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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앤드마이크] [긴급 진단] 北 핵무력 법제화에 의한 北 핵교리 고도화로 격랑에 휘말린 한반도···왜
 
2022-10-17 11:41:45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제74주년 국군의날 기념식 기념연설을 통해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에 대해 "북한이 핵무기 사용을 기도한다면, 우리 군과 한미 동맹의 결연하고 압도적인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혀 눈길이 쏠리고 있다.

그런데, 북한은 같은날 오전 6시54분부터 7시3분까지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2발을 발사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국군의날 행사에 미사일 도발을 감행함으로써 무력시위 태세를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이같은 행태에 앞서 북한은 지난달 8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7차회의를 열고서 '조선인민민주의공화국 핵무력 정책에 대하여'라는 법령을 채택했다. 이사건 이후 미사일 도발이 등장한 것으로 북한은 사실상 핵무력 법제화를 통해 북한의 핵(核)교리를 발전시키면서도 미사일 도발을 계속하고 있는 상태라는 것.

北 김정은 시대의 핵교리 개발은, 2013년 제3차 핵심험 직후인 4월1일 제12기 제7차 회의에서 채택된 '자위적 핵보유국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할 데 대한 법(핵보유국 지위법령)'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때 그 법령 주요 내용은, 핵무력에 대해 '자위적 수단'이라고 강조한다는 것인데, 핵무력의 사용처가 '자위적 수단'이라고 주장한다는 점에서 이는 이중적인 태세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즉, 대외적으로 미국에 대해서는 '자위적 수단'이라고 위장하면서도 우리나라에 대해서는 선제공격을 감행할 수도 있다는 의도를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김정은 시대 북한의 핵무력 개발 단계를 고려할 때 완성도가 부족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지난달 핵무력 법제화 시기와 달리 전략적 방향성에 무게감이 실렸던 것으로도 볼 수 있다.

그러다 9년만인 올해 4월, 김정은은 '조선인민혁명군 창설 90주년 기념 연설'에 나서 "우리 핵이 전쟁 방지라는 하나의 사명에만 속박되어 있을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5개월 후인 지난달, 북한은 핵무력 법제화를 추진함으로써 사실상 핵포기 선언과 정반대의 길을 가겠다는 것을 대내외에 천명한다. 

지난달 법제화된 것으로 나타난 핵무력 법령은, 핵의 ▲사명 ▲구성 ▲지휘통제 ▲사용결정집행 ▲사용원칙 ▲사용조건 ▲경상동원태세 ▲안전유지관리 및 보호 ▲질량적 강화 및 갱신 ▲전파방지 ▲기타 등 11개 항으로 구성됐다. 그중 핵무기 사용조건(제6항)이 관건인데, '북한·지도부·핵무력지휘기구·중요전략적 대상에 대한 핵·비핵공격이 단행 또는 임박한 경우와 작전상 불가피한 경우, 핵무기 대응 불가피 상황' 등으로 명문화됐다.

북한의 핵교리는 이렇게 9년만에 "절대로 핵을 포기할 수 없다"라는 北 김정은의 발언을 통해 보다 구체화됐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실제로 이같은 내용의 북한 핵교리 발전과 실전전력화 내용에 대해 전문가들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국민의힘의 한기호 의원과 한반도선진화재단 북핵대응연구회가 마련한 '북한 핵정책 법제화 세미나'가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열린 가운데, 기자는 이 자리에서 이흥석 前 한미연합사령부 정보생산처장을 역임한 이흥석 교수를 만나 직접 이야기를 들어봤다. <펜앤드마이크>는 그가 준비한 이날 세미나 설명문을 인터뷰 형식으로 독자들에게 소개한다.

