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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sun Brief [보수의 문제는 자기 정당성에 대한 확신 결여] 통권131호
 
2020-04-06 16:35:41
첨부 : 200406_brief.pdf  
Hansun Brief 통권131호  


김광동 나라정책연구원장

보수가 자기가치 확산에 실패한 것은 자기가 가는 길에 대한 정당성이 결여되었기 때문이다. 좌파로부터 공격받지 않으려는 비겁함에 있다. 점잔빼고 먼지 떨어내며 적어도 나는 공격받고 있는 그런 보수는 아니라고 보이고 싶어 하는 자가당착적 허위의식에 빠져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론 좌파가 만들어놓은 멍에를 스스로 짊어지고 있는 격이다.

 

보수는 생산하고 건설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를 경험적으로 체득하고 있다. 시장에 나온 물건을 비판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쉬운 일이다. 그러나 시장에서 남의 선택을 받는 그 무언가를 만들어낸다는 것은 매우 어렵고 힘든 일이다. 손에는 상처투성이고 몸에는 흠집도 있다. 역사를 만든다는 것도 당연히 그런 것이다.

 

그럼에도 그런 과정을 공동체 구성원들에게 이해시키는 데는 실패해왔다. 수영을 배우려면 당연히 물먹을 수도 있고, 물먹는 실수도 없이 수영 잘하기를 기대해서도 안 된다. 또 자전거를 배우려면 당연히 넘어져 무릎에 상처가 날수도 있다. 당연한 것이다. 그런 시행착오와 실수가 있었다는 것을 결코 부끄럽게 생각해야할 이유가 없다. 수영도 잘 못하고, 자전거도 잘 못타는 것이 부끄러운 것이지 물먹고, 넘어지고 상처 난 것을 부끄러워해야 할 것은 아니다.

 

1. 부끄럽게 여기는 허위의식을 탈피해야한다.

 

일하지 않으면 상처도, 실수도 없다. 그런데도 생산과 건설 능력을 결여한 세력은 한국의 성공역사와 한국기업의 세계적 진출을 계승하기는커녕 늘 비판의 대상으로 삼는다. 비판만하니까 그들이 더 깨끗해 보이고 도덕적인 것 같은 착각을 불러오기도 한다. 더 나은 성공을 만들지도, 만들어낸 예도 없으면서도 오히려 쌓아올린 것조차 파괴하는 방향으로 가기도 한다. 비판세력에게는 그것이 생존의 논리이자 처신이다.

그런데 문제의 본질은 자유보수조차도 그런 논리에 가담한다는 사실에 있다. 물먹은 것, 넘어진 것, 상처 난 것을 불가피하고 떳떳한 것으로 보기는커녕 부끄러워하며 함께 손가락질하며 좌파행태를 흉내 낸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쌓아올린 대한민국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더 발전시키려는 가치를 소중히 하지 않는데서 비롯된 것이다. 공격에 함께 가담하면서, 자신은 남달리 잘 보이고 싶어하는 허위의식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봉건체제를 극복하며 민주공화제를 만들어 발전시켰다. 한국만큼 봉건체제를 완벽하게 극복한 나라를 찾을 방법은 없다. 비슷한 여건의 대부분 다른 나라는 감히 따라오지 못했다. 더구나 우리는 공산주의를 막아내며 다른 나라들이 겪지 않았던 열전까지 겪으며 극복했다. 대부분 주변국들은 그 처절한 실패의 길을 갔다. 우리는 세계11위 경제규모, 8위 무역국가, 5위의 제조업국가라는 세계사적 발전모델을 만들었다. 개발도상국과 사회주의 길을 갔던 나라들이 모델로 삼는 자유와 번영의 나라를 만들었다. 모두가 땀과 도전으로 일궈낸 것에 자부심을 갖고 당당해야 하고, 부끄러움을 벗어던져야 한다. 부끄러워하라고 만든 온갖 구조물들을 털어내야 한다. 좌파들 논리에 따라 함께 비난 동조하며 민주, 진보, 정의, 평화인 척하려는 그 위선과 허위의식을 깨야한다.

 

2. 보수는 일하는 사람을 존중하고 그 삶을 소중히 해야 한다.

 

보수는 새벽에 힘들게 출근하고, 저녁까지 일하는 분들의 노력을 소중히 지켜야 한다. 남달리 힘든 고생을 마다하며 노력하는 사람이 존중받지 못한다면, 다들 일하지 않고, 남에게 손 벌리며 사는 사회가 된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다. 손바닥 만한 6평 음식점과 슈퍼마켓을 운영하고, 공장에서 부품을 조립하고, 또 칼국수집을 운영하는 분들이 나라를 지켜가는 힘이고 기반인 것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런데도 그런 삶을 존중하고 지켜내려는 투쟁은 꺼려한다. 새벽에 출근하는 사람이 새벽까지 술 먹는 사람을 위해 세금내고 일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당당히 말해야 한다. 청년수당, 실업수당을 늘리겠다고 말하기 전에 베이커리와 스시집에 앞치마 두르고 일하는 청년들에게 혜택이 더 돌아가게 하겠다고 말해야 한다. 어려운 사람은 돕지만, 게으른 사람에게는 국물도 없다고 말해야 한다. 기업에 손가락질하기 전에 투자하고 고용하며 투자금을 날리는 위험을 무릅쓰는 기업이 곧 사회복지라고 말해야한다.

