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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커촹반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
 
2019-08-01 09:50:20

◆ 한반도선진화재단의 후원회원이신 조평규 전 중국연달그룹 수석부회장의 아주경제 칼럼입니다.


하이테크 기업 육성 지원책…창업·혁신 장려
반도체 등 하이테크 방면 '인재고갈' 우리나라와 '대비'


지난 7월 22일 9시30분 황푸강변의 상하이증권거래소 5층 딜링룸에서 징이 울리면서 커촹반(科創板, 영문명, STAR·Science and technology innovation board)이 정식으로 개장했다.

커촹반은 지난해 2018년 11월 5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국제수입박람회 개막식 연설에서 새로운 독립적인 상장 모델인 상장 등록제를 실시할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개설이 예상돼 왔다.

커촹반의 가장 큰 특징은 종래의 상장 심사에 3년이상 걸리던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새로운 상장제도는 IPO 줄 서기와 상장 심사가 막히는 '옌써후(堰塞湖)' 현상을 해결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자격을 갖춘 기업이 서류를 제대로 구비해 제출하면 6개월 이내에 상장할 수 있다. 기업의 매출액보다 보유한 기술과 경쟁력, 그리고 연구개발(R&D) 역량이 우수하면 어렵지 않게 상장이 가능하다.

잉융(應勇) 상하이 시장은 축사에서 “커촹반 개장은 자본시장 발전의 기념비적인 사건” 이라며 ”과학기술 혁신분야의 역사적 돌파, 금융개혁 개방의 새장을 열었다“ 라고 말했다. 왕칭(王慶)  중양투자(重?投?) 총재도 "국제 자본시장 성숙관행과 일치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해외 유수 기업의 상장) 을 유치할 가능성이 높아, 국내 자본시장을 넓힐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마훙(馬宏) 옌타이 루이창기술주식유한공사(烟台睿創微納技?股?有限公司) 회장은 “커창판은 과학기술 혁신과 자본 간 교량을 구축해 혁신형 기업에 중대한 전략적 기회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우샤오추(吳曉求) 중국 인민대 부총장은 “커창판의 본질은 자본시장으로의 회귀”라고 강조했다. 

커촹반 개장은 중국 자본시장 개설의 29년 역사에서 획기적인 사건이다. 자본시장 개혁의 심화를 이끄는 등록제를 시범 실시함으로써, 과학기술과 자본시장의 결합을 실험하기 시작한 것이다. 커촹반은 혁신적 과학기술 기업과 자본 간의 가교 역할을 통한 시너지 효과로, 시진핑 주석의 ‘중국몽(中??)’ 과 ‘과기몽(科技?)’을 실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커촹반은 차세대 정보기술, 첨단장비, 신소재, 신에너지, 에너지 절약, 친환경, 바이오 의약 등 첨단 기술산업과 전략산업을 중점 지원할 전망이다. 

중국 정부가 커촹반을 개설하는 목적은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이 홍콩이나 미국 등 해외로 이탈하는 것을 막는 한편, 성장 가능성이 높은 하이테크 기업에 대한 직접투자를 통해 자금조달 채널을 다양화하고, 중국자본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한 것이다. 현재 중국내에서 증시 상장은 시간이 많이 걸리고 심사가 매우 까다롭다. 중국 인터넷기업의 대명사인 ’BAT’ 라 불리는 바이두(미국 나스닥), 알리바바(미국 뉴욕), 텐센트(홍콩)가 모두 해외에 상장한 이유다.

이번에 1차로 카촹반에 상장된 기업은 25개로 첨단산업군에 집중돼 있다. 지능제조장비산업 2개 업체, 전자핵심산업 10개 업체, 신재료산업 5개 업체, 바이오 의료산업 2개 업체, 차세대 정보산업 2개 업체, 인공지능 1개 업체, 궤도교통장비 2개 업체, 위성 및 응용산업 1개 업체 등이다. 지역적으로는 베이징 5개, 상하이 5개, 장쑤성 5개, 저장성 3개, 산시성 2개, 기타 지역 3개 업체가 선정됐다. 올 하반기에는 160여개 기업이 추가 상장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커창판에 상장한 기업들에 투자한 벤처캐피탈·사모펀드 배후엔 중앙 국유기업, 지방국유자산 투자기업, 국유창투사, 산업기금, 모태펀드, 보험자본, 증권사, 상장사 등이 투자하고 있다. 상장 첫날 25개사의 평균 상승율은 139.55% 였다. 그리고 16개 회사의 주가가 두 배로 올라 485억1000만 위안이 거래됐고, 25개 회사의 평균 환매율은 77.8%에 달했다. 시장 거래 활성화는 기관과 개인 투자자들의 커창판에 대한 자신감을 반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커촹판이 '중국판 나스닥'이 될 수 있을까? 중국 자본시장에 어떤 선의의 변화를 가져올 것인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가 왜 중국의 커촹판에 주목해야 하는가? 기업의 주식가치를 평가하는 지표가 주가수익비율(PER)이다. 우리의 코스닥이 PER 20배라면, 미국 나스닥의 경우는 PER가 40배 수준이지만, 커촹반의 PER는 120배 이상에 달한다. 커촹반 상장으로 수십명이 천억원대, 심지어 몇몇은 조(兆)단위 부자가 탄생했다.


이것이 중국의 젊은이들이 창업에 뛰어들고 열광케 하는 이유다. 우리가 주 52시간 근무규정을 지키기 위해 전기와 컴퓨터를 끌 때, 베이징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중관촌이나 선전의 창업빌딩의 스타트업에는 불이 꺼지지 않는다. 마땅히 우리가 느끼는 바가 있어야 할 일이다.

우리 정부의 강력한 통제 하에서 경제가 허우적거리는 사이, 경쟁자 중국은 앞서가기 시작했다. 미·중 무역전쟁이 시작되고 나서 중국은 선진국으로부터 기술의 도입이 어렵게 되자, 위기를 기회로 삼아 자력 갱생의 의지로 첨단기술 분야에 전방위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중국의 첨단산업 육성을 위한 과감한 정책을 우리도 벤치마킹 할 필요가 있다.

현대의 기업경영은 지구 건너편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실시간 알지 못하면, 제대로 된 의사결정을 하기 어려운 시대다. 특히, 중국 시장은 한국 경제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우리의 경쟁자, 즉, 중국은 엄청난 자본력과 정부의 강력한 추진력을 발판으로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박영준 서울대 명예교수(지능형반도체포럼 의장)는 일본과의 반도체 관련 갈등이 불거지자 한국 반도체산업의 위기라고 하지만, 가장 큰 어려움은 ‘인재 고갈’이라고 말한다. 박 교수는 “언제부턴가 반도체는 기업만 담당하는 분야로 여겨져, 정부의 연구비 지원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토로한다. 이어 “대학의 젊은 인재들이 반도체 연구를 기피하고, 중국이 한국의 개발인력을 블랙홀처럼 흡수해가고 있다”라고 지적한다. 요즘 같은 추세라면 우리의 미래는 없다. 이것이 우리가 중국을 경계하고 배워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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