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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제자 나영숙
 
2017-02-16 14:46:25

                                   

                                      조   사                                                        

나영숙 위원

서울대학교 제자

 

 

박세일 교수님 가시는 길에 부칩니다.

 

교수님, 지난 봄에 모처럼 통화를 하였을 때, 세상을 이끌어갈 참다운 지도자의 부재를 개탄하시면서 지도자의 길에 대해 같이 공부하고 준비하기를 독려하셨던 것이, 교수님의 다정한 음성을 듣는 마지막이었네요. 이미 편찮으신 뒤였으니, 더 늦기 전에 후학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바른 정신을 전해 주시려고 애를 쓰셨던 순간이었겠구나 하고 이제야 그 마음이 헤아려집니다. 그것도 모르고 저는 먹고 살기에 바쁘다는 핑계로 교수님 말씀을 적당히 피해가려고 했었습니다. 교수님 부디 이 무심한 제자를 용서해 주십시오.

 

교수님과의 인연은 제가 법과대학 학부 2학년 때 미시경제학 강의를 들으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이제 막 전공과정이 시작될 때였습니다. 그런데, 세상을 이끌어가는 규범으로서의 법을 공부하고 싶다는 기대로 공부를 시작했으나, 현실의 법학공부는 축조해석 위주였고 수동적이고 건조하게만 느껴져서 저는 도무지 정을 붙이기도 비전을 찾기도 어려웠습니다. 그러다가 듣게 된 교수님의 강의에서 서광이 비쳤습니다. 교수님은 법대 제자들에게 법학을 해석법학에 한정 짓지 말고 정책법학으로 시야를 넓히도록 권면해 주시고 길을 보여주셨습니다. 사회문제를 보는 시각도 법학에 한정된 단선적 시각이 아니라 다른 사회과학과의 학제적 시각으로 보아야 문제의 실체를 제대로 파악하고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다고 가르침을 주셨습니다.


교수님의 그러한 가르침에는 엄청난 흡입력과 설득력이 있었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많은 법대 학생들이 교수님의 영향으로 법학 내에서 새로운 비전을 발견하고 그에 따라, 혹은 지적 탐구의 길로, 혹은 실천의 장으로 나아갔습니다. 평범한 법조인으로서의 삶을 살고 있을지라도 교수님께 받은 지적인 영향력은 현재도 각자의 영역에서 활동할 때 끊임없이 되살아나고 있습니다.


교수님께서 그렇게 후학들에게 영향력을 미치실 수 있었던 것은, 단지 가르치신 학문적 내용이 매우 새롭고 합리적이었기 때문만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학문은 반드시 실천과 함께 가야 간다고 생각하시고 현실문제를 진정으로 고민하시고 계셨기 때문에, 교수님의 가르침에는 항상 생명력이 있었습니다. 저희는 지적으로 한참 부족한 어린 학생들이었지만, 사욕이 없이 진정으로 이 사회와 역사의 발전에 대해 열정을 가지신 분임을 본능적으로 알고 그 가르침에 따랐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학문적 식견이 높으시면서도 교수님은 또한 제자들에게 매우 따뜻하시고 다정다감하셨습니다. 권위의식이라고는 전혀 없이 항상 친구같이 대화해 주시고 존중해 주셨습니다. 저는 늦은 나이에 미국 유학 길에 올랐고 논문 통과 직전까지도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았는데, 그 때 가족에게는 오히려 말하지 못했던 사정들을 다 들어 주시고, 헤쳐 나갈 수 있도록 도와 주셨습니다. 논문 통과가 확정 되자마자 미국에서 전화로 알려 드렸는데, “수고했다고 짧게 한 마디 하셨습니다. 순간 저는 가슴이 철렁하였습니다. 항상 화통하고 자신감 있으시던 교수님의 음성이 아니었습니다. 깊은 안도의 한숨이 묻어 있었습니다. 교수님께서 내색은 전혀 안 하셨지만 어버이의 심정으로 걱정하고 계셨던 것을 그제야 알았습니다.


뒤돌아보니 교수님은 스승으로서 한없이 베풀어주시기만 하셨고, 저는 그 은혜를 조금도 되돌려 드리지 못하였네요. 스승님께 진 그 큰 사랑의 빚은, 대신 후배들에게 베풀어서 갚고자 합니다. 이것이 또한 교수님께서 지도자의 길이라는 글에서 말씀하신 바 있는 후사의 길이 아닐까 합니다.


훌륭한 지도자는 자신의 시대가 끝나고 올 다음 시대를 배려하고 준비하여야 한다. 그것이 후사이다. 그것이 역사의식이다.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의 한계를 알아야 하고 다음 세대가 해야 할 일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다음 세대가 성공하기 위하여 지금 준비하고 도와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하여야 한다. 차세대의 인재를 키우는 것, 차세대의 정책개발을 돕는 것 등이 모두 후사이다. 그리고 자신이 이룩한 성과를 국민들과 역사에 회향하여야 한다. 이 시대 자신이 이룬 공을 함께 노력한 공직자, 국민 그리고 오늘이 있게끔 만든 과거의 역사의 주역들에게 돌려야 한다. 그리고 본인은 빈손으로 빈 마음으로 역사의 뒤안길로 물러서야 한다. 아니 표표히 떠나야 한다. 이것이 대인의 풍모이다. 큰 지도자의 풍모이다.”


그 대인의 길을 교수님께서 먼저 삶으로 보이셨고, 저희들이 그 뒤를 따르겠습니다. 교수님, 평안히 가십시오.

 

2017. 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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