-최근 북한의 핵무력 법제화가 화두로 올라왔는데, 핵교리 발전 외 북한의 핵전략과 실질전력화 진단에 대해 설명해 달라.
▲북한은 지난 9월8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7차 회의에서 법령 ‘핵무력정책에 대하여’(이하 핵무력정책법)을 의결하고 노동신문에 게재했다. 이번에 나온 법령은 2013년 4월에 공개한 법령 ‘자위적 핵보유국의 지위를 공공히 할 데 대하여’를 대체하는 것으로 2019년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이 성과없이 끝나고 정면돌파전을 내세우며 추진했던 핵미사일 능력의 고도화와 핵전략의 변화를 반영한 북한식 핵정책의 바이블이다. 북한은 당이 국가를 선도하는 당국가체제이므로 헌법은 당의 결정을 법제화하여 정책으로 시행하기 위한 규범이다. 따라서 핵무력정책법은 지난 4월 25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 열병식에서 김정은이 언급했던 근본이익이 침해받을 경우 2번째 사명에 따라 선제 핵공격을 공식화한 수령의 교시를 법제화한 것이다. 핵무력정책법은 핵무기를 응징보복 중심에서 전쟁에서의 결정적 승리를 도모하는 실전전력(war-fighting capability)으로 실행할 수 있는 사용조건과 지휘통제 분야를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 2013년 3차 핵실험 당시 등장한 법제화 내용과 2022년 올해 9월 나온 법제화 내용과의 차이점은?
▲이번 법령과 2013년 법령의 가장 큰 차이점은 핵무기의 사용조건을 5가지로 적시했는데 지난 4월 김정은이 밝혔던 근본이익을 핵사용조건으로 구체화한 것으로 임박·필요·불가피한 상황 등 상대방의 핵공격이나 재래시공격과 상관없이 포괄적으로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자의적 조건을 명시했다. 5가지 핵무기의 사용조건중에서 특이한 조건은 북한지도부에 대한 공격이 임박한 경우에는 자동적으로 핵공격이 가능하도록 법제화하여 핵지휘통제체계가 절멸된 상황에서도 자동 핵타격을 명시하고 있어 소위 죽은 손(Dead Hand) 프로토콜을 채택하고 있다. 다는 점이다. 또한 핵무기의 사용조건에 국가나 국민 또는 전략적 표적 그리고 전쟁에 추가하여 김정은을 포함한 점은 북한 수령체제의 특징을 반영한 것이다. 북한에서 김정은은 당·정·군 위에 존재하는 무소불위의 절대권력자이므로, 김정은은 당이자 국가이므로 김정은의 흥망을 북한의 흥망과 동일시하는 역사적 맥락이 자리하고 있다. 김정은이 9월 8일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서 미국의 궁극적인 목적은 정권붕괴이므로 절대로 핵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법령(제1항)에서 핵무력을 국가방위의 기본역량으로 명시하면서 미국의 위협으로부터 체제를 보위하기 위한 자위권으로 주장한 것은 최근 한미동맹의 공고화에 대한 북한의 위기의식을 반영한 결과물이다.

-이번에 공개된 핵무력 법제화 내용에 대해, 그 배경은 상황은 어떠한가.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후 한미동맹이 비핵화 추진 의지를 공조하면서 핵미사일 고도화를 상쇄하기 위해 맞춤형억제의 실행력을 제고하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으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지난 5월 한미정상회담에서 북한 핵에 대해 핵대응 원칙을 분명히 한 바 있고, 한미가 공동으로 참수작전을 시행하는 훈련과 연합연습을 재개하면서 북한에 대한 원칙적인 대응을 하고 있다. 북한이 이 시기에 핵무력정책법을 공개한 배경에는 러시아의 핵전략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국가존립이 위협을 받을 경우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으며, 핵을 사용할 수 있는 조건으로 탄도미사일 공격을 받았을 때, 적국이 핵무기를 사용했을 때, 핵무기 시설이 공격당했을 때, 국가존망을 위협받는 경우를 제시했다.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가능한 조건과 북한의 핵무력정책법에 포함된 핵무기의 사용조건과 유사하다. 또한 미국의 핵전략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정부는 핵무기의 단일목적 정책을 폐기하고 극단적 상황에서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기존정책을 유지하면서, 전략핵무기의 빈공간을 상쇄할 수 있는 전술핵무기 전력화를 계속하고 있다.

