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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한선 10기 인터뷰] 오자환: 역사와 사회를 생각하는 ‘대(大)학생’
 
2010-11-18 10:52:31

<한선 청년 아카데미 10기 인터뷰>

역사와 사회를 생각하는 ‘대(大)학생’, “오 자환”

작성자: 방도마
장소: 광운대 주변 식당 & 교내 카페
일시: 11월 10일 (水) 점심

이번 세 번째 인터뷰는 역사와 사회에 대해 고민하는 청년한선 10기 오자환 씨랑 진행하였습니다. 오자환 씨는 시작 전엔 가식적으로 인터뷰에 응할 거라고 했지만 실제로는 평소 소신 그대로 말씀해주셨는데요. 어떤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을지 기대하시며 글을 읽어주셔요 ~^^


 

들어가며: 자기소개

돔: (혼자 핫쵸코를 마시며) 형 자기소개 부탁해요~^^

환: 안녕하세요. 광운대학교 동북아대학 국제관계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인 오 자환이라고 합니다. 성격은 활발하고요. 독서랑 여행이 취미입니다. 특히 역사책 읽는 게 저의 가장 큰 즐거움이죠. (웃으면서) 그럴 시간 다른 데 투자했으면 성공했었을 수도..? 이 밖에도 사회봉사에 관심이 참 많습니다.

돔: 오 자기소개만으로도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겠어요. 일단.. 여행이요? 어떤 방식의 여행 좋아하세요?

환: 해외여행은 한 번도 안 가봤지만 국내 여행은 많이 했어요. 웬만한 곳은 다 가봤죠. 특히 저는 유적 답사, 역사 탐방 형식으로 여행 다니는 것을 좋아합니다. 혼자 혹은 친구들과, 역사동호회 사람들이랑 가본적도 있죠. 역사적 장소 혹은 유물을 눈앞에서 보는 것은 책으로 보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는 것이니까요. 그 자체가 의미 있는 것이죠.

돔: 역사탐방 좋네요~! 여행지 한 곳을 추천해주신다면 어디를 추천하실 건가요?


환: 거제도를 추천합니다. 참 예쁘고 괜찮은 곳이죠. 또 그곳엔 한국전쟁 때 있었던 거제포로수용소 기념관이 있는데요. 한국근현대사를 이해할 수 있는 의미 있는 곳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과거와 현재와의 끊임없는 대화, 역사

돔: 추천 감사합니다. 역사책을 왜 좋아하시는 지에 대해서도 설명해주세요~^^ 인상 깊었던 역사책을 추천해주셔도 좋구요.

환: 초등학교 2학년 때 ‘호동이와 함께’라는 역사만화책을 보았어요. 참 재미있어서 엄마한테 비슷한 책을 더 사달라고 졸랐죠. 그렇게 역사 관련 책들을 읽는 습관을 갖게 된 거랍니다. 계기는 이렇고, 저는 역사학이야 말로 여러 여타 학문을 포괄하며 인류 지혜의 정수를 담고 있는 학문이라는 생각에 역사책을 즐겁게 읽어가고 있습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역사책은 ‘삼국유사’에요.

돔: 삼국유사.. 얼핏 들어본 책이네요. 역사를 좋아하시는 거랑 형 전공 선택 배경도 이와 관련 있을 것 같은데..ㅎ

환: 네 그렇죠. 국제관계학은 그 특성 상 역사학과 상당히 결부돼 있어요. 외교사라든지 국가 간 관계 경로에도 역사적 궤적이 녹아 있거든요. 이런 역사와의 깊은 연관성과 더불어 저 자체가 세상 돌아가는 일이 관심이 많기 때문에 국제관계학을 선택한 것이랍니다. 요새는.. 상경계 선택 안한 게 아쉽긴 하지만요.^^;

돔: 마지막 말은 장난으로 알겠습니다.ㅎ 그럼 형 요즘 한국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역사 논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환: 우리나라 역사 논쟁의 문제점은 역사를 역사 자체로 보지 않고 정치적 입장에서 바라본다는 점입니다. 진보적 이념에서 우리나라 역사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수정주의적 사관이 있죠? 이런 수정주의적 노선이 민주화 이후에 사회적인 역사 인식에 많이 반영됐는데요. 이런 사관에 입각해 한국전쟁기 미군 등의 양민 학살 사건 등이 밝혀진 점은 바람직하죠. 하지만 유독 북한에 대한 옹호적 입장으로 대표되는 편중된 역사 서술태도는 잘못된 것이라 생각합니다. 수정주의에 입각한 역사 교과서를 보면 아웅산 테러, KAL기 폭파사건에 대한 언급도 안 나와 있거든요. 정치적 입장에서 역사를 해석하기 때문에 이런 불균형적인 역사적 사건 인식이 발생하는 것이죠.

사실 역사적 논쟁은 순환합니다. 80년대 말까지 짓밟혔던 수정·민중주의 사관이 민주화 이후 득세한 것처럼 말이죠. 하지만 이런 순환의 과정을 정치적 맥락에서 해석하는 것은 부당한 처사가 아닐까요?

