌고 있다’며 비판하고 있다. 특히 그간 지도자들이 정부 운영에 있어 ‘경제 우선주의’를 내세운 것을 비판했는데, 그들이 내세운 것과는 달리 대한민국은 아직도 ‘기업하기 힘든 나라’라며 현 경제 체제를 날카롭게 바라보고 있다. 그리고 이 비판을 바탕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소제목을 달고 좋은 정부를 만드는 방법을 서술했다. 그것은 바로 6가지 ‘발상의 전환’이다. 발상의 전환으로 대표적인 것은 정부가 ‘무엇을 해야 하느냐’ 보다는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느냐’에 중점을 두는 것이다. 무엇을 해야 하느냐라는 질문을 살펴보면 세상 모든 것이 답으로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책은 구체적으로 4가지 제안을 추가적으로 제시한다. ‘성과 평가관 제도 도입’, ‘감사원 탄생’, ‘총량적 재정규율제도 도입’, ‘국회 내 초당적 국가전략협의회와 장기재정복지위원회 설치’가 그것이다. 내용을 소제목으로 잘 나누어 머릿속에 잘 정리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이 책에는 사람들이 늘 꿈꾸던 ‘좋은 정부’에 대한 설명이 이론적으로 설명돼 있다. 책의 내용이 굉장히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기자와 같은 일명 ‘정치 까막눈’들이 읽기에는 이해가 더더욱 어려운 책이다. 하지만 이 책은 ‘좋은 정부론’의 완성본은 아니다. 따라서 책의 내용을 전부 받아들이고 달달 외우려 할 필요는 없다. 부담 없이 읽으며 정부란 어떤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 생각해보고 정부라는 존재에 대해 관심을 가져 보는 것이 훨씬 좋을 것이다. 이해가 되는 내용은 받아들이고. 그게 이 책 저자의 집필 목적이기도 하다. 더위로 인해 잠이 오지 않는 밤, 편안한 마음으로 이 책 한번 읽어보는 것은 어떨지.

(김정연 기자, 청년한선기자단 1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