-그러면 왜 하필 이 시기에 핵무력 법제화 내용을 공개했다고 보는가.
▲북한은 러시아의 핵사용 원칙을 참고하면서 미국이 공개한 극단적 상황이라는 전략적 모호성으로부터 김정은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법령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군사적 관점에서 보면 법령에 명시된 자동 핵타격(제3항)과 경상적인 동원태세(제7항)에 주목해야 한다. 자동 핵타격은 핵무기 사용권한이 김정은 중심의 중앙집권적 지휘체계에서 핵운용부대 지휘관에게 위임이 되어야 가능하다. 또한 경상적인 동원태세는 상시 핵태세를 유지할 수 있는 지휘통제체계와 높은 수준의 훈련이 요구된다. 북한은 이미 당중앙군사위원회에서 핵무력을 고도의 격동상태에서 운용하기 위한 새로운 방침을 하달하고, 임무와 표적에 따라 타격수단의 주도성을 강조한 바가 있어 핵전력 지휘체계가 상당부분 위임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2021년 1월 8차 당대회에서 당규약을 개정하여 핵전력지휘기구의 구성원이 될 가능성이 높은 당정치국상무위원회와 당중앙군사위원회의 회의 요건이나 의사정족수 규정을 사안에 따라 유연하게 구성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처럼 북한은 미국(핵전력)과 한미동맹(재래식전력)에 대한 이중열세를 상쇄하기 위하여 극단적으로 핵사용 문턱을 낮게 설정하고 억제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공세적 법령을 대외적으로 공개한 것이다. 즉 핵무기를 실전전력으로 활용하는 북한식 확전·비확전 전략을 도모하는 강압전략을 구상한 것인데 이미 강압전략을 실행할 수 있는 전략핵과 전술핵을 겸비하고 있으므로 우발적 핵사용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전력 상황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는가.
▲북한의 핵미사일 실전전력화(war-fighting capability) 진단에 대해서는, 북한은 북미 비핵화협상 결렬 이후 기존의 ICBM급 미사일 능력 확보가 핵 무력의 완성이라는 입장에서 벗어나 2차 타격능력의 확보 또는 미국 본토와 한반도를 방어하는 미사일방어체계를 돌파할 수 있는 새로운 주체무기 개발을 검토하면서 기존의 대병력 위주 전략에서 핵미사일 기반의 신방위전략으로 전환을 도모한 것으로 보인다. 이례적으로 북한은 2019년 12월 당중앙위원회 제7기 5차 전원회의를 개최하여 김정은이 선택했던 경제건설집중노선을 폐기하고 정면돌파전을 채택했다. 정면돌파전은 기존의 핵경제병진정책으로 회귀한 것으로 새로운 전략무기 개발계획도 포함했다. 정면돌파전을 내세운 배경은 향후 북미 비핵화 협상이 비관적이며 제재가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판단하여 핵억제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면서 대내적으로 결속을 도모했다.