돔: 이번 청년한선 아카데미에서는 역사 관련 강연과 토론 프로그램이 있었는데요. 이 프로그램은 어떠셨나요? 그리고 현 20대들의 역사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환: 좋았습니다. 프로그램에서 참가하면서 자기 생각이 형성되는 계기가 되었거든요. 오늘날 20대들의 역사관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비판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각자의 환경과 주관에 따라 역사관이 다른 것은 어쩔 수 없지요. 관점이 다르다고 상대방에 대해 색안경을 쓰고 바라보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더구나 현재 20대는 민주화 이후 세대라 과거의 폐단에 관심을 기울이며 현대사 전반을 ‘불의(不義)’한 것으로 본다는 점은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바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까도 말했듯이 역사를 볼 때는 균형적으로 봐야 해요. 한국 근현대사의 잘못된 점만 볼 게 아니라 나름대로의 성과와 밝은 점도 인정해줘야 된다는 것이지요.

돔: 보다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해주면 좋겠는데요.

환: 네, 예를 들어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인 이승만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인 인식이 많은데요. 하지만 이승만 집권 시기 학교가 2000개 지어졌고 이를 통해 한국 사회에서 문맹퇴치가 이루어졌다는 점은 인정해줘야 하지 않을까요? 더구나 해방 직후 한반도는 빈곤, 문맹, 북한과의 대치, 주변 정세의 불안 등 지도자가 통치를 해나가는 데 상당히 악조건이었어요. 이 상황에 처한 지도자에게 우리는 너무 높은 잣대를 들이대서 평가하는 것 아닐까요? 물론 그 사람이 나중에 독재를 했던 점에 대해선 비판을 해야겠지만 말이죠.


 

고민해야 하는 젊은 사회적 존재, 대학생

돔: 아 정말 한번 고민해봐야 할 주제이군요. 형의 역사관을 솔직하게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형이 방금 현 20대의 역사관에 비판적인 입장이라고 하셨는데요. 그렇다면 역사 말고 다른 측면에서 볼 때 대학생들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나요?

환: 요즘 대학생들 대부분이 사회적 문제에 관심이 거의 없다는 점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어요. 아무리 시대가 바뀌어도 젊은 층이 사회에 요구를 하고 변화를 위해 노력해야, 아니 최소한 이런 것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고민 정도는 해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 시절에 고민을 안 하면 나이를 먹어서도 관심이 없을 거거든요. 그런데 요즘 대학생들은 투표조차 귀찮아하는 것이 현실이죠. 다들 스펙을 쌓는 등 개개인의 삶에만 천착하지 사회 문제에 대해 고민하는 대학생이 많이 드물죠.

이런 측면에서 제가 저와 같은 대학생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실천이 생각보다 어려운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저는 이런 문제에 대해 고민하면서 우리나라를 보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고 싶어졌어요. 그래서 헌혈, 고등학교 멘토링과 같은 일들을 했죠. 사소한 행위지만 이런 행위들이 모여서 이 나라의 발전과정 전반의 밑거름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돔: 좋은 말씀이시네요. 형 말을 듣다 보니 이렇게 사회에 대한 고민을 하면서 나중에 형은 어떤 사람이 되고자 하는지 묻고 싶네요.

(이 때 형은 자기에게 종이를 주면 자신이 직접 글로 써 보겠다고 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나도 여느 사람들처럼 졸업을 하고 직장을 가지게 될 것이다. 그러나 수동적인 사회의 구성원이 아닌 적극적인 사회의 구성원이 되어 작게나마 사회발전에 이바지하고 싶다.

봉사활동도 지속할 것이고 헌혈 역시 마찬가지다. 그리고 나는 지난 8년간 흡연을 했지만 한 번도 바닥에 꽁초를 투기한 적이 없으니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적어도 내 책임을 전가하지는 않겠다는 작은 의지의 표현이다. 대학 시절 은사님의 가장 큰 가르침은 ‘버리는 70%’가 아니라 ‘줍고 정리하는 30%’가 되어 사회가 깨끗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하라는 것이었다. 그것을 평생 가슴에 남기며 살겠다.'


대학생! 현재에 충실하라, 그리고 행복하라



돔: 형 요즘 고민은 무엇인가요?

환: 내년에 4학년이 되요. 대학 시절이 정말 좋고 행복했는데 이렇게 끝내려니 많이 아쉽네요. 인생에서 이런 생활과 맞먹는 시기를 어떻게 다시 얻을 수 있겠어요?

돔: 대학 생활이 어떤 면에서 형에게 행복을 가져다 줬다는 말씀이시죠?