우리의 성공이란 사업하는 사람, 세금 내는 사람들이 쌓아올린 남다른 노력의 결과물이다. 그런데도 남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만들어 제공하는 사람이 존중받고 성공하는 사회를 지켜내기는커녕 습관적으로 좌파의 비아냥과 손가락질을 따라하는데 익숙해있다. 보수는 일하고 장사해서 세금내고, 기술개발과 시장개척과 같은 도전을 응원하고, 지원해야 한다. 어려운 사람과 게으른 사람을 구분하고, 어려운 사람에게 지원을 집중해야 한다. 새벽까지 술먹으며 복지 타령하는 사람대신 굳굳히 일하는 사람을 지켜줘야 한다.

 

3. 보수는 민족주의자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보수는 자유주의자이면서도 민족주의자가 될 수밖에 없다. 민족 번영과 국가위상을 빛내고 제고시키는 것을 커다란 과제이자 자부심으로 삼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번영이 좌초되는 것을 결코 방관할 수도 없다. 세계적 기업경쟁력과 산업경쟁력을 키워내고, 사회간접자본과 생활기반시설을 갖춘 아름답고 번영된 나라의 구현을 소명으로 생각하고, 위대한 역사를 만들었다는 성취감과 자부심을 소중히 하기 때문이다.

나아가 보수는 북한에 사는 25백만 우리 민족에게도 자유와 번영을 누릴 수 있게 만드는 민족적 과제에 책임을 다해야 한다. 북한에는 지난 70여년간 계속된 가혹한 전체주의 압제로 자유와 민주는 유린되었고 문명은 파괴되어 왔다. 빈곤에 신음하며 기본 인권조차 짓밟힌 삶이 계속되고 있다. 80년 전 일제가 만든 수준보다도 훨씬 못 미친다. 김일성부터 이어진 3대 세습 독재체제인 김정은 정권은 우리민족 절반을 노예화하고 있다. 수백만 민족을 살상시킬 핵위협을 계속하고 있다. 우리가 누리는 광복과 해방을 북한의 우리민족은 아직 누리지 못하고 있다.

 

보수는 민족주의자임을 당당하게 말해야 한다. 해방과 광복을 가져다주겠다는 것을 당당히 말해야 한다. 독재의 압제 아래 노예상태와 민족파괴가 자행되는 북한에 대해 우리는 민족이 갈망하는 광복과 해방의 길을 회피하고 호도하려는 세력의 허구성을 공격해야 한다. 민족파멸의 수단이 될 핵폐기와 함께 북한에도 광복과 자유번영의 삶을 누릴 기회를 만들어내야 할 소명과 투쟁을 잊어서는 안된다. 1945년 이전에는 일본 군국주의와 싸웠듯, 이제는 당연히 김정은 전체주의 독재와 싸워 민족과 동아시아 전체를 자유민주적 번영체제로 전환시켜 가야 한다.

 

4. 보수는 국제주의자이고, ‘선택의 자유가 지켜지는 사회를 지향한다.

 

대한민국의 번영체제는 자유와 개방, 보편가치의 확립과 다양성의 보장이라는 사회기반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앞으로도 변함이 있을 수 없다. 보편적 가치를 함께하는 나라들과 국제적 협력과 연대를 강화하지 않고서는 한 걸음도 나아가기 힘들다. 국제적 연대의 힘을 합쳐나갈 때만이 우리의 안전과 번영을 강화되고 세계도 바뀌게 된다.

지난 역사를 보더라도 대한민국 성공과 번영은 보편가치를 함께하는 동맹과 국제적 연대의 결과이다. 첫째, 일본 식민지배를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이나 둘째, 6.25 침략전쟁에서 공산주의를 막아낸 것은 물론 셋째, 번영된 대한민국을 만들어낼 수 있었던 것, 또 마지막으로 중국의 공산전체주의 패권에 맞서고 그런 패권에 휩쓸려 들어가지 않을 수 있었던 것도 모두 보편가치를 함께하는 나라와 공동으로 맞서며 힘을 합쳤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특히 우리는 지정학적으로 북한-중국-러시아 등 언론과 종교자유도 없고 민주주의가 없는 폐쇄 독재체제들과 직면해있다. 민주주의와 자유, 번영을 함께 해온 미국과의 동맹은 물론, 대한민국의 미래를 함께 할 수 있는 나라와 협력 체제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 선택이 아니라 필수 불가결한 과제이다. 그런 면에서 보수는 당연히 인류 보편가치를 함께하는 국가의 세력들과 함께하는 국제주의자이다. 우리는 무역과 제조업 및 산업기술에서도 그렇지만 각종 분야에서 글로벌 컨텐츠 공급국가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국제사회를 더 개방되고 안정적인 자유 질서로 만드는 역할을 선도적으로 주도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보수의 과제는 선택의 자유가 철저히 보장되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어야 한다. 상품, 서비스, 정책, 종교, 정당, 지도자선택은 물론 영화, 뮤직, 직업 등 선택의 자유가 무한히 열려있는 사회를 지향해야 한다. 선택의 자유가 보장된 곳에서 바로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더 보상받고, 더 큰 위험을 무릅쓰고 도전하는 사람이 나오기 마련이다. 혁신과 창조를 만들어낸 그들에게 더 큰 몫이 돌아가게 해야 한다. 업적과 결과에 따른 보상 원리가 지켜지는 것이 보수가 지향하는 공정이고 정의인 것이다.

 

보수는 우선 스스로 부끄럽게 여기는 멍에를 벗어 던지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좌파와 맞서기는커녕 나는 그 공격의 대상이 되지 않겠다는 비겁함과 허위의식부터 내려놓아야 한다. 너무도 당연했던 시행착오와 상처, 실수에 떳떳해야 하고 더 나은 내일을 만드는 발판으로 삼으면 된다. 스스로 쌓아올린 것에 자부심을 갖고 비아냥거림과 손가락질에 당당히 대들어야 한다. 그럴 때 비로소 다시 책임 있는 역사를 만드는 주역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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