-북한은 계속 핵무력을 고도화해왔는데, 지금 이 시점에서는 어떤 의도라고 볼 수 있는가.
▲북한의 2019년 미사일 발사 양상을 보면 북미간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핵미사일 모라토리움 범위에서 한미동맹의 대공능력을 무력화하는 신형단거리미사일과 제2격에 필요한 SLBM 전력화에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신방위전략에 맞도록 신형무기체계를 운용할 수 있는 지휘체계와 부대를 개편했다. 2019년 12월 당 중앙군사위원회에서 전략군과 포병부대를 신형무기체계에 맞게 재편성하는 결정을 했다. 특히, 2020년 5월 당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서 ‘전략무력을 고도의 격동상태에서 운용하기 위한 새로운 방침을 결정’하면서, 이병철을 당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박정천을 총참모장에 임명하여 차수로 진급시켰다. 핵미사일 전문가와 포병전문가를 중용한 것은 필요시 전략무기를 신속하게 운용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북한은 2021년 제8차 당대회에서 전술핵 강화 방침과 선제타격을 언급하면서 핵을 실전전력으로 활용하는 핵전략을 공식화했다. 특히, 전략핵무기 개발 성과와 2025년까지 전력화할 전략무기를 공개하면서 전략핵과 전술핵을 겸비하는 로드맵을 제시한 것은 전술핵 사용 임계점(threshold)을 낮게 설정하여 한미연합군이 가진 재래식 군사행동의 주도권과 그 동인을 제거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북한의 이런 행태는 어떤 전략이라고 볼 수 있는가.
▲오스굿(Robert E. Osgood)에 따르면, 강압(coercion)은 상대방에게 무엇을 하도록 강요하는 군사전략으로 자신이 원하는 바를 상대방의 의지에 영향을 미치도록 교묘하게 힘을 행사하는 것으로 설명한다. 김정은은 4월 25일 열린 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 열병식에서 김일성의 항일무장투쟁이 북한군의 역사적 맥락임을 강조하면서 혁명적 무장력의 전통, 정치사상적 강군화, 핵무력 강화 속도전, 선제 핵사용 선언을 공식화했다. 특히, 근본이익이 침해받는다면 2번째 사명에 따라 선제 핵사용 가능성을 선언한 점은 핵 사용 임계점을 낮은 수준으로 설정하여 한국을 강압하고 미국을 통제하려는 핵전략을 공개한 것이다. 핵무력의 기본사명이 억제에 있지만 근본이익에 따라 강압의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는 수령의 교시를 하달한 것이다. 국가이익은 생존이익, 핵심이익, 중요이익, 부차적이익으로 구분하며 핵심이익과 중요이익의 경계선에서 군사력 사용 여부가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김정은이 언급한 근본이익은 핵심이익 수준의 이익으로 볼 수 있으나 북한이 처한 안보환경과 전략문화에 따라 가변적일 수 있으므로 북한은 근본이익의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면서 대외정책 또는 군사적 조치의 명분으로 유연하게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핵무력 법제화 최신화 상황 하에서 우리가 처한 상태는 어떠하고, 앞으로의 대응 방안은 무엇인가.
▲북한이 핵미사일 능력이 지속적으로 고도화되고 있으나, 이를 동결할 수 있는 비핵화 입구는 보이지 않고 있다. 따라서 북한의 현 핵미사일 능력을 동격하기 위해 핵미사일의 생존성을 감소하는 군사적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 북한이 선택할 수 있는 최적의 생존성 방안은 이동식미사일을 활용한 은폐이다. 핵시설의 견고화나 핵무기의 보유량 증가는 경제상황을 고려하면 여의치 않아 보인다. 따라서 냉전시대 미국이 소련이 보유한 전략핵무기의 생존성을 감소하기 위해 조치하였던 사례를 교훈으로 삼아 한미동맹의 통합적인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북한이 전략핵을 지속 개발하여 보복억제력이 배가된다면 맞춤형억제의 신뢰성은 낮아질 수 있다. 따라서 신뢰성을 제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맞춤형 억제의 신뢰성은 능력과 의지의 결합물이다. 미국이 보유한 전략핵은 세계 최고수준이며, 그동안 취약점으로 지적되었던 저위력핵무기도 전력화가 진행중이다. 또한 한미동맹의 재래식전력도 북한을 압도하는 수준이다.

-위와 같은 상황에서, 한미동맹의 존재 그 외에 요구되는 요소는 무엇인가.
▲핵심은 이(북한의 핵 포기)를 실행하겠다는 의지이며, 북한이 이를 믿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의지를 공고하게 만드는 방안은 한미동맹간 제도적으로 정착된 한미연합연습, 확장억제협의체, SCM과 MCM 등 다양한 분야의 실질협력과 공동의 목소리를 내는 동맹의 의지이다. 북한 핵무력정책법은 하드웨어인 핵미사일 고도화를 작동하기 위하여 소프트웨어인 핵교리와 태세를 최신버전으로 패치한 것이다. 그러므로 이를 상쇄할 수 있도록 확장억제의 유연성과 대응 가능성을 확장하면서, 한미연합군도 핵 및 재래식전에 대비할 수 있는 연합작전태세를 보장하는 등 한미동맹의 버전업이 필요해 보인다.

한편, 이번 북한 핵정책 세미나에는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과 신원식 의원을 비롯해 한선재단의 박휘락 북핵대응연구회장과 조영기 선진통일연구회장, 국가정보원(국정원) 대북정책관·분석관이었던 곽길섭 現 국민대학교 교수가 함께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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