환: 고등학생 때 갇혀 있다가 대학 와서 돌아다니며 많은 경험을 하게 되었잖아요. 좋은 친구들과 형·누나들도 사귈 수 있었죠. 또 작지만 있을 것 다 있는 학교 도서관에서 양질의 책을 마음껏 읽을 수도 있었죠. 훌륭한 교수님한테 좋은 말씀도 들을 수 있었기도 했고요. 그리고 요즘은 고등학교 봉사지도를 즐겁게 하고 있기도 하네요.

돔: 고등학교 봉사지도에 대해서 자세히 말해주세요.

환: 올해 6월부터 고등학생 대상으로 봉사 지도를 하고 있어요. 학생들에게 봉사요령 교육을 하고 사회복지시설에 같이 방문하는 것이죠. 물론 학생들과 이야기하면서 자연스레 상담과 조언도 해주고 있고요.

요즘 10대들이 문제 있다고 하는데 저는 그들이 나라의 보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10대들에겐 어른들이 두려워하는 자유분방함이 있죠. 하지만 역사적으로 선진국들이 선진국이 되게끔 한 세대는 자유롭게 자란 세대였어요. 그런 세대가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거든요. 올바른 방향으로 그들을 이끌어준다면 그 변화를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요? 저는 요즘 이 일에 큰 보람을 느끼고 있고 졸업할 때까지 계속할 작정입니다.

돔: 훌륭한 교수님한테 좋은 말씀을 들었다고 했는데, 인상적인 수업이나 교수님이 있었나요?

환: 정치외교 관련 수업을 진행하시는 국제관계학부 전진호 교수님이 계셔요. 그분한테 사회과학교양 세미나를 (21살 때) 들었죠. 실라버스(syllabus) 통해서 학생들에게 독서와 토론을 장려시켜 자연스레 스스로 공부할 수 있게 해주셨어요. 유머 있게 수업 진행해주셔서 좋았기도 했죠. 공부하다 질문하면 친절하게 답해줄뿐더러 책도 빌려주시기도 하셨어요. 취업하면 꼭 한번 찾아뵐 겁니다. 박카스 한 통 들고요. ㅎ


 

Romantic Lover

돔: 자.. 이제 형의 연애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네요. (형은 본인의 연애 경험에 대해 언급하기를 거부하셨다.) 형의 연애관은 어떤가요?

환: 조건 따지는 세태에 불만이에요. 물질적 조건을 따진다는 말은 물질이 없으면 상대로부터 떠나간다는 말 아닌가요? 요새 이혼율이 높다는 것도 이런 세태와 무관하다고 할 수 없는 것이죠. 진짜 사랑을 한다면 그 사람이 무엇을 가지고 있는가를 보기보단 무엇이 부족한가를 보고 채워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저는 아픔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을 이상형으로 생각합니다. 그런 사람이라면 평생을 바쳐도 아깝지 않겠죠.

돔: 형이 말씀하시는 것은 연애관 뿐 아니라 결혼관으로도 이어지는 답변이라고 생각되는데요. 형은 연애랑 결혼이 같다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환: 네. 기본적으로 제 연애관과 결혼관은 차이가 없어요. 결혼 얘기를 했으니 말씀 드리는 건데 개인적으로는 29-30살에 결혼하지 않을까 싶어요. 그때쯤이면 직장도 있고 어느정도 안정된 지위에 있을 테니까요.

돔: 형은 좋아하는 사람이랑 가장 하고 싶은 게 뭔가요? 역사 탐방? ㅋㅋㅋㅋ

환: 꼭 껴안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네요. (돔: 꺅 ><)그 사람한테는 역사탐방 같이 가자고는 안 합니다! 그런 거 여자 분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 저도 잘 알아요....

나가면서: 하고 싶은 말과 소감

돔: 아니 또 모르죠..흐흐흐, 형 그럼 요새 가장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

환: 그냥. 요새 좋아하는 책 왕창 사서 읽고 싶네요. 특히 중국 부상·중국 위협론에 관한 책들이요. 요즘 G2라는 말도 있듯이 중국이 미국과 갈등을 일으킬 만큼 부상했잖아요. 우리는 한미동맹을 유지하면서 중국과 대화채널을 확보해 중국의 성장에 대처해야겠죠? 지나친 대중무역구조에서 벗어나 무역다각화를 지향하며 희토류 때문에 ‘한 방 먹은’ 일본처럼 되면 안되겠구요. 어쨌든 이런 관심에서 이런 책들을 읽고 싶다는 겁니다.



돔: 마지막까지도 독서와 사회현상에 대한 고민을 하시는 멋진 모습 보여주시군요. 이제까지 인터뷰 해주셔서 감사하구요. 마지막으로 소감 한마디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환: 일단 군대 가는 도마가 불쌍하네요.... 도마는 잘 생겼어요!(돔: 네?)ㅋㅋ 보잘 것 없는 나 때문에 인터뷰까지 하러 이 학교까지 찾아와줘서 정말 고마워요. 여러가지 의견을 나눌 수 있어서 신나게 말할 수 있었네요. 아카데미 같이 하시는 분들, 언제나 행복하고 건강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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